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기록' 변우석 "나는 나대로, 멋지다…큰 위안얻어" [인터뷰]
입력 2020. 11.03. 07:00:00
[더셀럽 김희서 기자] 배우 변우석이 '청춘기록'을 통해 또 다른 시작을 준비한다. 자신이 걸어온 길을 돌아보며 끊임없이 확인하고 연기에 대해 깊이 고민하는 변우석에게서는 겸손함과 동시에 진중한 모습이 보였다. 앞으로 그가 보여줄 청춘의 얼굴이 기대된다.

tvN 월화드라마 ‘청춘기록’(극본 하명희, 연출 안길호)은 지난 27일 자체 최고 시청률 8.7%(닐슨코리아제공/유료가구기준)를 기록하며 인기리에 종영했다. ‘청춘기록’은 현실의 벽에 절망하지 않고 스스로 꿈과 사랑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청춘들의 성장을 그린 드라마. 극 중 변우석은 소위 ‘금수저’ 연예인으로 망해도 플랜B를 갖춘, 아쉬울 게 없어 보이지만 부모님의 그림자에 벗어나 자신의 힘으로 성공을 열망하는 원해효 역으로 분했다. 자신보다 먼저 꿈을 이룬 친구 사혜준(박보검)을 진심으로 응원하면서도 선의의 경쟁을 펼치는 인물이다.

‘청춘기록’은 20대 청춘 배우 박보검, 박소담과 ‘닥터스’, ‘사랑의 온도’ 등 웰메이드 청춘 드라마를 집필한 하명희 작가의 의기투합으로 방영 전부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여기에 변우석까지 합류하면서 기대를 더했고 이는 첫 방송 시청률이 입증했다. 1회 시청률 6.4%를 기록하며 역대 tvN 월화극 1회 시청률 중 가장 높은 성적을 거뒀다.

“비슷한 나이대의 이야기라 공감도 잘됐고 공감하는 와중에 많은 힘듦과 즐거움이 있었다. 박보검, 박소담 배우나 많은 친구들이랑 이야기하면서 도움을 받고 열심히 촬영했다. 촬영 스텝 분들도 잘 챙겨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워낙 좋은 감독님, 작가님, 배우 분들과 함께 하는 자리다보니 기대도 물론 있었다. 다행히 작품에 많은 분들이 같이 공감을 해주셨던 것 같아 감사했다. 좋은 사람들이 모인 공간에 들어가니까 이 공간 안에서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좋은 드라마를 나로 인해 망치고 싶지 않았고 누가 되지 않아야겠단 생각을 많이 했다. 그래서 최선을 많이 다했다.”

변우석은 5번 이상의 제작진들과 만남을 통해 변우석표 원해효를 만들어갔다. 물리적인 시간이 나타내듯이 초반에 변우석은 원해효를 온전히 이해하기란 쉽지 않았다. 오히려 실제 변우석의 모습은 원해효보다 사혜준에 가까웠다고. 그럼에도 변우석은 부모님의 기대에 부흥해야하는 부담감과 꿈의 격차가 눈에 띄게 벌어진 친구의 모습을 바라보며 박탈감을 느끼는 원해효의 불안한 심리 상태에 먼저 접근했다.

“드라마에 어떻게 나왔으면 하는 것보다 맡은 인물에 충실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잘 표현하고 있으면 되니까. 그래서 해효의 경우 초반에 나오지만 오디션에 대한 이야기와 그런 상황에 마주했을 때 심리 상태가 나오는 부분에 공감이 많이 됐던 것 같다. 처음 대본을 접했을 때도 해효보단 혜준이의 마음에 더 공감이 갔다. 자라온 환경이나 꿈에 대한 반대도 있지만 그 속에서 내 꿈을 향해 달려가는 모습이라든가, 집안이나 부모님의 성향도 저랑은 닮아있지 않아서 여러 방법으로 고민했고 그걸 잘 표현하기위한 공부가 필요했다. 조금 지나다보니 자신의 힘으로 성공하고 싶은 해효의 마음도 공감이 많이 갔다.”

극 중 원해효는 다양한 상황과 입장 관계에 놓인 인물이기도 했다. 같은 꿈을 향해 고군분투하는 사혜준과 동시에 사혜준의 여자친구인 안정하(박소담)을 짝사랑하지만 자신의 감정을 숨겨야했다. 또 친한 친구이던 김진우(권수현)와 여동생인 원해나(조유정)의 비밀 연애를 알게 되고 누군가의 눈에는 든든한 조력자이지만 엄마 김이영(신애라)에게 스스로의 가능성을 입증하기 위해 올곧은 신념을 지켜야했다. 다양한 감정선을 무리없이 소화하며 변우석은 연기적으로도 한 발자국 성장했다.

