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멩이’, 진실을 외면하고 있진 않나요 [씨네리뷰]
입력 2020. 10.15. 15:37:48
[더셀럽 김지영 기자] 하루에도 다양한 사건들을 접하는 우리는 얼마나 진실로 대하고 있을까. 편견에 치우쳐 사실을 외면하고 믿고 싶은 대로 믿고 있지는 않을까. 소수자를 향한 왜곡된 시선, 치우친 편견, 사실을 직면하지 않으려는 사회에 날카롭게 일침을 날린다. 다만, 이를 표현하고 서술하는 방식에는 서투름이 곳곳에 느껴지고 이는 영화의 전체 분위기를 좌지우지한다.

15일 개봉한 ‘돌멩이’(감독 김정식)는 시골의 한적한 마을에서 정미소를 운영하는 8살 마음을 가진 30대 어른 아이 석구(김대명)를 중심으로 흘러간다. 하루가 정해진 일정대로 움직이는 석구는 아침에 일어나 옷을 챙겨 입고 달걀을 배달하고 마트에서 장을 보고 정미소를 운영하며 강가에서 혼자 놀며 하루를 마감한다.

어느 날 시골마을 청소년보호 시설에서 가출 청소년 은지(전채은)가 등장하면서 석구의 하루도 잔잔한 파동이 인다. 석구와 은지는 이성보다는 서로의 정신적 지주가 돼 가까이 지낸다. 그러나 동네 사람들은 장애인인 석구가 가출 청소년이자 어린 은지가 친하게 지내는 것을 걱정하고 우려한다.

폭우가 쏟아지던 날, 은지는 비를 맞아 젖은 몸으로 석구의 정미소에서 그를 기다린다. 그러던 중 누수로 인해 집에 전기가 나가고 차단기를 올리려던 은지는 감전돼 기절한다. 뒤늦게 정미소에 도착한 석구는 젖은 옷을 벗겨주려고 하다가 이를 청소년보호 센터장 김선생(송윤아)에게 발각, 석구는 성추행 범으로 몰리게 된다. 의사 표현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석구는 결국 자신의 무죄를 입증하지 못하고 모든 이들에게 지탄을 받는다.



이번 작품을 통해 영화계에 처음 데뷔한 김정식 감독은 감정에 휘둘려 사건의 진실을 알아보지 않고, 편향된 시선에 대해 이야기 하고자했다고 밝혔다. 그의 의도대로 영화는 석구가 누명을 벗기기 위한 서사로 흘러가지 않고 석구를 둘러싼 편견, 오해로 인해 결국 나락으로 떨어지는 이야기로 그려진다. 석구는 제대로 말을 할 수 없고 이를 들어줄 이는 없으며 믿었던 친구들마저도 외면하기 때문.

이를 보고 있는 관객들에겐 답답함과 안타까움 등의 감정들이 자연스레 표출된다. 사실과 다른 진실이 분명하게 존재하고 있음에도 이를 확인하지 않고, 알려고도 하지 않는 극 중 인물들을 보면서 나 또한 그런 적이 있지는 않았는지 반추하게 한다.

그러나 문제는 김정식 감독의 표현 방식이다. 극 초반 친구들은 장난으로 석구에게 노래방 도우미들을 억지로 붙이고 당황한 석구가 도망가는 것을 보고 웃는다. 심지어 석구는 낮은 인지능력으로 인해 사정(射精)이 뭔지 몰라 노 신부(김의성)에게 묻는다. 이러한 장면들이 모두 석구의 순수함을 이야기하기 위한 장치로 등장한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가출 청소년인 은지는 연이어 짧은 치마를 주로 입고 등장하는데 카메라의 포커스는 어린 은지 다리를 밑에서부터 위로 훑는다. 석구와 평소 절친한 사이였던 노 신부는 석구를 두둔하기 위해 “그럴 애가 아니다”라고 감싼다. 석구가 성범죄를 일으키지 않았다는 정확한 근거 없이 평소에 봐온 것을 근거로 그를 두둔한다. 노 신부는 석구의 친구들에게 탄원서를 써달라고 호소하지만 어디에도 석구의 결백이 아닌 그저 ‘친하게 지냈던 사이니까’라고 부탁하는 탄원서가 무슨 의미가 있는가하는 의문이 든다.

또한 영화에는 석구의 억울한 누명뿐만이 아니라 은지 계부의 아동학대, 분노를 표출하는 남성의 폭력성 등이 함께 녹여져있는데 이러한 것들은 영화의 주제를 강조하기 보다는 답답함을 가중시키고 도리어 영화의 의미를 퇴색하게 만든다.

분명 ‘돌멩이’가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는 강렬하고 외면해서는 안 된다. 이미 여러 사건들에서 수십 년 만에 억울하게 누명을 벗은 사건들을 통해 우리는 충분히 문제를 인지하고 있다. 그러나 그런 사건을 접할 때만 반성하고 정확한 수사를 하지 못한 경찰 관계자들을 지탄할 것이 아니라, 평소에도 진실을 알기 위한 시선이 필요할 때이지 않을까.

강렬한 메시지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지만, 표현방식으로 인해 마이너스가 된 ‘돌멩이’는 전국 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더셀럽 김지영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 영화 '돌멩이' 포스터,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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