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철비2’ 고증은 완벽했으나 [씨네리뷰]
입력 2020. 07.29. 07:00:00
[더셀럽 전예슬 기자] “한반도가 갈 수 있는 길은 넷 중 하나라고 예상했다. 전쟁, 비핵화, 북 체제 붕괴, 대한민국의 핵 무장.”

전 세계 유일한 분단국가인 남과 북. 양우석 감독이 ‘강철비’ 1, 2편을 통해 내놓은 가상의 네 가지 시뮬레이션은 위와 같다.

양 감독이 현실고증에 상상력을 더해 만든 ‘강철비2: 정상회담’(이하 ‘강철비2’)은 남북미 정상회담 중에 북의 쿠데타로 세 정상이 북의 핵잠수함에 납치된 후 벌어지는 전쟁 직전의 위기 상황을 그린 영화다.

참모도, 통역도 떼어내고 빠져나갈 길 없는 공간에 남북미 세 정상이 함께한다면 어떻게 될까라는 전제 하에 공식 정상회담의 이면에 감춰졌던 ‘진짜 정상회담’을 보여준다.

영화는 중반부터 급변한다. 혈맹인 중국과의 동맹을 이어가는 것만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살 수 있는 유일한 선택이라 믿는 북 호위총국장 박진우(곽도원)는 북미 평화협정에 반대해 쿠데타를 일으키고 남북미 세 정상은 북한의 핵잠수함 ‘백두호’ 함장실에 억류된다.



자칫 무거운 이야기가 될 수 있었던 스토리에 중간 중간, 블랙코미디 요소를 넣어 분위기를 환기시킨다. 셋 중 한 사람은 앉거나 누울 공간도 없고, 환기도 되지 않는 좁은 함장실 안에서 담배 문제로 부딪히는 세 정상은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과정에서 뜻밖의 거래로 웃음을 자아낸다.

또 배고프다고 소리를 질러대며 ‘팍스 아메리카나(Pax Americana)’를 입에 달고 있는 미국 대통령 스무트 역의 앵거스 맥페이든은 풍자 연기로 현재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를 묘하게 연상시키게 한다.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고민하는 대한민국의 대통령 한경재(정우성)의 모습도 여태까지 보여줬던 한국영화의 대통령과 사뭇 다르다. 국가 정상이기 이전에 아내에게는 잔소리를 듣고, 딸에게는 용돈을 뜯기는 ‘평범한 아빠’로서의 인간적인 표정을 처음으로 보여준다.

하지만 영화는 ‘일촉즉발’의 상황과 묵직한 ‘한 방’을 기대했다면 ‘글쎄’다. ‘맹인검객’ 같은 잠수함 내부에서 벌어지는 액션과 잠수함끼리의 어뢰 전투는 역대급을 자랑하지만 ‘휴머니즘’을 강조한 스토리 라인 때문에 전체적으로 잔잔하게 다가온다.

또 중‧후반까지 오기까지 초반 스토리는 남한, 북한, 중국, 일본, 미국이 각각 ‘카게무샤(적을 속이기 위해 대장이나 주요 인물처럼 가장해 놓은 무사)’ 작전을 펼칠 수밖에 없었던 배경을 설명하고 있어 정치‧외교에 무관심하다면 다소 늘어지는 느낌을 받을 수 있겠다.

‘강철비2’는 오늘(29일) 전국 극장가에 개봉됐다. 러닝타임은 132분. 15세 이상 관람가.

[더셀럽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더셀럽 주요뉴스

인기기사

더셀럽 패션

더셀럽 뷰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