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웬티 트웬티' 박상남 "궁금증 자아내는 배우로 기억되길" [인터뷰]
- 입력 2020. 10.30. 07:00:00
- [더셀럽 김희서 기자] 배우 박상남이 또 하나의 도전을 무사히 마쳤다. 다음 작품이 기대되는 배우로서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박상남은 최근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더셀럽 사옥을 찾아 플레이리스트 웹드라마 ‘트웬티 트웬티(TWENTY - TWENTY)(극본 성소은, 연출 한수지)’ 종영 이후 못 다한 이야기를 나눴다.
지난 21일 20부작을 끝으로 막을 내린 ‘트웬티 트웬티’는 진정한 ‘나’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스무 살들의 이야기를 그린 성장 로맨스 드라마. 극 중 박상남은 지성과 외모, 성품 모든 게 완벽해보이지만 철저히 자신의 감정을 숨기고 또 다른 가면을 쓴 채 살아가는 정하준 역을 맡았다. 다른 이들에게는 무관심하지만 여사친인 채다희(한성민)에게는 집착하며 자신만의 방식으로 짝사랑을 하지만 이현진(김우석)의 등장으로 삼각관계에 놓이는 인물이다.
‘트웬티 트웬티’는 한 번쯤 꿈꿔봤을 캠퍼스 라이프와 동시에 스무 살들의 풋풋한 사랑과 우정, 부모님간의 갈등 등 친숙한 소재들로 탄탄한 드라마 팬 층을 모았다. 공개 당시 조회수 3000만 뷰를 돌파하며 1020세대들에게도 뜨거운 인기를 끌었다. 마지막 회 차까지 공개된 이후 박상남은 종영 소감을 전하면서 첫 회부터 다시 한번 정주행하기를 권했다.
“지금까지 사랑해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리고 이 드라마는 끝났지만 다시 한번 보셨으면 좋겠다. 캐릭터들을 분석하면서 보면 더욱 재밌는 드라마라 생각한다. 시원섭섭한데 사실 시원한 것보단 섭섭한 게 더 많다. 배우로서 캐릭터를 떠나보낸다는 게 아쉽고 다들 고생했다고 말해주고 싶다. 다행히 좋은 결과물로 나오고 시청자분들도 몰입감 있게 봐주셔서 좋은 봐주셔서 감사하다.”
박상남이 맡은 정하준은 겉으로는 자상하지만 본성은 냉소적이며 트라우마까지 안고 있던 다소 복잡한 서사를 지닌 인물인 만큼 완벽히 소화해내기란 쉽지 않았다. 박상남 역시 출연의 기쁨도 있었지만 부담감도 컸었다고 고백했다.
“캐스팅 확정 소식을 들었을 때는 구름을 나는 기분이었다. 한수지 감독님의 작품에 참여하고 한 축을 담당한다는 게 배우로서 인정받은 기분이었다. 그에 반해 솔직히 부담감도 있었다. 어려운 역할이어서 감독님도 걱정이 많으셨고 어렵다 보니 대화를 많이 하면서 분석을 자세하게 하면서 연기에 임했던 것 같다.”
부담과 걱정을 안고 시작한 작품이었지만 박상남은 매 순간 진심을 다했다. 본격적인 촬영이 시작된 이후 박상남은 자신의 모습에서 정하준을 찾아내려고 노력했다. A4크기의 종이 두 장을 가득 메우며 세세하게 분석하고 제작진들과 소통하면서 차근차근 정하준의 인물을 만들어갔다. 오랜 노력이 쌓여 탄생한 캐릭터였던 만큼 박상남은 캐릭터를 비롯해 촬영 현장에 대한 애정도 남달랐다.
“드라마 현장이 매 장면마다 어떤 장면을 촬영하고 찍는 편인데 순서가 뒤죽박죽으로 찍다보니까 전 장면이 어떤 촬영이었는지 배우들이 모를 때가 있다. 그런데 감독님께서 전 장면은 어떤 감정이었고 어떻게 했으면 좋겠는지 물어봐주셨다. 정답 보다 방향성을 자유롭게 알려주셔서 사람 대 사람으로서 이야기를 많이 했던 기억이 있다. 정하준이라는 인물을 분석하기 위해 A4종이 두 장을 분석해서 감독님께 제출하고 이야기를 나눴다. 감정이 많은 캐릭터이다 보니 잘 소화하고 싶은 욕심이 컸던 것 같다.”
극 중 정하준의 감정은 채다희로 인해 시시각각 변했다. 자신의 마음을 몰라주는 다희에 서운함과 씁쓸함을 느끼는 감성적인 모습을 보였다가도 다희를 위기에 몰아넣으려는 권기중(이승일)에게는 폭력을 휘두르며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는 이중적인 면을 선보였다. 다각도의 감정선을 나타내야했던 만큼 박상남은 고민도 많았다.
