서지혜 "'사랑의 불시착'→'저같드', 뿌듯함이 더 커요"[인터뷰]
입력 2020. 07.28. 13:05:13
[더셀럽 박수정 기자] "시원섭섭하다기보다는 뿌듯함이 더 커요. 이렇게 두 작품을 연달아 할 수 있었던 것 자체가 행운이죠. 두려움을 잘 헤쳐나갔다고 스스로 생각해요. 굉장히 만족스러운 작업이었어요. 즐겁고 정말 재밌었어요. 좋은 작업이었기 때문에 저한테도 후한 점수를 주고 싶더라고요. 그래서 더 홀가분한 기분이 들지 않았나 싶어요. 다음엔 더 잘 할 수 있지 않을까요?(웃음)"

배우 서지혜가 MBC 수목드라마 '저녁 같이 드실래요' 우도희 역을 떠나보내며 한 말이다. 올해 2월 종영한 tvN '사랑의 불시착'에 이어 7월 막을 내린 '저녁 같이 드실래요'까지 완주한 서지혜는 홀가분한 마음이 더 크다고 힘주어 말했다.

서지혜는 tvN 드라마의 새 역사를 쓴 '사랑의 불시착'에 이어 휴식 없이 곧바로 '저녁 같이 드실래요' 촬영에 돌입했다. 전작 '사랑의 불시착'이 시청률, 화제성 모두 흥행에 성공한 작품이었던만큼 차기작에 대한 부담감이 있었을 터. 극을 이끌어야 하는 역할이었기 때문에 책임감 또한 컸다.

"굉장히 부담감을 갖고 있었다. 전작 '사랑의 불시착'이 잘 돼서 부담감이 있었다기보다는 어떻게 해야 지금까지 보여준 이미지가 아닌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까에 대한 부담이었다. 다른 모습을 보여드려야겠다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많이 고민했고 그런 고민들 때문에 불안해하기도 했다. 감독님, 주변 배우들에게도 의견을 나누면서 캐릭터를 완성해나갔다"

확실히 '저녁 같이 드실래요'에서 서지혜가 연기한 우도희는 '사랑의 불시착'의 도도하고 시크한 서단 역과는 상반된 캐릭터였다. 우도희는 병맛 콘텐츠를 제작하는 PD로, 당차고 엉뚱하고 발랄한 성격의 소유자. 전작과도 달랐고 서지혜가 그간 연기했던 도시적인 캐릭터와도 다른 이미지였다.

"'사랑의 불시착' 이후 바로 '저녁 같이 드실래요'를 촬영하다 보니까 가끔은 서단의 말투가 튀어나오기도 했다(웃음). 기존의 이미지와 다르다 보니 정말 고민이 많았다. 완전히 새로운 캐릭터를 하려니까 정말 곤욕이더라. 처음에는 걱정이 많았다"

우려와 달리 러블리하고 때로는 병맛(?)스러운 우도희는 서지혜의 '인생 캐릭터'가 됐다. 지인들도 서지혜와 가장 닮은 캐릭터로 '우도희'를 꼽을 정도. 여태까지 연기한 어떤 캐릭터보다 싱크로율이 높단다.

"(우)도희와 실제 저와 정말 비슷하다. 제 친구들도 '너랑 비슷한 캐릭터를 드디어 맡았구나'라고 말하더라. 편안하게 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캐릭터였다. 지인들 중에서 어떤 분은 저의 '똘끼'를 볼 수 있어서 즐거웠다는 얘기도 하더라(웃음). 시청자 분들은 '인생 캐릭터'라는 말도 해주시더라. 그 한마디는 늘 저에게 용기를 준다. 고민하고 불안했던 감정들이 헛되지 않게 하는 응원이다. 다음 작품을 할 수 있게 만드는 힘의 원천이기도 하다"



'저녁 메이트'에서 연인으로 발전하게 되는 김해경(송승헌)-우도희 커플의 케미스트리도 합격점을 받았다. 송승헌과의 호흡에 대해 서지혜는 "현장 분위기가 정말 좋았다. 송승헌 오빠는 만나기 전에 점잖을 것 같은 이미지였는 데 아니더라. 의외로 장난기도 많으시고. 낯을 가려서 친해지는 데 오래 걸리는 편인데 워낙 잘 받아주시다 보니 굉장히 빨리 친해졌다"며 화기애애한 촬영장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송승헌 오빠 뿐만 아니라 다른 배우들과의 합도 좋았다. 배운 점도 정말 많았고. 우리끼리 애드리브 대결을 하기도 했다(웃음). 다들 정말 잘 받아줬다. 서로 놓치는 게 없는지 캐치해주기도 하고. 아이디어도 많이 내고 정말 재밌게 촬영했다"며 '저녁 같이 드실래요'에서 함께 호흡했던 배우들을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저녁 같이 드실래요'는 김해경과 우도희의 결혼을 암시하며 꽉 찬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렸다. 전작에서 주로 '짝사랑'하는 역할을 맡았던 터라 서지혜는 이번 작품에서 그간의 한을 풀었다며 호탕하게 웃었다.

