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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약속' 이창욱 "설움있는 캐릭터에 눈길…책임감 커졌다" [인터뷰]
'위험한 약속' 이창욱 "설움있는 캐릭터에 눈길…책임감 커졌다" [인터뷰]
입력 2020. 09.02. 14:10:53
[더셀럽 김희서 기자] 배우 이창욱이 또 하나의 도전을 무사히 마쳤다. 묵묵히 배우의 길을 걸어온지도 어느새 10년을 맞이한 이창욱은 여전히 연기에 목마르고 보여주고 싶은 모습이 많다.

이창욱은 최근 더셀렙과 KBS2 일일드라마 ‘위험한 약속’(극본 마주희, 연출 김신일) 종영 기념 서면 인터뷰를 통해 드라마에서 못 다한 이야기를 전했다.

‘위험한 약속’은 지난 28일 전국 가구 기준 15.6%(닐슨코리아 제공)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막을 내렸다. ‘위험한 약속’은 불의에 맞서다 벼랑 끝에 몰린 한 소녀, 그와의 약속을 저버리고 자신의 가족을 살린 남자. 7년 뒤 다시 만난 두 사람의 치열한 감성 멜로 복수극이다. 극 중 이창욱은 차은동(박하나)을 사랑하는 순애보이자 그의 복수를 돕는 한지훈 역으로 분했다.

일일드라마는 작품 특성상 빠른 전개와 긴 호흡으로 진행되는 만큼 지난 2월부터 촬영에 돌입한 ‘위험한 약속’이 약 7개월간의 대장정을 마쳤다. 이창욱은 매 작품마다 끝이 난 것을 실감할 때면 아쉬움이 크다고 밝히며 종영 소회와 함께 극 중 맡은 캐릭터에게 작별 인사를 보냈다.

“길다면 길었고 짧다면 짧았다. 항상 드는 생각은 시간이 참 빠르다는 거다. 모든 작품이 그렇듯 시원섭섭하다. 특히 일일드라마는 장기간 하나의 캐릭터로 살게 되는데 캐릭터와 헤어질 땐 섭섭하고 속상하다. ‘지훈아! 마음 아프지 말고 행복하게 잘 살아라!’”

이창욱이 맡은 ‘한지훈’은 은동의 남편이면서도 은찬의 매형. 광훈과 두심의 친아들, 서주의 의붓 남동생이자 명희의 의붓아들 그리고 에프스포츠그룹 부사장으로 각 인물간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힌 캐릭터였다. 또한 물질적으로는 부족함 없이 자랐지만 가족의 따뜻함을 느껴본 적 없는 한지훈은 은동을 만나면서 사랑이라는 감정을 배우며 성장했다. 여러 상황과 인물관계에 놓인 한지훈에 몰입, 자연스럽게 접근하기 위해 이창욱은 세심한 캐릭터 분석을 강조했다.

“초반에 인물분석을 많이 하는 편입이다. 자라온 환경은 어땠을지, 결핍은 무엇인지, 삶에서 무엇을 원하는지 등 여러 생각들을 해본다. 지훈이는 극 전체를 걸쳐 성장하는 캐릭터라 디테일한 설정들이 단계별로 요구됐다. 10대 시절에는 친어머니의 정이 결핍되고 가족의 따뜻함을 느끼지 못했기에 상대적으로 표현이 거칠고 철이 없어보이게 설정했다. 20대 시절에는 은동이를 만나게 되고 친어머니를 찾게 되며 철이 들게 된다. 그 과정에서 거친 부분을 차분하게 조정했고 자신과 같은 결핍과 상처를 갖고 있는 은동이와 은찬이에게 동질감을 느끼게 되고 헌신하게 된다. 그래서 저도 극 중에 지훈이가 일방적인 사랑, 배려와 헌신의 아이콘으로 성장하길 바랐고 연기도 그렇게 방향을 잡아갔다.”