“주변 인물들 생각을 많이 했다. 진우랑 제 동생 해나를 만날 때 생각, 감정들부터 정하를 바라보는 마음, 친한 친구가 성장을 하면서 도태됐다고 느낄 때의 감정을 많이 고민했고 어려워서 감독님한테 많은 조언을 구하기도 했다. 그런 부분을 잘 쌓아야 해효의 신념이 깨지는 부분에서 공감할 수 있겠다 싶었다. 초반에 해효는 어떤 장면에서 힘을 줘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1회에서 계단을 올라가면서 엄마가 해효한테 ‘내일 쇼 있잖아. 샐러드 챙겨주겠다’는 말을 할 때 ‘혼자 하겠다. 내 힘으로 성공할 수 있다고 했잖아. 그걸 존중해달라’라고 말하는 부분이 있다. 그게 해효의 신념이라 중요하게 생각을 해서 그 연기를 할 때 ‘나는 이런 사람이다’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는데 감독님은 오히려 해효의 이야기는 뒤에서 나오니까 힘을 빼고 나가자 는 말씀을 해주셔서 그때서야 내가 한 장면에 심취해있었다는 걸 깨달았다. 전체적으로 볼 줄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전체적인 맥락을 보는, 시야를 넓힐 수 있게 된 것 같다.”

‘청춘기록’으로 확실히 눈도장을 찍은 변우석은 언뜻 보면 반짝 뜬 라이징 스타같지만 지난 4년간 묵묵히 자신만의 필모그래피를 쌓아온 준비된 배우다. 변우석이 지나온 길은 원해효와도 꽤 닮아있었다. 2016년 tvN ‘디어 마이 프렌즈’를 기점으로 연기를 시작한 당시 변우석의 나이도 ‘청춘기록’ 속 원해효와 같은 26세였다. 이에 묘한 연결 지점으로 변우석은 원해효의 삶 속에서 연기를 처음 시작했을 무렵 자신의 모습을 찾기도 했다.

“의외로 비슷한 부분이 많았던 것 같다. 그동안 제가 경험했던 것들이 어느 정도 드라마에 와 닿았고 처음 배우 생활에 발들일 때 오디션도 많이 보고 떨어지기도 하고 연기를 하면서 많은 욕을 먹었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 힘들기도 했는데 이런 부분이 혜준이랑 해효로 와 닿지는 않았지만 그 경험과 힘듦을 경험해봐서 연기적인 부분이나, 환경적인 부분에 공감이 많이 갔던 것 같다. 사실 연기를 시작하게 된 이유도 어떤 작품을 보고 영감을 받아서가 아니었고 내가 하고 싶고 잘하고 싶은 게 뭔지 고민을 먼저 했다. 연기를 하기 위해 대학교에 가기도 했고 드라마 연기도 하면서 즐기고 있다고 생각했다, 사람들에게 따뜻하고 공감을 줄 수 있는 연기를 하자는 마음이 컸다.”

‘청춘기록’에서는 청춘들의 꿈 뿐 만아니라 이들의 우정, 사랑에 대한 이야기도 함께했다. 극 중 원해효와 사혜준은 “우리가 달라진다면 형편 때문이 아니라 순수함을 잃어서야”라고 말하며 변치 않는 우정을 다짐하는 장면이 등장했다. 향후 어긋날 두 사람의 우정을 보여주기 위한 복선일 가능성을 염두 하기도 했지만 이는 달랐다. 두 사람의 상황은 역전이 되었고 잠시 갈등을 빚기도 했지만 오해는 오래가지 않았고 원해효와 사혜준은 끝까지 진한 우정을 지켜갔다. 이에 변우석은 순수함을 잃는 것을 잊어버린 어릴 적 추억에 빗대었다.

“사회에 들어가다 보면 온전하게 어렸을 때 생각한 부분들보다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되지 않나. 예를 들어서 사회생활에 치이고 그로 인해서 막상 옛날에 즐겼던 추억을 추억 그대로 못 즐기는 것 같다. 실제로 나 같은 경우도 친구들이랑 만나면 어렸을 때 갖고 있던 순수함 보다 다른 걸 먼저 생각하기도 하더라. 그래서 친구들과의 만날 때는 그런 순수함을 더 추억하게 되는 것 같다.”

언제나 자신을 향해 있던 스포트라이트가 점차 사혜준에게 쏠리며 상황이 완전히 역전됐고 원해효는 이를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원해효는 잠시 씁쓸함은 느끼지만 결코 열등감에 사로잡히지 않았다. 사혜준은 사혜준대로, 원해효는 원해효대로. 두 사람 모두 타인의 것을 욕심내지도 비교하지 않았다. 뚝심있게 자신만의 길을 걷는 두 사람의 모습은 어쩌면 끝없는 경쟁과 비교 선상에 오르며 치열한 현실과 맞서고 있는 청춘들에게 전하는 위로가 아닐까. 의외로 변우석은 극 중 명대사들 가운데 사혜준이 원해효에게 자격지심을 느끼고 스스로를 다독이는 말이 가슴 깊이 와 닿았다고 밝혔다.

