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죽던 날’은 운명적인 작품”…김혜수의 선택X이정은의 진심 [종합]
입력 2020. 10.08. 12:30:05
[더셀럽 전예슬 기자] “운명처럼 다가왔다”라는 김혜수의 2년 만의 스크린 복귀작이다. ‘내가 죽던 날’이 11월, 치유와 위로를 전하고자 한다.

8일 오전 영화 ‘내가 죽던 날’(감독 박지완) 제작보고회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온라인상으로 생중계됐다. 이날 제작보고회에는 박지완 감독, 배우 김혜수, 이정은, 노정의 등이 참석했다.

대한민국 대표 배우 김혜수, 대세 이정은, 신예 노정의가 만났다. 최고의 배우들을 캐스팅하게 된 배경에 대해 박지완 감독은 “저는 첫 영화다. 김혜수 선배님을 계속 생각했는데 ‘해주실까?’ 생각했다. 거절하시더라도 읽어주는 것만으로도 좋을 것 같아 제안했는데 생각보다 빨리 만나자고 하셨다. 정은 선배님은 말씀을 드려 놓은 상태에서 답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때 마침 ‘기생충’이 개봉하고 사람들이 찾아서 밀려나는 게 아닌가 싶었다. 다행히 해주신다고 하셔서 감사했다. 정의 같은 경우는 또래 배우들을 많이 봤는데 영상에 나왔던 것처럼 가만히 있는 표정과 활짝 웃는 표정의 차이가 흥미로워 같이 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김혜수는 “키워드 ‘진심과 진실의 만남’이라는 게 무슨 의미인지 알겠다. 시나리오 보고 배우, 스태프들이 진심으로 만났다. 진심과 진실을 어떻게 하면 제대로 전달할 수 있을까 그 마음 하나로 모인 게 크다. 정말 한 마음이었고, 하나하나 섬세함을 놓치지 않고 잘 표현했으면 하는 바람이 컸다. 저는 이 작품 만난 게 의뢰됐던 시나리오 중 운명 같은 느낌이었다. 프린트 된 제본으로 저의 시선이 ‘줌인’ 된 느낌이었다. 장르가 뭔지, 어떤 스토리인지 읽기도 전에 이 영화는 운명적으로 나의 것, 내가 해야 할 것 같은 특별한 경험을 하면서 시작하게 된 작품이다. 어떤 작품이건 배우와 만나기엔 결과적으로 운명적이다. 글을 접하기도 전에 이런 경험은 처음”이라고 출연 이유를 전했다.



‘기생충’ 개봉 당시 출연 제안을 받은 이정은은 “(‘기생충’) 홍보로 바빴을 거라고 생각하시지만 시나리오가 별로 많이 안 들어 올 때였다. 시나리오가 너무 재밌었다. 혜수 씨가 나온 형사물을 관심 있게 봤다. 나오시면 좋을 것 같았다. 단순히 형사만 출연하는 영화가 아닌, ‘진심과 진실이 만나는’ 다른 면이 있는 시나리오였다. 진심과 진실을 보여주는 최고의 방법이 언어지 않나. 언어를 빼고 하는 역할을 했을 때도 닿을 수 있을까 생각하면서 작품을 선택했다”라고 밝혔다.

노정의는 “저는 안 할 이유가 없었다. 김혜수 선배님의 작품을 즐겨보고 있었다. 같이 작품 할 수 있는 기회 자체를 무조건 잡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이정은 선배님이 나오시니까 이 작품은 어떻게든 하고 싶다는 생각이 가장 컸다. 아무래도 제 나이 또래의 내용으로 이뤄진 영화가 별로 없기 때문에 제 나이 또래를 그 누구보다 잘 살리고 싶다라는 게 가장 욕심이 컸다”라고 의지를 드러냈다.

‘내가 죽던 날’은 유서 한 장만 남긴 채 절벽 끝으로 사라진 소녀와 삶의 벼랑 끝에서 사건을 추적하는 형사, 그리고 그들에게 손을 내민 무언의 목격자까지 살아남기 위한 그들의 각자의 선택을 그린 이야기다.

김혜수는 “보통 사건의 정황이나 실마리에 포커스가 가지 않나. 현수가 사건을 대하는 방식이 관객이 바라보는 방식이 된다. 현수는 다른 방식, 관점을 취한다. 다 끝난 사건에서 한 소녀가 벼랑 끝에서 사라져야하는 이면을 들여다본다. 인물들 간의 섬세한 연대감, 혹은 새롭게 만나는 사람들의 연대감들이 우리 작품에서 주요하다고 생각했다. 현수는 시작부터 자신의 삶에서 자신의 의지와는 전혀 무관하게 심리적인 벼랑 끝에서 이 사건을 만나게 된다. 어찌 보면 어린 소녀의 사건, 그리고 그런 선택을 했던 이유를 알게 되면서 자기 자신을 조금 더 들여다보고 자신의 선택 같은 것들, 현실 같은 것들을 정면으로 맞이할 용기와 희망을 가지는 인물이다”라고 스토리 라인을 소개했다.

