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다녀왔습니다’ 이상이, 그가 아니었으면 상상 못할 윤재석 [인터뷰]
입력 2020. 09.16. 16:52:59
[더셀럽 전예슬 기자] ‘한 번 다녀왔습니다’가 발견한 배우다. 장난기 가득, 능청스러운 면부터 ‘직진남’의 돌진 로맨스까지 캐릭터의 매력을 십분 살려냈다. 배우 이상이가 그 주인공이다.

이상이는 최근 소속사를 통해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드라마 종영 후 출연 배우들은 기자들을 만나 작품을 끝낸 소회와 함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지지만 코로나19 재확산 여파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조되면서 서면 인터뷰로 대신했다.

‘한 번 다녀왔습니다’는 바람 잘 날 없는 송가네의 파란만장한 이혼 스토리로 시작해 결국 사랑과 가족애로 따뜻하게 스며드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지난 13일 100부작의 대장정을 끝낸 이상이는 약 7개월 동안 윤재석으로 살았던 시간들을 회상했다.

“아쉬움이 큰 것 같아요. 이번 작품을 통해 ‘배우 이상이’가 조금 더 많은 분들에게 알려지고 사랑을 많이 받은 것 같아 내심 기분이 많이 좋아요. 이렇게 긴 호흡의 작품을 처음 해보는 거였고 긴 시간 동안 많은 사람들과 가족이 되었는데 이제 촬영이 끝나면 더 이상 만나지 못한다는 게 제일 속상해요. 또 촬영 현장에서 배우, 스태프들 간의 합이 ‘척하면 척’ 정말 잘 맞는 팀이었는데 앞으로 그런 호흡들도 맞출 수 없다고 생각하니까 너무 아쉽지만 그만큼 기분 좋게 잘 보내주고 싶어요.”



이상이는 극중 윤규진(이상엽)의 동생이자 송가네 가족과 얽히게 되는 인물 윤재석 역을 맡았다. 자유로운 영혼의 윤재석을 다각도로 표현한 그는 이초희(송다희 역)와 러브라인을 형성할 땐 ‘직진 로맨스’를 선보여 ‘한 번 다녀왔습니다’의 인기를 견인하기도. 카멜레온 같이 다양한 매력의 소유자 윤재석을 연기하기 위해 중점을 둔 부분은 무엇일까.

“원래 제 목소리가 저음이라 목소리 톤을 높이려고 노력했어요. 재석이가 장난도 많이 치고 능글맞은 성격이니까 그걸 잘 보여드리고 싶어서 말투도 빠르게 했고요. 개인적으로 외적인 모습부터 변화를 줘야 그 캐릭터에 잘 녹아들 수 있다고 생각하는 편이에요. 다희를 바라보는 눈빛, 어쩔 줄 몰라하는 표정들을 보여주려고 저한테 평소에 없던 외향적인 모습들을 많이 이끌어내려고 노력했죠. 첫 등장할 때 터키에서 유학생활을 하고 한국에 돌아오는 거여서 스타일리스트랑 화려한 의상들을 준비하자고 상의를 많이 했어요.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이고 능청스러운 캐릭터니까 ‘오대오 가르마’를 설정하고 그 이후에 다희를 만나기 시작하면서 헤어스타일 변화도 주면서 점점 성장해가는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했죠.”

2014년 뮤지컬 ‘그리스’로 데뷔한 이상이는 2017년 브라운관으로 활동 영역을 넓혔다. 그는 드라마 ‘맨홀 - 이상한 나라의 필’을 시작으로 ‘슈츠’ ‘제3의 매력’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 ‘동백꽃 필 무렵’ 등 작품에 출연하며 필모그래피를 쌓았다. ‘한 번 다녀왔습니다’를 통해서는 첫 로맨스 연기에 도전한 그다.



