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VIEW] '청춘기록' 고정관념 탈피한 2020년표 청춘물
입력 2020. 09.17. 09:30:00
[더셀럽 김희서 기자] ‘청춘기록’이 꾸준한 시청률 상승세를 보이며 심상치 않은 행보를 보이고 있다. 배우 박보검, 박소담, 변우석을 앞세워 결국 꿈과 사랑을 모두 쟁취하는 20대를 보여주는 뻔한 청춘물일 거라는 선입견을 탈피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 시국 청춘들이 살아가는 세상을 보다 현실적으로 그려냄과 동시에 인물들을 둘러싼 주변의 상황들이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신선한 시각으로 청춘 세계를 접근하는 색다른 청춘물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 7일 첫 방송된 tvN ‘청춘기록’(극본 하명희, 연출 안길호)1회 시청률은 유료 가구 기준 6.4%(닐슨코리아 제공)를 기록하며 안정적인 출발세를 보였다. 동시간대 1위는 물론, 2018년 방송된 tvN ‘백일의 낭군님’ 첫 회가 기록한 5.0%를 넘는 역대 tvN 월화극 1회 시청률 중 가장 높은 성적을 거뒀다. 보통 드라마 1회 방영 이후 시청자층 반응에 따라 첫 회 여파에 못 미치기도 하는 2회 시청률 또한 6.8%로 소폭 상승했다. 이번 주 방영된 3, 4회 시청률 역시 각각 7.2%, 7.8%를 기록하며 시청률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극 초반부터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청춘기록'의 두 가지 매력을 꼽아봤다. ‘청춘기록’은 친구로 시작한 박보검, 박소담, 변우석이 각자의 꿈을 이뤄가며 펼쳐질 관계 변화를 비롯해 같은 꿈을 가진 아들을 키우는 엄마지만 서로 다른 방식으로 아들의 꿈을 응원하는 하희라 신애라의 입장을 입체적으로 그려내 안방극장에 공감과 위로를 선사했다.

◆ 박보검X변우석, 뜨거운 우정 지켜갈까

시작부터 사혜준(박보검)과 원해효(변우석)은 비교 대상이 됐다. 그러나 두 사람의 우정은 두텁다. 초등학교 때부터 함께한 오랜 절친인 사혜준과 원해효는 같은 꿈을 꾸고 비슷한 시기 모델계에 입성했지만 6년이 지난 현재 두 사람의 상황은 확연히 다르다. 한남동의 부촌에 살며 경제적으로 부유한 원해효는 소위 말해 금수저인데다 엄마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잘나가는 탑스타가 됐다. 반면 사혜준은 같은 한남동에 살지만 다섯 식구가 모여 사는 비좁은 집에서 할아버지와 같이 방을 쓰고 있는 가난한 형편이다. 게다가 6년째 무명 생활로 가족들의 만류에도 꿈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같은 업계에서 일하고 있는 만큼 자신보다 한 발 앞서고 있는 친구를 볼 때면 질투와 자격지심, 열등감에 사로잡힐 수 있지만 사혜준은 다르다.

원해효의 성공을 진심으로 응원하고 심지어 같은 영화 오디션 캐스팅에서 밀려났음에도 담담하게 인정하고 받아들였다. 원해효와 비교한 주변의 악담과 질타에도 그를 탓하는 대신 ‘너는 너대로 나는 나대로 멋지다’라는 말을 되새기며 스스로를 비교의 대상으로 삼지 않았다. 그런 사혜준이 지난 3회에서는 원해효에게 “설명할 수는 없지만 안에서 뭐가 치민다. 자존감이 떨어졌다”라고 털어놓으며 좋은 성품이라고 숨겨왔던 자신의 열등감을 깨닫고 성공을 향한 욕심을 품게 된다.