지훈이는 그가 갖고 있는 결핍, 상처들이 결국 가족들의 무관심, 사랑의 부재를 배경으로 탄생한 인물이다. 겉으로는 부족함 없이 완벽한 가족으로 보여지더라도 실상은 서로에게 마음의 여유를 내주지도, 깊은 애정을 갖지도 않은 불편한 관계였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또 다른 가족상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이창욱은 가족으로 호흡을 맞췄던 길용우 김혜지 김나운과의 촬영 분위기에도 남모를 신경을 썼음을 언급했다.

“초반에는 지훈이가 가족의 따뜻함을 받지 못한 설정이었기에 거리를 두었다. 불편함을 느끼기 위해 일부러 눈치도 봤었다. 하지만 촬영이 진행되며 친해지고 가까워지는 건 어쩔 수가 없더라. 그래도 극중에서 서로 깊은 속 이야기를 하는 장면이나 감정적인 교감을 하게되는 장면에서는 도움이 되기도 했다. 실제 관계를 역할 관계에 활용했다. 실제는 친하게 지내다가 극 중에서 서운한 모습이 연출되면 더 속상하고 서운하고 미웠다.”

‘위험한 약속’은 복수를 다루면서도 이면에 감성 멜로극이 더해져 강태인(고세원), 차은동(박하나)과의 삼각관계도 극에서 눈여겨 볼 관점 포인트 중 하나였다. 지훈은 두 사람 사이의 애틋한 감정을 알면서도 차은동과 결혼하고 대가없는 사랑을 베풀고 그의 복수를 도왔다. 쌍방향이 아닌 러브라인으로 아쉬울 수도 있었지만 지훈을 연기한 이창욱은 진정한 사랑과 행복에 대한 의미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앞서 이야기한대로 지훈이가 성장함에 따라 선택도 달라지게 된다. 결혼 전까지만 해도 전체를 바라보기보단 오로지 은동에 대한 일방적인 사랑과 그 복수를 도와준다며 자신의 모든 상황을 합리화하게 되는 다소 개인적인 선택을 한다. 하지만 차차 지훈이가 성장하게 되고 타인에 대한 감정을 이해하고 전체적으로 시야가 넓어지면서 진정한 사랑과 행복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결국엔 차만종 아저씨 사건이 해결된 후에 은동을 떠나보낼 결심을 하게 된 것도 은동의 진정한 사랑과 행복을 비는 마음이 생겼기 때문이다. 저였어도 사랑하는 사람이 곁에서 힘들어 한다면 당연히 보내줄 거다. 사랑은 집착이 아니니까.”

회가 거듭될수록 ‘위험한 약속’은 그야말로 인물들간의 오해와 비밀, 실체가 드러나며 휘몰아치는 전개를 자아냈다. 이 가운데 이창욱은 어떤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았을까. 그는 중반부와 후반부의 장면을 설명했다.

“중반부에 지훈이가 친어머니임을 알게 되는 장면과 후반부에 은동이를 떠나보내야 하는 슬픔과 속상함을 아버지에게 이야기하는 부분이 인상깊었다. 친어머니의 사랑을 못 받고 자란 지훈이가 내내 가여웠는데 그 부분이 해소되는 장면이기에 먹먹하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고 좋기도 하고 묘한 기분이었다. 친어머니로 나오신 이칸희 선배님께서 워낙 집중이 좋으시고 연기력이 좋으셔서 저절로 몰입이 되었다. 후반부에는 아버지 앞에서 은동이를 보내야겠다는 진심을 털어놓으며 어린아이같이 울게 되는데 104회 내내 아버지한테 한 번도 보이지 않던 약한 모습을 지훈이가 보이게 된다. 그 모습을 보시고 대본에는 없었지만 길용우 선배님께서 안아주셨다. 그렇게 진정성들이 모여 좋은 장면으로 잘 담겼다.”

일일드라마로 호흡이 길었던 만큼 여러 인물들과 사건들이 전개되는 과정 속에서 가족에게 기대지 못하는 외로움과 은동을 외사랑하는 가슴 저린 감정선, 또 가족이지만 최준혁(강성민)일가의 악행에 맞서 분노, 원망하는 등 각양각색의 상황에 놓인 인물로서 한지훈의 감정선을 유지하는데도 이창욱은 상당한 공을 들였다.