“초반에 제가 로맨스 연기가 어색하다 보니까 그런 장면들을 촬영할 때마다 감독님이 멜로 연기를 잘하라고 하셨어요. 돌계단에서 다희와 첫 키스를 하는 촬영 때였는데 재석이가 다희에게 다가가서 키스를 하면 다희가 그 키스를 받아주는 장면이었죠. 엄청 떨리고 긴장되는 순간이었어요. 근데 키스를 하고 저도 모르게 제가 먼저 눈을 감은 거예요. 그때 감독님이 ‘컷! 상이야, 네가 눈을 먼저 감으면 어떡해’ 소리치셔서 제가 황급히 ‘죄송합니다’라고 했던 에피소드가 있어요. 그리고 작가님은 초반에 재석이가 너무 능글맞다고 장난을 적당히 치고 진지할 땐 진지한 모습을 보여주라고 하셨어요. 바로 수긍하고 장난기를 줄였죠. 그 후에는 어느 순간부터 작가님이 재석, 다희를 믿어주셨던 것 같아요. 특히 ‘다재 커플’이 꽁냥꽁냥한 장면들은 저랑 초희 누나가 어떻게 만들지 아이디어를 많이 냈었고 저희가 합이 잘 맞다고 느끼셨는지 배우들에게 많이 열어주셨어요.”

겹치지 않는 다양한 색깔의 역할로 필모그래피를 탄탄히 쌓아온 이상이. 뮤지컬, 공연 등 무대에서 기본기를 탄탄히 한 그는 차근차근 활동 반경을 넓혀가고 있는 중이다. 브라운관을 넘어 스크린 연기까지 도전할 그의 앞날이 벌써부터 기대를 모은다.

“무대는 스포츠 경기 같아요. 각본 없는 드라마처럼 예측할 수 없는 매력이 커요. 아무리 백 번, 천 번 연습을 하고 무대에 올라가더라도 연습과 실전 무대는 정말 많이 다르거든요. 그런 라이브한 매력 때문에 무대를 계속 찾게 되는 게 아닐까 싶어요. 반대로 카메라는 눈빛 하나, 숨소리 한 번으로 모든 걸 표현해야 돼요. 사람들이 눈을 보고 얘길 하잖아요. 그 눈빛에서 백 마디 말보다 더 많은 걸 읽을 수 있는데 카메라는 그걸 정확하게 보여주는 것 같아요. 스크린으로 활동 영역을 넓힐 생각도 당연히 있답니다. 기회만 주어진다면 열심히 해보고 싶어요. 악역을 맡았던 이상이가 윤재석을 연기 했다는 걸 모르는 분들도 아직 많이 계시더라고요. 그래서 윤재석과 정반대되는 역할을 맡아서 동일인물이냐고 또 한 번 놀라게 해드리고 싶어요. 그리고 요즘 제가 ‘K좀비’에 빠져 있는데 기회가 된다면 장르물에도 꼭 한 번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이상이에게 ‘한 번 다녀왔습니다’는 여러 의미를 가지는 작품일 터. ‘배우 이상이’로서 시청자들에게 깊은 존재감을 남겼을 것이다. 이상이에게 ‘한 번 다녀왔습니다’는 어떤 작품으로 기억될까. 그리고 훗날 시청자들이 기억하는 ‘한 번 다녀왔습니다’는 어떻게 남아있길 바랄까.

“나중에 돌이켜봤을 때 지금의 이상이의 모습이 가장 많이 담겨 있는 작품이었으면 해요. 이상이와 윤재석이 비슷한 면이 많아서 그런지, ‘서른 살 이상이가 어떤 모습이었지?’하고 추억할 때 사진첩처럼 자리하고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이초희라는 파트너를 참 잘 만난 작품으로 기억될 것 같아요. 시청자분들에게는 가족이나 연인에게 주저했던 애정표현을 아낌없이 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한 번 다녀왔습니다’라는 말 자체에 무언가를 깨달았다는 느낌이 담겨있는 것 같아요. 실수로 인해 틀어진 관계를 회복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그 실수를 ‘한 번’ 경험해봤기 때문에 다시 ‘한 번’ 변화하기 위해 노력할 수 있는 용기와 동력을 얻을 수 있는 작품으로 기억됐으면 좋겠습니다.”

[더셀럽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피엘케이굿프렌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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