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라마 VIEW] '상견니' 한국까지 입소문 탄 '대만 명드'…리메이크될까
- 입력 2020. 10.09. 07:00:00
- [더셀럽 김희서 기자] 화제의 대만 드라마 '상견니'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한국에서 공개된 직후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를 통해 빠르게 입소문을 타면서 꾸준히 인기를 모으고 있다. 두터운 국내 팬덤이 형성되면서 한국판 '상견니'를 기대하는 팬들도 늘었다. 특히 아시아권 제작사에서 '상견니'의 각색 판권 구입에 주목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기대가 높아진 상황이다.
대만 현지는 물론, 중국, 일본에서도 폭발적인 반응이 이어졌다. 국내 유럽, 아시아 콘텐츠 전문 채널인 ‘위라이크(WeLike)’에서 지난 4월 첫 방송된 ‘상견니’ 전회차를 7월에 재편성하는가하면 기존에 방영한 웨이브 외에도 왓챠, 시즌 등이 잇따라 추가 영입됐다. 국내 다수의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는 넷플릭스 공개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한국 '상견니' 팬들의 '덕질'도 계속되고 있다. '상견니' 테마로 컵홀더 이벤트와 미니 전시회 등 팬 이벤트를 진행하며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고 있으며, '상견니' 공식 굿즈 판매량도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다. 국내 드라마 팬들이 이렇게 열광하는 이유가 뭘까. 한번 빠지면 헤어 나오지 못한다는 ‘상견니’의 출구 없는 매력을 짚어봤다.
◆ 친숙한 타입슬립, 로맨스+추리스릴러 탄탄한 스토리
‘상견니’는 남자친구 왕취안성이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난 후에도 그를 그리워하는 황위시안이 우연히 선물 받은 카세트를 통해 1998년으로 돌아가 왕취안성과 똑같은 얼굴을 가진 리쯔웨이를 만나며 겪게 되는 이야기를 그렸다.
타임 슬립은 이미 국내 드라마 소재로도 자주 등장한 만큼 국내 시청자들에게도 친숙하게 다가왔다. 그러나 이전에 봐왔던 타임슬립과는 다른 요소들이 있다. 남녀주인공 둘 중 하나가 아닌 모두 타임 슬립을 하며, 이 과정에서 영혼체인지 요소가 가미되고 범죄사건의 실마리를 추리해가는 스릴러가 더해져 극의 입체감을 높였다. 또한 특정한 사건으로 인한 타임슬립이 아닌 카세트와 노래가 시공간을 뛰어넘는 매개체로 사용된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90년대와 현대를 반영하는 소품임과 동시에 음악이라는 소재로 연결된다는 점에서 낭만적인 요소를 갖췄다. 극의 초반까지는 황위시안과 천원루, 왕취안성과 리쯔웨이, 모쥔제, 셰종루, 셰쯔치의 관계와 타임슬립의 경계는 모호하게 그려지지만 중반부를 넘어서부터는 하나둘씩 의문이 풀려가면서 몰입도를 더한다. 자칫 복잡하고 스토리 이해에 방해될 수 있지만 시간차를 넘나들며 곳곳에 배치한 인물들의 대사, 상황에 맞는 복선들이 깔려 장면들마다 여운을 남긴다.
◆ 대만표 첫사랑 X ‘과몰입’ 유발하는 배우들의 연기력
‘상견니’는 영화 ‘나의 소녀시대’, ‘장난스런 키스’ 등 국내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은 대만표 첫사랑 물에 속한다는 점 또한 인기 요인 중 하나로 꼽아진다. 거기다 타임슬립이라는 판타지 소재가 더해져 동화같은 로맨스로 풀어냈다. 똑같은 외모를 가졌지만 다른 시공간에 살고 있던 왕취안성과 천원루가 어느 날 리쯔웨이와 황위시안의 영혼으로 뒤바뀌고 그 과정에서 두 사람은 진실한 사랑을 찾게 된다.
타임슬립을 기점으로 극이 전개되는 만큼 ‘상견니’에서는 리쯔웨이(허광한)와 황위시안(가가연)의 입장에서 시간의 흐름을 속도감 있게 풀어간다. 이 가운데 ‘과연 이런 사람이 현실에 존재할까?’라는 환상을 품게 될 정도로 리쯔웨이의 매력은 많은 여성 팬들에게 설렘을 안겼다. 1998년도에서 만난 황위시안을 다시 만나 후회없는 사랑을 전하기 위해 리쯔웨이는 시공간을 뛰어넘어 미래의 황위시안을 찾아간다. 이후 뫼비우스의 띠처럼 두 사람의 인생이 반복되는 무한정 타임슬립 공간 안에서 황위시안을 위해 리쯔웨이는 기꺼이 자신의 희생을 감내하기도 한다. 리쯔웨이와 황위시안의 간절한 그림움의 끝에서 타임슬립이 시작된다는 점에서 ‘보고싶다’라는 뜻이 담긴 ‘상견니’ 제목 그대로의 의미를 더한다.
