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슈 VIEW] YG "블랙핑크 MV, 특정 의도X" 해명인가 변명인가
- 입력 2020. 10.06. 11:08:13
- [더셀럽 김희서 기자] 그룹 블랙핑크의 신곡 ‘Lovesick Girls(러브식 걸즈)’ 뮤직비디오에 등장한 제니의 간호사 복장이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YG엔터테인먼트가 공식입장을 밝혔다.
블랙핑크의 ‘Lovesick Girls’ 뮤직비디오 속 논란이 불거진 장면은 제니가 이미 오래 전 사라진 간호사 모자를 쓴 채 달라붙는 상의와 짧은 기장의 치마에 빨간 하이힐을 신고 등장한 모습이다. 그러면서 소품으로는 진료 기록부와 볼펜을 들고 이를 확인하는 포즈를 취하고 있어 간호사 코스프레 뉘앙스를 풍겼다.
이에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는 지난 5일 블랙핑크의 ‘Lovesick Girls’ 뮤직비디오에 대해 “간호사의 모습을 타이트하고 짧은 치마, 하이힐 등 간호사 복장과는 심하게 동떨어진, 기존의 전형적인 성적 코드를 그대로 답습한 복장과 연출이었다”라고 제니의 복장을 문제삼았다.
이어 “간호사들은 병원 노동자 중 가장 높은 비율로 성폭력에 노출돼 있고 성적 대상화와 전문성을 의심받는 비하적 묘사를 겪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오랜 기간 투쟁해왔음에도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는 간호사를 성적대상화해 등장시켰다”며 “이면에서는 여전히 간호사를 '야', '아가씨'와 같은 호칭으로 부르고, 입원 스트레스를 푸는 등 갖은 갑질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 대중문화가 왜곡된 간호사의 이미지를 반복할수록 이러한 상황은 더욱 악화될 뿐”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Lovesick Girls’의 뮤직비디오가 지난 2일 공개된 후 4일 만에 조회수 1억뷰를 넘어선 것에 대해 “여성과 간호사에 대한 성적대상화와 성상품화에 단호히 반대하며 블랙핑크의 신곡이 각종 글로벌 차트 상위에 랭크되고 있는 지금, 그 인기와 영향력에 걸맞는 YG의 책임있는 대처를 촉구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해당 뮤직비디오가 공개된 직후 SNS에서 간호사 복장은 코스튬으로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며, 간호사는 전문 의료인이니 간호사를 성적 대상화하는 시도를 멈추라는 내용의 ‘#간호사는 코스튬이 아니다’, ‘‘nurse_is_profession’, ‘#Stop_Sexualizing_Nurses’ 등 해시태그 운동이 벌어졌다. 또한 이를 접한 네티즌들 역시 ‘시대착오적이다’라는 반응이 대다수다.
이와 관련 YG엔터테인먼트는 침묵으로 일관하다가 6일 오전 공식입장을 밝혔다. YG는 “먼저 현장에서 언제나 환자의 곁을 지키며 고군분투 중인 간호사 분들에게 깊은 존경의 마음을 전한다”며 “'Lovesick Girls'는 우리는 왜 사랑에 상처받고 아파하면서도 또 다른 사랑을 찾아가는지에 대한 고민과 그 안에서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한 곡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Lovesick Girls' 뮤직비디오 속 제니의 장면에 대해 “간호사와 환자가 나오는 장면은 노래 가사 'No doctor could help when I’m lovesick'를 반영했다. 특정한 의도는 전혀 없었으나 왜곡된 시선이 쏟아지는 것에 우려를 표한다”며 “뮤직비디오도 하나의 독립 예술 장르로 바라봐 주시길 부탁드리며, 각 장면들은 음악을 표현한 것 이상 어떤 의도도 없었음을 이해해달라”라고 강조했다. YG는 현재 뮤직비디오 제작진과 해당 장면의 편집과 관련해 논의 중임을 알렸다.
그러나 YG의 공식입장은 보건의료노조가 요구한 책임있는 대처와는 사뭇 다른 양상을 보였다. “간호사의 모습을 타이트하고 짧은 치마, 하이힐 등 간호사 복장과는 심하게 동떨어진, 기존의 전형적인 성적 코드를 그대로 답습한 복장과 연출”이라고 지적한 것에 대해 두루뭉술한 주장을 내놓았다.
논란이 된 장면에 YG는 “간호사와 환자가 나오는 장면을 반영한 것, 특정한 의도는 전혀 없었으나 왜곡된 시선이 쏟아지는 것에 우려를 표한다”라고 해명했을 뿐 ‘간호사’라는 특정 직업에 대해 충분히 성적대상화 논란의 여지가 있었음을, 이로 인해 불쾌함을 느꼈을 이들에 대해서는 사과하지 않았다. “간호사 분들에게 깊은 존경의 마음을 전한다”는 형식적인 언급만 남겨 논란의 쟁점을 빗나간 공식입장으로 보여진다.
앞서 블랙핑크는 지난 6월 공개된 '하우 유 라이크 댓'(How You Like That) 뮤직비디오의 특정 장면과 관련해서도 논란에 휩싸였다. 해당 장면은 멤버 리사가 금으로 치장된 의자에 앉아 랩을 할 때 힌두교 신 중 하나인 가네샤가 소품으로 등장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이를 발견한 인도 네티즌들은 “우리의 힌두교 신은 대중음악 뮤직비디오가 사용할 장난감이나 받침대가 아니다”라며 신성한 종교적 상징물이 바닥에 놓여 더렵혀지고 무시당했다고 비난했다.
이는 급속도로 SNS상에 퍼지며 급기야 삭제 항의가 쏟아지자 결국 YG는 유튜브에 공개된 뮤직비디오 속 해당 장면을 삭제했다. 하지만 이번 논란에서는 바로 삭제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이 아닌 편집을 논의 중이라고만 밝혀 빈축을 사고 있다.
간호사를 비롯해 주로 여성이 종사하는 직업군은 수년째 성적대상화 이슈에 시달려왔다. 특히 유니품을 착용하는 직업군에 대한 코스튬은 계속해서 논란이 되고 있는 사회적 이슈인 만큼 더욱 신중한 태도로 접근해야한다. 시대가 변하고 달라진 만큼 빠르게 변화하는 현시대의 흐름을 읽을 줄 알아야 한다. 오래된 관습처럼 만연하게 소비됐던 대중문화 콘텐츠의 성적대상화 콘셉트는 지양해야 한다. 더군다나 K팝 아이돌 문화는 10대들에게도 크나큰 영향력이 행사되는 만큼 특정 직업에 대한 왜곡된 이미지를 심어줄 수도 있다는 심각성을 인지하고 콘셉트에 있어서도 다각도의 시각으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지난 2일 발표한 블랙핑크의 정규 1집 ‘THE ALBUM(디 앨범)’의 타이틀곡 ‘Lovesick Girls’는 공개와 동시 각종 음원차트 1위, 뮤직비디오 공개 4일 만에 1억 뷰를 돌파했다. 그러나 만반의 준비와 팬들의 기대 속에 베일을 벗은 블랙핑크의 컴백에는 적신호가 켜졌다. 대중들의 마음을 되잡기 위해선 어느 때보다 YG의 확실한 대처가 시급하다.
[더셀럽 김희서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블랙핑크 뮤직비디오 캡처, YG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