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권’ 오지호 “20년째 듣고 있는 ‘잘생겼다’, 제 것 찾아가는 중이죠” [인터뷰]
입력 2020. 08.20. 16:28:08
[더셀럽 전예슬 기자] “‘액션 배우’ 오지호라는 닉네임을 가지고 싶어요”

배우 오지호가 액션 갈증을 해소했다. 절도 있고 유연함을 갖춘 ‘태백권’을 완벽하게 소화한 그다.

오지호는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영화 ‘태백권’(감독 최상훈) 언론배급시사회 후 기자들을 만나 영화와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태백권’은 태백권 전승자가 사라진 사형을 찾기 위해 속세로 내려왔다가 지압원을 차리면서 일어나는 일들을 그린 예측불허 코믹 액션이다.

오지호는 극중 두 얼굴의 사나이 성준 역을 맡았다. 국내 유일의 태백권 전승자를 가리는 결전의 날을 앞두고 20년간 함께 동고동락하며 무술을 연마해온 사형 진수(정의욱)가 사라지자 그를 찾으러 속세로 내려오면서 여러 일을 겪는다.

“대본을 보고 ‘만화 같은 영화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만화 같은데 제가 좋아하는 코믹, 액션이 동시에 들어가 있어 너무 좋아 감독님을 찾아뵀죠. 관건은 ‘액션을 어떻게 찍냐’였어요. 코믹, 액션인데 둘 다 잘 찍어야 상승효과가 있으니까요. 감독님이 준비를 굉장히 많이 해놓으셨더라고요. 외국에서 자료를 수집했고 혈 찌르기 등 동작을 저에게 보여주셨어요. 제가 예전부터 코믹 장르를 좋아하니까 주성치 같은 영화를 해보고 싶었거든요. ‘태백권’은 주성치 같은 영화에 잘 맞지 않았나 싶어요.”

지압사가 된 무림의 고수로 분한 오지호는 허당과 프로의 이중적 면모를 능수능란하게 선보인다. 앞서 언론배급시사회에서 “액션은 내 몸 안에 있는 것 같다”라고 말한 오지호는 이번 영화를 통해 액션의 한을 푼 듯 하다.

“가장 염려했던 것은 ‘선을 어떻게 표현할까’였어요. 우리나라 사람들은 무술에 대해 잘 모르잖아요. 대부분 택견 정도만 알고. ‘태백권’은 만들어낸 거예요. 태백산의 태백권, 백두산의 백두권, 금강산의 금강권이라고 감독님이 우리나라의 산의 이름을 따 만든 무술이죠. 백두권은 공격적인 호랑이 권법, 금강권은 봉술을 이용해서 하는 조화로운 무술이고 태백권은 ‘엽문’에 나오는 부드러움을 강조하는 방어기술의 무술이죠. 그래서 기본자세가 제일 중요했어요. 10번 정도 동작이 바뀌었죠. 부드러워야하는데 리얼 싸움을 하는 것 같고 딱딱했거든요. 연습을 계속 했어요. 뭔가 잘 안 맞는 게 있었지만 촬영했을 땐 부드럽게 잘 나온 것 같아요.”



오지호는 전작 영화 ‘프리즈너’(감독 양길영)을 통해 한 차례 액션을 선보인 바. 강한 액션을 구현하다 ‘태백권’에서는 자연의 섭리를 모티브로 한 유연한 무술을 소화한다. 같은 액션이지만 결이 다른 두 동작을 소화하는데 어려움은 없었을까.

“어려움은 크게 없었어요. 자세가 굉장히 중요했거든요. 옷을 입으면 마음가짐이 달라지잖아요. ‘태백권’은 도복을 입으니 자연스럽게 뒷짐을 졌어요. 하하. 누가 얘기해준 것도 아닌데. 사람이 차분해졌죠. 다른 액션은 준비 자세가 상대를 주시하고 있어야 하잖아요. 그런 게 달랐어요.”

지난 2018년 개봉한 학원 공포물 ‘속닥속닥’을 연출한 최상훈 감독이 ‘태백권’의 메가폰을 잡았다. 공포물이었던 전작과 달리 이번 작품은 정통 무협과 코미디의 이색 조합으로 눈길을 끈다. 스타일이 완전히 다른 작품에 출연하는데 고민이 없었냐는 질문에 오지호는 “감독님이 직접 시나리오를 썼는지를 본다”라면서 그 이유를 설명했다.

