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미 "인식된 카테고리 없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어요" [인터뷰]
입력 2020. 09.04. 14:59:19
[더셀럽 김희서 기자] 가수 제이미가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변화가 아닌 새로운 시도를 위한 도전”이라는 각오를 다지며 음악을 향한 또 하나의 여정을 이어간다.

제이미는 3일 새 디지털 싱글 'Numbers(넘버스)' 발매 기념 서면 인터뷰를 통해 더셀럽과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폭발적인 고음과 수준급의 가창력으로 2012년 SBS ‘K팝스타’ 우승과 동시에 가요계 눈도장을 찍은 박지민이 새로운 출발을 알렸다. 박지민이 아닌 제이미로서 첫 내딛는 ‘Numbers’에서는 온전히 제이미만의 색깔을 담아냈다. 특유의 깊이감 있는 음색을 지닌 박지민은 그간 OST와 다양한 장르의 곡들을 소화하며 주로 차분한 분위기를 선보여왔다면 제이미로서 첫 공개하는 ‘Numbers’에서는 제이미의 그루브 넘치는 보컬과 청량한 음색, 유쾌한 매력을 만나볼 수 있다.

제이미에게 이번 앨범은 남다른 존재다. 7년간 머물러있던 JYP엔터테인먼트를 떠나 새롭게 이적한 현 소속사 워너뮤직코리아에서 처음 선보이는 음악이자 제이미로서 발표하는 첫 앨범이다. 제이미는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벅찬 기분을 드러내면서도 앞으로의 행보를 기대했다.

“새로운 회사에서 제이미로서 음원이 나오는 게 처음이어서 너무 설레고 아직 실감이 안 난다. 긴장도 되고 뭔가 새로 데뷔한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생각이 많이 비워진 상태다. 데뷔를 한 뒤 신곡을 발표하면 마냥 기다리게 되고 신나기도 하는데 이번에는 차분한 감정이 조금 있는 것 같다. 심장이 막 두근거리기도 하고 기대된다. 그래도 저는 신난다. 앞으로 시작이니까. 활동명을 바꾼 것은 박지민의 모습을 변화시키고,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서 바꾼 것은 아니다. 새로운 시도를 하기에 좋은 시기인 것 같아서 이름을 바꾸게 됐다. 제 음악에 있어서 틀에 갇혀서 ‘이런 음악을 해야지’하는 생각보다는 그때그때 저의 감정이 담긴 음악을 하고 싶다.”

제이미의 신곡 ‘Numbers(넘버스)’는 힙합 베이스의 리듬과 청량한 피아노 사운드 위로 귓가를 사로잡는 중독적인 멜로디가 인상적이다. 특히 제이미가 직접 작사와 작곡에 참여했으며, 숫자로 사람의 가치를 매기는 현실을 유쾌하게 꼬집었다. 단순한 숫자의 의미를 넘어 숫자에 한정된 사고와 세상의 시선들을 되돌아보게 되는 가사들이 현실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여기에 래퍼 창모가 지원사격에 나서며 한층 풍성한 색깔의 음악을 완성, 특급 시너지를 완성했다.

“예전부터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노트에 적곤 했는데 ‘Numbers’는 누군가에게는 축하할 일이기도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트라우마가 남을 수도 있는 그런 현실을 비판한 곡이다. 물론 진짜 노력해서 좋은 성과를 얻고, 좋은 점수를 받는 것은 정말 멋진 일이라고 생각하는데 거기에서 멈추게 하는 일들도 많지 않나. 예를 들어 성적, 조회수, 순위, 그 사람을 자칭하는 팔로워 수 등 수많은 숫자들이 있는데 그것들로 인해 ‘나’라는 사람의 색깔을 잃어가고, 자신감이 점점 없어지는 사람들에게 충분히 이겨낼 수 있고 ‘너는 숫자로 매길 수 없는 사람이다’라는 문구가 머릿속에 딱 떠올랐다. 그런 부분을 재미있게 풀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작업을 시작하게 됐다. 그리고 저는 그동안 항상 사랑 얘기를 제 곡에 담곤 했는데 뭔가 그것 말고 일상생활에서 느낀 점들을 재미있게 풀어놓고 내 성격대로 얘기하는 음악을 만들어 보고 싶었다. 그런 때에 저와 잘 맞는 통통 튀는 음악을 만나게 돼 일사천리로 음악 작업이 진행됐다. 피처링도 듣자마자 생각났던 분과 함께하게 됐다, 감사하게도 창모님께서도 ‘같이 하고 싶다’ 얘기해 주셔서 순조롭게 잘 진행했다.”

