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수향 "'내가 가장 예뻤을 때'=또 다른 기회, 잘하고 싶었다"[인터뷰]
- 입력 2020. 11.03. 07:00:00
- [더셀럽 박수정 기자] "욕먹을 각오로 들어간 작품이었어요"
데뷔 10년 차 배우 임수향에게도 MBC 수목드라마 '내가 가장 예뻤을 때'는 어려운 숙제였다. 첫 정통 멜로 도전작이기도 했지만, '형수와 도련님의 사랑'이라는 파격적인 소재의 드라마였기 때문에 주인공이 짊어져야 하는 부담감도 컸다. JTBC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MBN '우아한 가' 등 연이어 흥행을 이어온 임수향은 차기작으로 '내가 가장 예뻤을 때'를 선택할 때, 마음을 단단히 먹을 수밖에 없었다.
"많이 배운 작품이다. 연기자로서 많이 고민도 많이 하고, 부족함도 많이 느꼈다. 다양한 감정, 깊은 감정의 폭을 연기할 수 있었던 작품이어서 이런 연기를 할 수 있다는 기회가 왔다는 것에 감사했다. 더 많이 배워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정말 어려웠다. 그래서 더 잘하고 싶었다"
최근 종영한 '내가 가장 예뻤을 때'는 한 여자를 동시에 사랑한 형제의 아슬아슬한 삼각관계를 그린 드라마. 극 중 임수향은 서진(하석진), 서환(지수) 형제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오예지 역을 맡아 절절한 로맨스를 펼쳤다.
"(오예지는) 욕을 먹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누구를 선택하든 욕을 먹을 거니까. 그 부분은 감수하고 들어갔다.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했다. 대본에 예지의 서사가 잘 풀어져있었기 때문에 이런 것들을 어떻게 하면 잘 풀어갈까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했다. 설득력 있게 보여드리기 위해서 가장 많이 노력했다"
임수향은 '내가 가장 예뻤을 때'를 출연작들 중에서 감정 소모가 가장 컸던 작품으로 꼽았다. 마치 데뷔작인 것처럼 이 작품을 위해 임수향은 혼신의 힘을 모두 쏟아부었다.
"연기 선생님을 찾아가서 대본 분석도 하고 리딩도 함께 했다. 대본을 통으로 외우다시피 준비했다. 촬영 중간중간에도 틈틈이 연기 수업도 받았다. 매 회 대본 리딩을 꼭 하고 촬영에 들어갔다. 더 잘 표현하고 싶었다. (촬영을 하면 할수록) 스스로 아쉬운 부분이 느껴지니까 더 열심히 했다. 마음은 큰 데 에너지가 그만큼 따라주지 않으니까 어쩔 땐 한계에 부딪힌 느낌이 들기도 했다. 이번 작품을 통해 정말 많이 배운 것 같다"
임수향은 두 형제 사이를 오가는 오예지를 어떻게 바라봤을까. 그는 "예지의 선택과 사랑에 대해 공감이 갔다.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 생각했다. 서환과 예지는 처음부터 형수와 시동생으로 만난 게 아니지 않냐. 처음 만났을 때부터 두 사람이 서로 잘 통했었던 게 있었다고 생각한다. 남편 서진이 실종된 이후에도 서진의 집에 끝까지 있는 모습을 보고 '왜 저 집에 저러고 있을까? 때려치우고 나가지'라는 생각도 잠시 들기도 했다(웃음) 그런데, 예지라면 그럴 수도 있겠더라. 가족에 대한 열망이 있는 친구이기 때문에 쉽지 놓지 못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파격적인 소재였지만, '내가 가장 예뻤을 때'는 적절한 수위 조절로 정통 멜로만의 서정적인 감성을 잘 살려냈다. 메인 커플임에도 불구하고 오예지와 서환은 그 흔한 키스신과 애정신 하나 없었다.
"제가 받아 본 대본 초고에는 사실 키스신이 있었다. 코로나 19 때문에 촬영 장소가 바뀌기도 했고, 방송 시간대 때문에 심의에도 신경을 썼어야 했다. 여러 사정으로 대본이 전폭 수정됐다. 지금도 물론 만족스러웠지만 파격적으로 더 갔어도 나쁘지 않았을 것 같다"
오예지, 서환의 사랑은 마지막까지 이루어지지 않았다. 최종회에서 두 사람은 서로의 마음을 확인했지만 서로를 가슴에 묻기로 결정한다. 열린 결말로 마무리한 것에 대해 임수향은 "(예지와 서환 로맨스 신에 대해) 아쉬워하는 분들도 계시더라. 어쨌든 금기시되는 사랑 아니냐. 이렇게 마무리됐기 때문에 더 아름답게 남을 수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모든 분들이 불편하지 않으시게 잘 끝냈다고 생각한다"라고 만족감을 표했다.
임수향이 상상해 본 오예지와 서환의 엔딩에 대해서도 전했다. 그는 "중년이 된 예지와 서환이 추억의 장소에서 만나는 엔딩을 상상하기도 했다. '가장 예뻤을 때'를 추억하는 거다. 두 사람이 중년이 됐지만 서로를 잊지 않고 살아가는 느낌을 주는 엔딩은 어땠을까 생각해봤다"라고 털어놨다.
상대 배우로 함께 한 지수, 하석진과의 호흡은 어땠을까. 임수향은 "두 분 다 너무 좋았다. 하석진 오빠는 정말 오빠 같은 느낌이었다. 심적으로 의지를 많이 했다. 지수는 같이 있으면 정말 재밌었다. 착하고 성품이 좋다. 다양한 얼굴을 가진 배우다"라고 칭찬했다.
'내가 가장 예뻤을 때'는 최종회에서 자체 최고 시청률 5%(전국 가구, 닐슨)를 기록하며 수목극 1위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또 한 번 흥행에 성공한 임수향은 "정말 다행이다. 잘 되고 싶었다. 매 작품을 할 때마다 '이번이 나의 기회다'라는 생각으로 임한다. 주인공으로서 가져야 하는 책임감이기도 하니까. 이렇게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어서 다행이다"며 기쁜 마음을 드러냈다.
이어 "이번에 정말 힘들었다. 코로나 19 시국이었기 때문에 촬영 장소 등 제약이 엄청 많았다. 조심해야 하는 것들도 많았고. 추석 연휴도 겹치기도 했고, 장마도 생각보다 길었다. 외부적으로 제약이 많았다. 사고 없이 이렇게 잘 끝난 것만으로도 정말 감사하다"라고 덧붙였다.
오예지, 그리고 '내가예'를 애정해 준 시청자들에게도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좋은 반응들이 정말 많더라. 잠도 못 자고 진짜 힘들었는데 그런 댓글들을 보면서 힘이 났다. 원동력이 됐다"며 웃었다.
임수향은 '내가 가장 예뻤을 때'를 마무리한 후 휴식을 취하며 차기작을 검토한다. 늘 그랬던 것처럼 남은 올해 그리고 앞으로도 쉬지 않고 '열일 모드'로 달리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일하는 게 좋다. 일이 없으면 저는 일 시켜달라고 회사에 전화를 한다. '놀면 뭐하니?'주의다. 연기하는 게 정말 재밌다. 평소에 연기하고 싶다는 말을 정말 많이 한다. 일이 없다면 연기 수업이라도 시켜달라고 한다. 저에게 연기는 스트레스 푸는 방법이다. 연기를 하면 감정들을 다 표출하지 않냐. 그럴 때 묘한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어떤 결과물에 대해 좋은 피드백이 왔을 때는 더할 나위 없이 좋다. 뿌듯하다"
[더셀럽 박수정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FN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