“영화를 선택할 때 대본이 재밌어야하고, 관객도 재미를 느껴야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단 저는 ‘감독님이 직접 시나리오를 썼냐’를 봐요. 최상훈 감독님과 이야기를 해보니 굉장히 똑똑하고 세심하시더라고요. 직선적이고. 이 사람은 자신에게 굉장한 자신감을 가지고 있구나를 느꼈어요. 저와 비슷해서 부딪힐 때도 있겠지만 직선적이면서 여리셨죠. 감독님이 액션은 처음이셨어요. 저는 액션을 많이 찍어봤으니 각자 생각하는 게 있잖아요. 무술 감독님과도 의견이 부딪히면 제가 중간에서 조율 역할을 했어요. 일단 감독님이 원하는 그림, 무술 감독님이 원하는 그림을 다 찍자고 했죠. 무술을 할 때 디렉션이 몇 개 부딪혔지만 연기적으로는 부딪히는 게 없었어요.”

2000년 영화 ‘미인’으로 데뷔한 오지호는 영화뿐만 아니라 다양한 드라마 작품으로도 시청자와 만났다. ‘환상의 커플’ ‘내조의 여왕’ ‘추노’ 등 드라마를 통해 대중들의 큰 사랑을 받은 바.

“무엇 하나 특정하진 않아요. 드라마는 항상 시청자와 같이 있었으면 하죠. 대중들과 함께 있으니까 이 속에 있는 삶의 인물이 그대로 녹았으면 해요. 영화는 조금 달라요. 실험적인 걸 할 수 있고, 깊이 있는 걸 할 수 있으니까. 가끔은 가벼운 것도 할 수 있고요. 영화 장르가 매력적인 건 여러 가지를 놓고 볼 수 있어서 다양성이 있어요. 드라마는 단순한 걸 많이 하는 편이고요. 올해도 두 개의 작품을 찍었는데 하나 정도 더 할까 생각 중이에요.”



오지호는 데뷔 초부터 뚜렷한 이목구비, 훤칠한 키로 인해 ‘미남 배우’ 반열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이는 ‘양날의 검’과 같다. 잘생긴 외모로 대중들의 눈에 띄지만 이로 인해 연기력이 묻힐 수 있기 때문. ‘잘생김에 연기가 가려진다고 생각하지 않냐’는 말에 대해 오지호는 어떻게 생각할까.

“제작사와 감독님이 그렇게 만들어주신 것 같아요. 역할이 있으면 얼굴 때문에 구성상 안 맞는단 생각이 드시나보더라고요. 이런 소리를 20년 넘게 듣고 있어서 제 것을 계속 찾아가고 있어요. 영화를 많이 하는 이유도 영화 쪽에서 ‘오지호가 꼭 얼굴만 잘생긴 것은 아니다’라는 걸 보여드리기 위해서예요. 실제로 보는 것과 화면으로 보는 게 다르다고 느끼시는 분들도 계셔요. 어떤 분들은 캐스팅 라인을 보고 ‘오지호 잘생겼다’하고 제외하시는 분도 있죠. 캐스팅에서 누락되면 ‘조금만 덜 생겼으면 괜찮았을까’란 생각도 들어요. 제가 저를 평가한다면 우리나라 중에서 잘생긴 배우들은 많잖아요. 잘생겼는데 몸까지 탄탄하고 남자다운 사람은 몇이나 될까 싶어 계속 관리를 하고 있어요. 그런 배우가 흔하지 않을 것이라고 스스로에게 얘기하죠.”

오지호는 액션을 향한 무한한 사랑을 드러냈다. 또 액션 배우의 대표적인 인물이 되고 싶다고 바랐다. 같은 장르라도 변주하는 캐릭터를 선보일 그의 행보에 기대가 모인다.

“우리나라엔 멜로, 액션 배우라고 지정해놓은 대표적인 사람이 없잖아요. 그런 닉네임을 가지고 싶어요. 나중에 기억될 때 오지호는 어떤 배우라는 닉네임이 붙었으면 하죠.”

[더셀럽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주)그노스 제공]

더셀럽 주요뉴스

인기기사

더셀럽 패션

더셀럽 뷰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