앨범 발매에 앞서 제이미로서 대중 앞에 처음 선 무대는 Mnet ‘굿걸 : 누가 방송국을 털었나’(이하 ‘굿걸’)였다. 제이미는 ‘굿걸’을 통해 그간 보여주지 못했던 새로운 모습부터 파워풀한 퍼포먼스, 확고한 음악색을 보여주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제이미 역시 ‘굿걸’에 함께한 순간들을 떠올리며 ‘굿걸’ 덕분에 음악에 대한 자신감을 얻고 무대에 오를 용기, 소중함을 느낀 뜻 깊은 시간이었다고 털어놨다.

“무대에 오랜만에 서다 보니 무대에 대한 매력, 다시 심장이 뛰고 설레는 그런 마음을 느꼈다. 무대에서 항상 본인이 원하는 곡만 할 수는 없지않나. 자신감이 많이 떨어진 상태에서 무대를 했었던 기억이 많았다. ‘굿걸’에서의 첫 ‘갱스터’ 무대 때는 사실 완전 백지였다. 무대를 어떻게 했는지 기억이 안 날 정도로 너무 오랜만에 무대를 서는 거여서 울컥했다. 무대에 대한 매력, 노래에 대한 자신감을 많이 얻었다. 사실 ‘굿걸’ 들어가기 전에는 ‘내가 과연 잘할 수 있을까’ 자신감이 많이 떨어진 상태였는데, ‘제이미 때문에 본다’, ‘제이미 너무 잘한다’ 이런 댓글들을 보면서 자신감을 많이 얻었다. 또 많은 아티스트들과 협업하면서 많은 것을 시도해봐서 좋았다.”

‘굿걸’에는 현직 아이돌을 비롯해 대중에게는 조금 낯선 언더그라운드 래퍼 등 각양각색의 여성 뮤지션들이 등장해 화제를 모았다. 그 만큼 국내 가요계에 다양한 장르의 음악들이 자리를 잡고 폭 넓은 음악들을 접할 기회가 많아졌다. 랩, 강렬한 퍼포먼스 등 발라드 뿐만 아니라 다양한 장르들을 소화하는 제이미의 모습에서는 그의 장점과 음악색을 찾기 위한 고민의 흔적들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무엇보다 제이미는 다양한 도전을 통해서 “‘나’다운, 즉 제이미다운”모습에 다가갔다. 어떤 노래를 부르든 ‘이건 누가 부른 거네’라고 단박에 알아챌 만큼 개성이 강한 목소리를 가진 가수가 있는가하면 ‘이건 누가 부른 걸까’라고 궁금증을 자극하는 목소리도 있다. 제이미는 어느 장르이든 음악에 완벽히 녹아드는 팔색조 매력의 목소리와 구애받지 않고 자유자재로 표현할 수 있는 자신의 감성을 무기로 꼽았다.

“음악을 즐기고 있을 때의 제 모습이 진정한 ‘나’ 다움이라 생각한다, 어떤 음악을 하든 제가 그 무대를 즐기고 그게 느껴진다면 그게 제 모습인 것 같다. 저는 어떤 음악이든 다 도전을 해보고 시도를 해본다. 랩을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이 음악을 어떻게 하면 조금 더 맛있게 표현할 수 있을까’, ‘여기서 어떻게 하면 더 간지럽게 표현할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한다. 저는 어떤 노래든 그 노래에 맞게 바꿔 부르는 게 장점인 것 같아요. 항상 저는 ‘특색이 없다’ 내지는 ‘독특하지 않다’, ‘딱 들으면 제이미가 생각이 안 난다’ 이런 것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었는데 지금 들어보니 계속 부정했던 거지 들어보면 그게 진짜 제 목소리더라. 이제는 슬프거나 신나는 노래가 나오면 그 음악에 맞게 최고치로 저의 감정을 바꿔서 표현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개인의 매력이 다르고, 그들만의 독특한 분위기가 정말 다 다른다고 본다. 그 중에서 제 음악에는 팝적인 요소가 많이 섞여있는 것 같다. 영어를 사용하는 점도 조금 더 제 음악을 잘 표현해 줄 수 있는 것 같고 장르를 떠나서 제 음악을 재미있게 표현할 수 있는 것도 제 매력이지 않을까 싶다.”

끝으로 제이미는 음악 활동에 있어 형용하는 수식어, 인식의 틀을 깨뜨리고 싶은 의지를 밝혔다. 어느 한 장르에 국한된 아티스트가 아닌 끊임없이 성장하고 매 활동 때마다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포부를 다졌다.

“저는 인식되고 싶은 그런 카테고리는 없다. 그냥 계속 발전해나가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멈춰있는 모습을 보여드리기 싫어서 매 무대마다 ‘더 늘었네’, ‘더 좋아졌다’ 이런 반응을 들을 수 있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다. 꾸준히 연구하고 쉬지 않고 멈추지 않는다는 걸 보여드리겠다.”

[더셀럽 김희서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워너뮤직코리아 제공]

더셀럽 주요뉴스

인기기사

더셀럽 패션

더셀럽 뷰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