‘내가 죽던 날’은 ‘진심과 진실의 만남’ 뿐만 아니라 ‘위로와 격려의 메시지’도 전할 예정. 김혜수는 “처음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굉장히 잔잔하면서도 묵직한 위로를 느꼈다. 제 스스로도 위로와 치유를 느끼면서 이런 감정을 관객에게 조금이라도 진심으로 전하면 어떨까 생각하며 촬영을 시작했다”라고 말했다.

노정의는 “한 사람이 힘들어하고 지쳐있을 때 주변에 누구 한 명이라도 알아봐주고 ‘괜찮냐’라고 해주는 순간 싹 사라지지 않나. 한 사람의 중요성을 이야기하고, 사소한 격려 자체도 중요하다라는 걸 느꼈다”면서 “영화상으로도 격려를 받고 선배님들에게도 많이 받았다. 아무래도 부담이 됐고 누를 끼치지 않아야하는데 힘들어 할 때 감독님이 따로 불러서 이야기 해주시고, 세진의 역할을 한 단계 성장시켰다. 선배님들도 제가 힘든 걸 알아봐주시고 잘 챙겨주셔서 이 영화 자체가 ‘격려’인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김혜수는 극중 사라진 소녀를 추적하는 형사 현수로 분한다. 드라마 ‘시그널’에서 차수현으로 형사 역할을 선보였던 김혜수는 “‘어 형사네?’라고 생각했지만 직업적으로 형사에 부담을 느끼지 않았다. 이면의 섬세한 감정들의 연대감이 있었기에 특별히 의식해서 구분 짓지 않았다. 현수가 처한 상황과 세진이에게 집중했다. 관객 여러분께서도 처음에는 같은 직업에서 주는 연결점이 있지 않을까 하는데 실제 저희 영화를 보신다면 그 부분은 자연스럽게 희석되지 않을까 싶다”라고 했다.



이정은은 소녀를 마지막으로 목격한 무언의 목격자 순천 댁을 맡았다. 그는 “불의의 사고로 목소리를 잃은 섬 주민이다. 현수라는 형사가 돕고 있는 사건의 어떤 부분을 목격한 목격자다. 의사전달을 할 수 있는 방법이 또 하나, 글을 쓰는 것이었다. 글씨체를 만드는데 감독님과 이야기를 많이 했다”라고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한 노력을 언급했다.

목소리를 내지 않고 감정에 중점을 둬 연기하는 게 어렵지 않았냐는 질문에 이정은은 “목소리가 없으면 과하게 표현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실험해보시면 소리 없이도 인간이 교류할 수 있는 게 있다. 이와 관련된 자료를 감독님이 많이 주셨다. 다큐가 많이 도움 됐다. 목소리 잃었을 때보다 낼 때가 더 힘들었다. 그 순간이 짧게 나오는데 중점으로 두고 보셨으면”이라고 했다.

김혜수와 이정은은 잊지 못할 촬영 당시를 회상하기도 했다. 김혜수는 “영화 중간, 순천 댁과 현수가 만나는 지점이 있다. 아침 일찍 부둣가에서 촬영했다. ‘어떻게 이 신을 잘해갈까’ 생각하며 걸어가는데 저 쪽에서 정은 씨가 걸어오더라. 그 순간 정말 순천 댁이 걸어오는 것 같았다. 눈물이 나는데 가까이서 본 정은 씨도 울고 있었다. 배우를 그만두더라도 평생 잊지 못할, 서정적이면서 강렬한 경험이다. 지금 생각만 해도 울컥한다. 정은 씨랑 촬영 전 계속 손잡으면서 울었다. 인물 간으로 마주한 상황이기도 했고 이 모든 걸 알고 있는 이정은이라는 인물과 묘한 일치감이 있었다”라고 떠올렸다.

이정은 역시 “저한테도 중요한 순간이었다. 그 사람이 왜 거기 있는지 잘 알기에 똑같은 기분이었을 거다. 컷이 여러 번 가다보면 감정들이 여러 가지로 남겨지게 된다. 잔상들이 기억에 계속 남는다. 중요한 촬영이었고 이 영화를 선택해서 김혜수라는 배우와 교감하는 장면이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평생 갈 것 같았다”라고 덧붙였다.

‘내가 죽던 날’이 더욱 특별한 의미를 가지는 것은 여성 배우, 감독 및 제작진들이 참여한다는 것. 김혜수는 “여성을 중심으로 한 작품인데 염두하고 선택한 건 아니다. 작품 자체에 이끌려 하게 된 거다. 저희 작품에서 전하고자 하는, 커다란 메시지 중 하나가 전혀 연결점 없는 사람들 간의 모종의 연대감이다. 거기서 오는 위로, 용기다. 실제 경험을 했고 스토리의 중심축, 소모되는 역할이 아닌, 이야기의 핵심을 이끌어가는 인물이 여성이다. 저는 성별을 따져가면서 보진 않는다. 이런 여성 캐릭터가 돋보이는 작품에 참여하는 건 굉장히 고무적이다. 단단히 내실을 기해서 제대로 준비해 여성 감독으로서 이야기하는 게 아닌, 영화인으로 목소리를 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라고 소신을 전했다.

‘내가 죽던 날’은 오는 11월 12일 개봉 예정이다.

[더셀럽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워너브러더스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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