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담보’ 김희원, 누구와 붙여놔도 자연스러운 ‘케미 요정’ [인터뷰]
- 입력 2020. 10.07. 14:02:00
- [더셀럽 전예슬 기자] 현실 케미가 스크린에 그대로 펼쳐졌다. 성동일 옆, 김희원이 서있어 영화에 더욱 몰입을 이끌어낸 듯하다.
김희원은 ‘담보’에서 구시렁거려도 속정 깊은 두석의 후배 종배 역을 맡았다. 캐스팅 작업이 이뤄지기 전, 성동일은 종배 역에 적극적으로 김희원을 제작진에게 언급했다고. 김희원 역시 성동일이 출연하기에 믿고 따랐다고 한다.
“영화가 소위 말해 신파로 흘러가잖아요. 어떻게 하면 ‘풍성하게 만들까, 이게 가능할까’ 고민을 엄청 했어요. 동일이 형이 추천을 해주셨으니까 ‘하자’ 생각했죠. ‘담보’ 제목이 주는 느낌이 있는데 반전 같은 매력이 많이 있어요. 종배라는 캐릭터가 허당미가 있어요. 실수를 많이 하는데 잔잔하고 울컥하는 영화라서 살짝 가볍게 그려내야 했죠. 억지로 코미디를 하는 건 너무 이상한 것 같았어요. 되도록 캐릭터 자체로 재밌게 하자고 고민을 했어요. 그래서 최종적으로 출연을 결심하게 됐죠.”
거칠고 무뚝뚝하며 표현에 인색한 두석의 구박에 구시렁거리면서도 그를 믿고 따르는 속정 깊은 종배. 영화의 첫 등장 장면부터 입가에 피식, 미소를 짓게 만든다. 김희원은 어리바리하지만 가슴 한편에 따뜻함을 지닌 종배 역을 어떻게 만들어갔을까.
“첫 장면 같은 경우, 그냥 하는 게 재미없더라고요. 콘셉트가 덜렁대는 사람에게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동일이 형만 앉아 있고 저는 막 뛰어다녀요. 촬영팀에게도 ‘풀샷으로 잡아 달라, 제가 막 뛰겠다’라고 했죠. 골목을 왔다갔다 뛰어다니는 게 종배 역에 어울리겠다고 싶었죠. 사실 이런 사람은 없는데 영화에도 해를 끼치지 않는 선에서 코믹하게 보이도록 표정도 조금 과하게 하면서 세세한 디테일을 생각했죠.”
두석과 종배는 항상 붙어 다니며 티격태격하기에 ‘톰과 제리’를 보는 듯하다.
“저는 이 영화가 판타지라고 생각해요. 모르는 아이를 키워서 가족이 된다는 건…. 요즘 세상엔 ‘납치’라고 하지 않나요? 하하. 그래서 시나리오 자체가 ‘판타지’라는 생각을 했죠. 판타지를 통해서 웃음도 주고, 감동도 주고. 이 영화 나름대로 미덕이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판타지라 생각했기 때문에 ‘톰과 제리’라는 표현을 쓴 거예요. 실제로 그런 사이라면 벌써 헤어졌겠죠?”
무엇보다 두 사람은 tvN 예능프로그램 ‘바퀴 달린 집’을 통해 돈독한 사이를 자랑했던 바. 예능프로그램에 이어 영화에서도 ‘브로맨스’를 선보였기에 성동일은 김희원에게 남다른 존재로 다가오지 않을까.
“동일 형은 저와 스타일이 많이 달라요. 모든 면이 다르죠. 까칠하지만 모난 부분이 없으세요. 쉽게 받아주시는 성격이시죠. 저는 ‘누구와 친해요’라고 이야기할 때는 그 사람과 죽을 때까지 예의를 지켜야겠다고 생각해요. 30~40년 예의를 지키면 친하다는 표현이 서로에 대한 믿음이 생기잖아요. 그 사람을 위해 희생도 가능하고. 그때쯤 되면 내 사람, 친한 사람인 거죠. 동일 형은 제가 분명 좋아하는 형이에요. 끝까지 예의를 지킬 생각이죠.”
성동일, 박소이(어린 승이 역)가 ‘부녀 케미’를 보여줬다면 김희원과 박소이는 ‘삼촌 조카 케미’를 그린다. 어른이 된 승이, 하지원과도 후반 장면에 등장하며 또 다른 호흡을 자랑한다.
“소이의 연기가 매순간 신기해어요. 어떻게 ‘울어라’ 하면 ‘매번 울지?’ 싶더라고요. ‘엄마한테 혼나서 우나?, 엄마가 강제로 시키나?’라는 의심도 했어요. (웃음) 소이에게 ‘하고 싶어서 하는 거야?’라고 물어봤더니 자긴 너무 재밌다고 했죠. 모든 게 신기했어요. 나중에는 부럽더라고요. 어렸을 때부터 자기가 하고 싶은 걸 찾는 자체가. 저 또한 젊었을 때 꿈이 뭐냐고 물어보면 ‘모른다’고 하고 사는데 어렸을 때부터 자기가 좋아하는 걸 하는 게 신기했어요.”
그동안 ‘아저씨’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신의 한 수: 귀수편’ 등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김희원은 ‘담보’를 통해 유쾌하면서도 인간미 넘치는 모습으로 관객들에게 다가갔다. 다양한 장르의 작품과 역할을 통해 ‘좋은 연기자’로 남고 싶다는 소망을 남기기도.
“인정받는 순간순간, 사소한 것에 행복해해요. 우연히 어떤 블로그를 보다가 연기를 가르치는 강사님의 글을 봤어요. 글에는 ‘배우가 영화에서 첫 장면이 중요한데 첫 장면을 제대로 연 배우가 있다. 그게 ‘불한당’의 김희원이었다. 그래서 오늘 아이들에게 첫 장면의 중요성과 김희원의 대사를 가르쳤다’라는 글을 본 거죠. 뿌듯했어요. 이럴 때 인정받는 것 같고. 좋은 연기자로 남고 싶은 꿈이 있어요. 좋은 연기자로 남을 수 있는 기회가 왔으면 하죠. 그래서 그 기회를 잘 살리고 싶습니다.”
[더셀럽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