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분 인터뷰] ‘69세’ 임선애 감독 “블랙화면 오프닝, 두 가지 이유 있어”
- 입력 2020. 08.20. 17:33:38
- [더셀럽 김지영 기자] 영화 ‘69세’ 임선애 감독이 오프닝 연출 의도를 밝혔다.
2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압구정 모처에서는 영화 ‘69세’를 연출한 임선애 감독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69세’는 비극적인 상황에 처한 69세 효정(예수정)이 부당함을 참지 않고 햇빛으로 걸어나가 참으로 살아가는 결심의 과정을 그린 작품.
영화는 물리치료를 받으러 간 효정이 물리치료사 중호(김준경)에게 성폭행을 당하면서 시작하는데, 영상 없이 오롯이 음성으로만 막이 열린다. 관객은 어두운 극장에서 선을 넘으며 희롱하는 중호의 목소리를, 이를 최대한 내치고 화제를 돌리려 애쓰는 효정의 목소리에 집중하게 된다.
이러한 연출에 임선애 감독은 두 가지 이유가 있다며 시나리오 초반 트리트먼트 작업부터 마음을 먹은 연출이라고 했다. 그는 “공포를 보여주고 싶었다. 성폭력이라는 게 갑자기 얻어맞는 일도 있지만, 지인으로부터 듣는 말에 희롱의 의도가 있는지 아닌지 헷갈리는 경우가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임선애 감독은 “효정은 그렇지 않아도 간병 일을 하면서 분명히 이전에도 그런 추행을 당했을 것이고 응축돼 있었을 것”이라며 “한국에서 여성으로 살아오면서 방어태세가 내재 돼 있는 상태”라고 했다.
그는 “처음에 중호가 은근슬쩍 선의 경계를 넘는 와중에 효정은 계속 밀어낸다. 그런데도 중호는 계속 밀고 들어온다. 그건 너무나 경험해본 사람만이 아는 불편함, 불안함, 공포심”이라며 “블랙으로 처리해 효정의 고립감, 불안감, 공포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첫 번째 이유를 설명했다.
두 번째 이유에 대해선 “영화는 결국 편집의 예술이다. 하지만 어떻게 의도해서 연출을 하더라도 다른 의도로 전해지는 경우가 있다. 그런 지점의 오류를 차단하고 싶었다”며 “그런 마음으로 일부 관객들에게 귀로만 듣고 판단해보라고 연출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개봉한 ‘69세’는 제 24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KNN 관객상을 수상했다. 예수정을 비롯해 기주봉, 김준경, 김중기, 김태훈 등이 출연한다. 15세 관람가.
[더셀럽 김지영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 (주)엣나인필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