“폭발적으로 드러내는 순간도 있지만 그런 감정을 숨기는 캐릭터이고 또 숨겨야하는데 시청자분들에게는 그 차이가 보여져야하니까 숨길 수 없는 복잡한 구조의 캐릭터여서 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다. 예를 들어 표정은 편한데 말은 직설적으로 하기도 하고 그런 부분에 신경을 썼다. 다희는 어쨌든 하준이에게는 인생에 있어서 첫 번째로 아끼는 사림이었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인 존재다보니 다희를 지키려고 애를 썼던 것 같다. 반대로 다희가 없고 자기의 약점을 잘 아는 예은(채원빈)이나 대근(진호은)에게는 강하게 몰아붙이는 면이 있던 것 같다. 상대 조차하기 싫어서 눈도 마주치지 않으려 했다.”
‘트웬티 트웬티’는 매 회 다른 입장과 다른 상황에서 인물들의 모습을 입체적으로 비춰 한 치 앞도 예상할 수 없는 전개가 관전 포인트 중 하나였다. 극 초반 일부 팬들은 하준, 다희 커플을 응원하기도 했지만 회가 거듭될수록 정하준의 본색이 드러나면서 충격과 탄식을 자아내기도 했다. 채다희를 좋아하지만 정작 그의 감정에는 신경쓰지 않은 채 오로지 자신의 감정에만 충실한 정하준의 삐뚤어진 사랑 방식은 위태로웠다. 그럼에도 박상남은 정하준을 이해해야했다.
“저는 하준이를 연기를 하는 입장이라서 처음부터 하준이 편이었다. 지금까지도 그렇고. 이해를 해야 완벽히 그를 연기할 수 있었다. 하준이의 입장에선 사랑하니까 좋아하는 사람이 있으면 지켜주고 싶은 게 당연하고 그 틀 안에서 벗어나면 엄마에게 혼날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걸 보호해주려고 한 건데 하준이도 스무 살이라 어리니까 잘못된 방식으로 표현한 것 같다. 21살이나 22살 정도 되면 자기가 잘못했던 표현방식을 깨닫고 다르게 성장하지 않을까. 하준이가 나쁜 사람은 아니니까. 짝사랑에 대한 아쉬움은 없다. 작품을 위해서라면 현진이와 다희가 잘되는 그림이 맞다고 본다. 다만 개인적인 욕심으로는 하준이도 누군가랑 잘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도 있었다.”
‘트웬티 트웬티’에서 가장 반전 있는 인물이었던 만큼 박상남의 연기 변신은 다양한 반응들을 불러일으켰다.
“주변 친구들은 지금까지 모습과 다른 캐릭터였다 보니까 무섭다고도 하고 쓰레기라는 말도 들었는데 칭찬이라 생각한다. 고생한 보람이 있는 것 같다. 사실 촬영을 했을 때까지만 해도 하준이가 착하고 진짜 멋있는 캐릭터인 줄 알았다. 그런데 완성된 작품으로 보고 나니까 반응들이 좋지만은 않아서 상처가 되기도 했는데 살짝 전체적인 드라마 틀로 봤을 때는 좋았던 것 같다. 욕을 많이 먹어서 흥미진진했다고 생각한다. 기억에 남는 댓글은 하준이라는 캐릭터를 박상남 배우가 해서 잘 소화했다는 말이 배우로서 사람으로서 칭찬받는 기분이었다.”
박상남은 ‘트웬티 트웬티’를 비롯해 드라마 ‘오빠가 사라졌다’, ‘스탠바이 큐레이터’, ‘김요한 이야기’와 연극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등 웹드라마와 연극 무대를 통해 꾸준히 팬들을 만나고 있다. 웹드라마와 연극만의 매력은 무엇일까.
“드라마는 최상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다. 연극 무대는 틀린 모습도 이해해주지만 드라마는 멋있고 연기하면서 가장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연극 무대는 팬 분들과 직접 소통하고 피드백을 받아서 같이 호흡하는 느낌이다. 실제로도 팬 분들의 호흡에 따라 연극 공연장 분위기나 연기도 달라진다.”
어느덧 데뷔 5년차를 맞은 박상남은 연기를 시작했을 때나 지금이나 연기를 향한 열정은 변함이 없다. 그런 그의 열정은 자연스레 작품에 대한 끊임없는 고민으로 이어졌고 앞으로 보여주고 싶은 게 많은 배우로 성장하고 있다.
“요즘 고민은 항상 똑같은 것 같다. 얼른 또 다른 작품으로 팬 분을 만나 뵙고 싶다. 그런 고민은 작품을 하고 있을 때도 한다. 어떤 모습으로 다가갈지에 대한 고민은 계속 하는 편이다. 호기심이 가는 배우, 해피바이러스를 줄 수 있는 배우로 남고 싶다. 박상남이 또 어떤 작품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궁금증을 자아내는 배우. 매번 다른 캐릭터를 보여주고 싶다.”
끝으로 ‘트웬티 트웬티’는 박상남의 필모그래피에서 어떤 작품으로 기억될까. 박상남은 남은 2020년을 잘 마무리하고 2021년에도 다양한 도전을 이어갈 예정이다.
“박상남이라는 배우를 대중들에게 알린 작품. 저의 색깔을 가장 잘 보여준 작품이고 지금까지 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던 것 같다. 올해를 돌아봤을 때 2020년은 배우로서 많은 사랑을 받아서 감사한 한 해였다. 이제 사랑에 보답할 일 만 남았다.”
[더셀럽 김희서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김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