‘상견니’의 인기 절반 이상은 배우들의 열연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극 중 1인 2역을 연기한 황위시안, 천원루 역의 가가연과 왕취안성, 리쯔웨이 역으로 분한 허광한은 서로 다른 인물을 완벽하게 소화했다. 대만 내에도 연기파 배우로 알려진 가가연은 당찬 성격의 황위시안과 소심하고 내성적인 정반대의 천원루를 동시에 연기하며 극의 무게감을 유지했다. 허광한은 모든 것을 알고 있지만 이를 숨긴 채 황위시안과 새롭게 시작하는 왕취안성의 모습부터 고등학생 그대로의 순수하고 장난기 있는 리쯔웨이까지 비슷한 듯 다른 두 인물을 자연스럽게 연기했다. 천원루의 죽음과 관련해 핵심 키를 쥐고 있는 모쥔제 역의 시백우 또한 아픔이 있지만 리쯔웨이의 옆에선 든든한 친구가 되어주며 천원루를 짝사랑하는 인물로 존재감을 빛냈다.
◆ 몰입할 수 밖에 없게 만든 OST명곡들의 향연
‘상견니’ 하면 단연 주옥같은 OST들을 빼놓을 수 없다. 리쯔웨이와 황위시안의 타임슬립은 카세트를 통해 ‘Last Dance’를 들으면서 시작된다. 두 사람이 한 노래를 통해 과거와 현재에서 서로를 재회하는 로맨틱한 장면 덕분일까. 매 회마다 등장한 OST는 어느새 드라마를 보다가 중독돼 나도 모르게 멜로디를 흥얼거리게 만든다. 극 중 우바이의 ‘Last Dance’는 리쯔웨이와 황위시안이 데이트할 때 듣는 곡으로도 등장하며 카세트로 이 곡을 듣던 천원루가 리쯔웨이와 처음 만나게 되는 연결 고리를 잇는다. 이외에도 ‘想見你想見你想見你 (Miss You 3000)’, ‘Someday Or One Day’ 등등 뭉클하면서도 리쯔웨이와 황위시안의 감정선을 대변하는 가사가 담긴 OST가 극의 몰입도를 더했다. 또한 우바이의 ‘Last Dance’는 실제로 1996년 대만에서 발매된 곡으로 현지에서 향수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이 때문에 상견니에 과몰입한 드라마 팬들이 여기저기서 카세트를 구입하고 ‘Last Dance’만 듣고 있다는 후기담들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 한국판 ‘상견니’ 리메이크될까.
한중일을 중심으로 드라마 콘텐츠 교류가 활성해짐에 따라 중국, 대만 드라마를 원작으로 리메이크하는 작품들이 많아졌다. 최근 한국 제작사에서도 상견니의 판권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사실이 전해지면서 한국 리메이크 가능성도 제기된 바 있다. 팬들의 바람대로 상견니의 한국판이 제작될지, 원작 그대로로 남겨질 지 관심이 모아진다.
앞서 ‘상견니’는 지난달 27일 열린 제 55회 대만 금종상에서 6개 항목 수상 후보에 이름을 올린 가운데 ‘여우주연상’ ‘작품상’ ‘극본상’ ‘프로그램혁신상’으로 총 4관왕의 영예를 안았다. 그만큼 작품성과 드라마의 인기 모두 입증한 상견니는 비록 대만에서는 이미 방송이 끝났지만, 후속 영향력이 만만치 않다.
다수의 대만 현지 매체에 따르면 현재 한국, 일본, 태국을 포함한 아시아 내 총 25개의 제작사에서 상견니의 각색 판권 구입을 논의 중이며, 중국 역시 각색 판권을 구매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한국에서도 리메이크권을 타협하고 있는 제작사가 있으며 이 가운데 긍정적으로 검토 중인 곳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상견니의 제작자 마이팅은 "이게 창작을 하는 원동력이다. 우리는 성공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했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의 원작 작가들을 보호해야하기 때문에 이번 한국에 판권을 판매할 때, 우리 측과 이익을 나누고 원작 작가의 이름도 올려놓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중국에서의 ‘상견니’ 리메이크에 대해서는 "중국의 각색 시장은 잠시 보류할 것. 근 몇 년간은 어렵고, 빠르게 리메이크하는 것은 권유하지 않는다."며 원작에 대한 깊은 애정을 표했다.
[더셀럽 김희서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상견니' 포스터, 위라이크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