“‘나는 나대로 너는 너대로 멋지다.’라는 말이 와 닿았다. 살다보면 어쩔 수 없이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고 다른 사람들을 보면서 살아가게 된다. 그리고 나는 왜 이것밖에 못하지라는 생각도 든다. 긍정적인 반응을 일으키기도 하지만 그걸 못 넘기더라도 나는 나대로 당신은 당신대로 잘한다고 생각하면 어떨까라는 위안이 됐다. 실제로 저는 제 자신한테 영향을 받는 편이다.”

마지막 회에서 원해효는 군입대를 선택한다. 또한 아직 사혜준에 비해 큰 성공을 누리진 못했지만 현재 자신의 모습이 좋다고 밝히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사혜준을 향한 자격지심이 아닌 스스로의 길을 개척하기로 결심한 원해효의 당찬 포부이자 믿음이었다. 그간 자신이 이뤄왔다고 자신했던 성과들이 엄마의 개입으로 완성된 결과였다는 사실을 깨닫고 괴로운 시간을 보내기도 했지만 이를 계기로 원해효는 한 층 더 성장했다. 변우석 또한 연기를 통해 힘든 시기도 있었지만 그 속에서 분명한 배움과 성장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해효가 어른스러워졌을 거라 생각한다. 해효라는 친구가 군대 안에서 많은 생각을 하고 나와서 이제는 온전히 자신의 힘으로 꿈을 향해 나가는 것. 저는 제가 해온 과거들에 생각을 한다. 그 과거에서 겪은 힘듦을 이겨내고 성장해서도 또 다른 작품을 할 수 있는 거라고 생각했다. 힘이 들기도 하지만 신기하게 힘듦을 경험하고 나면 더 나은 발전을 하더라. 작품을 통해서 한없이 작아진 것도 있고 어느 순간엔 표현이 잘 나와서 만족하고 기쁨이 오기도 하는데 어떤 작품이든 반복인 것 같다.”

‘청춘기록’은 정해진 끝이 없는,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청춘들의 미래를 그대로 담아 열린 결말로 막을 내렸다. 사혜준은 제대 이후에도 변함없이 배우로서 나아가고 안정하는 자신만의 메이크업 샵을 키워갔다. 김진우는 자신만의 스튜디오를 차리고 원해효는 액션스쿨을 다니며 다양한 도전에 임했다. 이들이 또 어떻게 꿈을 이뤄갈지, 그 과정에서 어떻게 넘어질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분명한 것은 성장과 실패를 반복하기에 청춘이라는 것이다. 변우석에게 ‘청춘기록’의 의미를 물었다.

“저희 드라마는 많은 의미를 갖고 있다. 정하 같은 경우 자기가 안정적인 직업을 가질 수 있는데 자기 꿈을 향해 달려가고 혜준이 같은 경우 자기 힘으로 성공하고 싶어하고 진우는 그런 친구를 옆에서 도와주고 그 친구들과 잘 지내고 해효라는 친구도 그렇고 그런 부분에서 제 청춘도 돌아봤다. 여러 가지 감정이 들게 하는 드라마이면서 각 캐릭터들에게 배울 점이 있었다. 도전하고 실패하고 실패한 걸 다시 도전하는 그런 게 청춘이라 생각한다. 저의 청춘 역시 깨지고 계속 메꾸어 가고 있다. 이 반복의 과정이 청춘이라 생각하고 이 과정이 꼭 2030대가 아니라 3040대도 포함되고 나이는 상관이 없는 것 같다. 앞으로도 청춘이고 싶다.”

‘청춘기록’을 무사히 마친 변우석의 다음 행보는 스크린을 통해 만나게 됐다. 연달아 청춘을 소재로 한 작품을 통해 만나는 변우석의 또다른 모습이 기대되는 바다. 앞으로도 청춘에 대해 표현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은 변우석에게 올해 청춘은 어떻게 기록될까. 그는 한창 촬영 중인 영화 ‘소울메이트’와 관련지어 앞으로의 목표를 전했다.

“청춘에 대한 이야기는 언제든 관심이 있고 캐릭터가 성장하는 모습을 통해 경험에 대한 생각들도 잡혀가는 것 같다. ‘청춘기록’이라는 작품을 만나서 또 다른 시작을 할 수 있었다. 많이 아팠기도 했지만 저한테는 고맙고 감사한 청춘의 시간이었다. 현재는 ‘소울메이트’라는 작품을 촬영하고 있는데 잘 찍어서 사람들에게 잘 보여드리고 싶다. 그렇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하고 있고 그 친구의 감정을 사람들이 잘 공감해줬으면 좋겠다. 이번 작품까지 잘 마무리하자가 연말 목표다.”

[더셀럽 김희서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바로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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