"너무 행복했다. 우도희가 인기가 많더라. 그동안 매번 누군가를 바라만 보는 역할을 했었다. 이런 역할을 맡으면 어떤 감정일까 궁금했다. 이번 작품에서 저를 두고 두 남자가 싸우더라. 저는 즐겼다. 너무 좋았다. '더 싸워라'라고 했다. '이런 기분이구나' 싶더라. 그동안 못 누렸던 기분을 느꼈다. 대리 만족했다(웃음)"

달달한 로코물을 마친 후 '연애' 혹은 '결혼'에 대한 생각도 변했을까. 서지혜는 앞선 인터뷰에서 여러 차례 밝혔던 것과 달라지진 않았다고 했다.

"30대 초반에는 결혼에 대해 생각이 많았다. 그런데 이제는 더 없어졌다. 포기를 했다기보다는 언젠가 자연스럽게 누군가가 내 옆에 있으면 하겠다는 마음이다. '결혼을 꼭 당장 해야 돼' '몇 년 안에 해야지' 그런 생각은 전혀 없다. 마음이 편하다. 지금 너무 행복하다. 결혼을 먼저 한 친구들이 '혼자 있을 때 즐겨'라는 말을 정말 많이 하더라. 지금 이 시기가 아니면 누릴 수 없는 것들이 많지 않냐. 혼자 할 수 있을 때 좀 더 즐기자라는 마인드로 지내고 있다"

이상형, 실제 연애 스타일을 묻는 질문에도 거침없이 답했다. "편한 게 가장 좋은 것 같다. 친구 같이 같은 길을 걸어갈 수 있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 연애스타일은 지금 어떻게 변했을지 잘 모르겠다. 예전에는 그렇게 적극적인 스타일은 아니었다. 지금은 적극적으로 변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마음을 다 표현하지 않았을 때 후회가 오더라. 누군가를 만나게 된다면 온전히 마음을 전하고 싶다"



이 드라마의 핵심 키워드는 '식사 메이트'였다. 단골 대사는 제목 그대로 '저녁 같이 드실래요?'였다. '혼밥' 대신 누군가와 함께 밥을 먹고, 함께하는 시간의 의미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이었다. 누군가와 대면하는 것조차 힘든 시국에 방영된 드라마라 더욱 그 의미가 크게 와 닿았단다.

"'저녁 같이 먹자'는 말은 제가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자주 하는 말이다. 마음을 나눈다는 의미가 크다. 이번 드라마를 통해서 다시 한번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 함께 시간을 보낸다는 것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느꼈다"

'힐링 푸드'를 묻는 질문에는 1초의 고민도 없이 '떡볶이'라고 바로 외쳤다. 서지혜는 "떡볶이 없으면 못 산다. 일주일에 1번은 꼭 먹는다. 떡볶이를 좋아하는 친구랑 있으면 항상 떡볶이 먹으러 간다. 일주일 내내 떡볶이 먹기도 한다(웃음). 떡볶이 맛집 투어를 하기도 하고. 떡볶이만 먹으면 너무 행복해진다"며 웃었다.

서지혜는 어느덧 데뷔 18년 차 배우가 됐다. 수많은 작품을 거쳐오면서 시행착오를 겪은 서지혜는 30대가 되어서야 비로소 '연기의 재미'에 대해 알게 됐다고 털어놨다. 드라마 '펀치' 이후 많은 것이 달라졌다고 했다.

"20대 때는 아무것도 모르고 열정과 패기 하나로 했다. 지금은 마음 가짐이 많이 달라졌다. 욕심도 많이 생겼고, 더 잘하고 싶다는 마음도 커졌다. 연기자 생활을 하면서도 나에게 맞는 일인지 의문이 들기도 하고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다시 시작해보자'라는 마음으로 연기를 하니 정말 달라지더라. 20대 때보다 더 잘하고 싶은 마음 때문에 스트레스가 더 크지만 연기가 훨씬 더 재밌다. 고난과 시련이 있어도 이루어냈을 때 기쁨이 크다. 그런 시간이 있어서 살아있다는 느낌이 든다"

'저녁 같이 드실래요' 이후 차기작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잠깐의 휴식 후 다시 '열일의 아이콘'으로 돌아간다.

"너무 달렸다. 일단은 쉬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이제 차근차근 조금씩 (작품들을) 보려고 하고 있다. 좋은 캐릭터, 작품이 있다면 빠른 시일 내로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매 작품에 임할 때마다 조금 다른 느낌의 캐릭터를 보여드리자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 그게 정말 재밌다. 우도희는 그런 면에서 다른 때보다 제가 만든 부분이 많았던 캐릭터다. 이런 작업들이 재밌다는 걸 또 느꼈다. 도희를 만나고 두려움이 많이 없어졌다. 도전하고 싶은 게 많다. 저에게 숙제가 생겼다. 나를 두근거리게 만드는 과제다"

[더셀럽 박수정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문화창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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