사혜준보다 먼저 성공한 원해효는 그런 그를 향해 우쭐해하거나 우월감을 느끼지 않는다. 뭐든 사혜준과 함께 해서 하나라도 도움을 주고 같은 영화에 자신이 캐스팅됐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기쁨보다 친구의 불합격을 걱정했다. 그러면서도 엄마의 그림자로부터 벗어나 독자적인 힘으로 성공하고 싶은 열망을 갖고 있다. 서로를 응원하고 진심으로 힘이 되어주는 두 사람의 우정은 여느 청춘물에서 보여지는 경쟁구도, 갈등 관계와는 확연히 다른 양상을 띠며 시청자 관점에서 두 사람 모두 응원하게 만든다. 5회에선 사혜준이 본격적으로 배우의 꿈을 향해 내딛고 이를 지켜보며 사혜준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는 원해효의 모습이 예고됐다. 과연 두 사람은 끝까지 선의의 경쟁을 통해 진한 우정을 지켜갈 수 있을지, 1회에서 "만약 우리가 달라진다면 형편 때문이 아니라 순수함을 잃은거다"라며 변함없는 우정을 약속한 사혜준과 원해효의 다짐이 복선으로 작용해 뒤바뀐 관계 변화에 직면할 지 기대된다.

◆하희라-신애라, 서로 다른 교육관

아들의 꿈을 위한 한애숙(하희라)과 김이영(신애라)의 대조적인 응원 방식도 눈길을 끈다. 먼저 두 사람의 관계는 아들 사혜준과 원해효의 학부모이기 전에 피고용인과 고용인이다. 한애숙은 김이영의 집안일을 도맡아 일하는 가사 도우미이다. 김이영은 한애숙에게 가정 살림을 전적으로 의지하고 있는 대학 교수다. 두 사람은 명확히 갑과 을의 관계이지만 눈여겨볼 점은 을에 속한 한애숙의 가치관과 태도다.

아들 친구의 엄마에게 월급을 받는 자신의 일을 부끄러워하거나 의기소침해있지 않는다. 업무 시간이 끝나면 제시간에 맞춰 퇴근하고, 할 말은 하고 거절할 줄도 알고 거침없이 자신의 의사 표현을 하는 당찬 성격의 소유자다. 그런 그에 어떤 때는 김이영이 쩔쩔 매기도 하며 갑과 을의 관계가 바뀐 듯한 모습을 자아낸다. 김이영이 입던 옷들을 버리는 대신 받을 때도 기분 좋아하는 쿨한 면모를 보인다. 또한 한애숙은 아들 사혜준에게도 직접 그의 친구인 원해효 집에서 일하는 사실을 당당히 밝힌다. 그러면서 아들의 의사를 묻고 자신의 인생과 혜준의 인생은 다르다는 점을 인지시켜준다.

이는 보통 우연히 자신의 엄마가 친구의 집에서 가사 도우미로 일하는 것을 알게 되고 상처를 입거나, 자신의 형편을 숨기고 싶은 콤플렉스가 되는 여지로 그려진 여타드라마와 색다르다. 이러한 한애숙의 책임감과 솔직함이 혜준에게도 자존감을 키워주는 교육으로 전해졌다. 한애숙은 혜준이 해효에 비해 성공하지 못했지만 그런 혜준을 타박하기보다 한 걸음 물러나 잘 될 거라는 믿음으로 묵묵히 응원해주고 있다. 반면 김이영은 자신의 모든 인맥과 능력을 동원해 아들 해효를 스타로 만들기 위해 뒷바라지에 전념한다. 연예계 관계자들을 직접 만나기도 하고 해효 몰래 SNS 팔로워 수를 늘리기 위해 금전적인 투자를 하거나 해효의 스케줄을 사사건건 간섭하며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그러면서 김이영은 해효의 성공에 자신의 몫이 크다는 것을 넌지시 어필하며 만족해한다.

아들의 인생이 곧 자신의 인생이라는 마인드로 자신의 모든 것을 동원해 아들의 미래를 설계하는 김이영과 자기 힘으로 일어서야 그걸 지킬 수 있다고 믿으며 한 발치 떨어져 아들을 응원하는 한애숙. 두 엄마의 교육관이 앞으로 두 청춘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더셀럽 김희서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 tvN ‘청춘기록’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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