“정말 쉽지 않은 작품이었다. 감정이 반복되고 끝과 끝을 달리는듯했다. 최대한 NG 없이 촬영하기 위해 노력했다. 감정선이 한번 끊기면 이어나가기 힘들듯해서 최대한 집중하려 노력했다. 연기하기 전에 혼자만의 시간을 많이 갖기도 했고 일부러 말없이 바로 직전 상황을 이미지로 떠올려보고 촬영에 임하기도 했다.”

오랜 시간에 걸쳐 몰입한 역할이라면 일상 생활에서도 배우들은 어느 정도의 극 중 캐릭터의 잔상이나 연기 흔적들이 자신도 모르게 베어있기도 한다. 성향과 성격에 따라 극 중 캐릭터에서 빠져나오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기도 하지만 이창욱은 촬영과 일상의 경계를 확실히 두고 금방 현실로 돌아온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새로운 작품을 만날 때면 캐릭터의 설움과 애환이 담긴 감정선에 먼저 집중하는 편이라고 언급했다.

“캐릭터를 연기하고 인물로 살 때는 최대한 집중해서 그렇게 살려고 하고 촬영이 끝나면 빠르게 빠져나오는 편이다. 작품이 끝나고 헤어질 땐 대신 제 캐릭터가 다른 세상에서 행복하고 건강하게 잘 지내길 기도하며 떠나보낸다. 그럼 왠지 어디선가 걱정말라며 저를 보고 웃어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주로 작품을 볼 때 캐릭터의 결핍이 무엇인지 ‘한’이 무엇인지 먼저 파악한다. 그만큼 아픔과 설움이 있어야 감정에 깊이가 있는 인물이 만들어지고 표현할 부분도 많아지니까. 개인적으로 셰익스피어의 ‘햄릿’ 같은 캐릭터를 좋아한다. 그런 인물을 연기할 수 있다면 주저 없이 선택한다.”

이창욱은 2010년 영화 ‘백야행’을 통해 데뷔한 이후 안방극장과 스크린을 넘나들며 활발한 연기활동을 펼쳐왔다. 어느덧 올해 데뷔 10주년을 맞이하면서 가득 채워가는 그의 필모그래피답게 배우로서도 확고한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 그는 앞으로의 목표에 ‘책임감’과 ‘도전’이라는 키워드를 내세웠다.

“매년 매 작품을 거칠수록 성장하고 있는 저를 느끼고 책임감 역시 커진다. 매우 감사한 일이다. 고등학생 시절에 배우의 꿈을 갖고 지금까지 잘 이뤄나가고 있는 제 자신에게 감사하기도 하다. 앞으로는 제작에도 관심이 있어서 공부하고 있고 도전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대한민국 콘텐츠 업계에서 재밌고 감동적인 작품을 선보이고 싶고 동시에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연기를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하겠다.”

끝으로 이창욱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드라마 일정에 차질을 빚고 있는 상황에서 무사히 종영할 수 있어서 다행스러운 마음을 전했다. 그러면서도 하루 빨리 현사태가 진정되고 다시 국내 드라마 업계가 활력을 되찾기를 기원했다.

“마지막 촬영이 끝나고 난 후 코로나가 재확산되기 시작했다. 촬영이 끝나 후련한 마음에 링거를 맞고 집에 돌아오니 여러 작품의 제작중단 소식에 마음이 좋지 않았다. 모두 같은 일을 하는 동료들이니까 남일 같지 않았다. 물론 저희도 초반에는 코로나 확산으로 촬영에 제약이 많았습니다만 무사히 촬영을 종료한 것에 대해 다행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재 중단된 작품들도 코로나가 하루 속히 진정되어 순조롭게 진행되길 바라고 전 세계는 물론이고 컨텐츠 업계도 하루 빨리 활기를 되찾았으면 좋겠다.”

[더셀럽 김희서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웰메이드스타이엔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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