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보예배' 김희선이라 가능했던 '앨리스' [인터뷰]
입력 2020. 11.05. 07:00:00
[더셀럽 신아람 기자] 대한민국에 20대와 40대를 넘나드는 연기를 선보일 수 있는 여배우가 몇이나 있을까. 그야말로 김희선이라 가능했고 김희선이어야만 했던 '앨리스'였다.

지난달 24일 종영한 SBS 금토드라마 '앨리스(극본 김규원, 강철규, 김가영/연출 백수찬)'는 엄마를 닮은 여자, 감정을 잃어버린 남자의 마법 같은 시간여행을 그린 휴먼SF. 닐슨코리아 전국 시청률 기준 9.1%를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앨리스'는 사전제작된 작품이지만 유독 배우들과 합이 좋았던 만큼 김희선에게 아직도 여운이 강하게 남아있는 듯했다. "작품이 끝날 때마다 시원섭섭하단 말을 많이 한다. 이번엔 계속 눈물이 나더라. 고생했다는 생각도 들고 좀 더 잘 할 걸 하는 생각이 들더라. 또 혹여 나 때문에 다른 배우들이 피해를 보지 않았나 생각도 들었다. 좀 더 잘할 수 있었는데 하는 후회가 많았던 작품이다. 나 스스로에게 후회는 많이 남지만 다음 이런 장르물을 하게 된다면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극 중 김희선은 천재 물리학자 윤태이와 모성애가 강한 박선영 두 인물을 연기했다. 김희선은 1인 2역과 동시에 시간 여행과 평생 세계까지 더해진 '앨리스' 설정 속 과거, 미래, 현재를 오가며 복합적 감정을 표현해야 했다. 자칫 시청자들에게 혼란을 줄 수 있는 어려운 설정들을 김희선은 자신만의 연기색깔로 소화해냈다.

"처음에 시간 여행이라는 설정이 어려웠다. 감독님께서 모성애를 잘 살려주셨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시간 여행을 통해서 시청자와 이야기를 함께 풀어나가는 건 태이 역할이라고 생각했다. 세계관이라기 보다 태이를 연기할 땐 시간여행을 와서 자신을 희생하면서 아이를 살리기 위한 엄마의 마음, 모성애를 강조하고 싶었다. 윤태이는 박진겸(주원)과 같이 시간여행을 파헤치면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그런 캐릭터로 묘사되길 바랐다. 한 회, 한 회 대본이 나오면서 헷갈리는 부분이 있었지만 감독님과 많은 대화를 하면서 연구했다"

시간 여행을 소재로 한 작품이기에 김희선은 20대부터 40대까지 폭넓은 나이대를 넘나들며 극을 이끌었다. 그야말로 김희선이라 가능했고 김희선이어야만 했던 ‘앨리스’ 속 박선영과 윤태이였다는 호평이다. 여기에 화려한 액션 연기까지 완벽히 소화해냈다.

"20대 연기할 땐 SBS '토마토'(1999)에서처럼 헤어밴드도 하고 손목에 곱창밴드를 해서 포인트를 줬다. 액션 연기는 생각보다 결과가 너무 잘나와서 욕심이 나더라. 액션스쿨을 다니면서 합도 맞추고 연습을 했는데 그 과정이 너무 재밌었다. 연기를 하다보면 촬영 현장에서 동선을 맞춰보고 사전에 합을 맞춰본다. 그렇게 함께 연습하고 합을 짜는 과정들이 재밌었다. 남자 배우들이 액션 연기에 욕심내는 마음이 이해가더라. 결과에 만족스럽다"

그 결과 '앨리스' 마지막 회는 닐슨코리아 수도권 기준 9.8%를 기록하며 동 시간대 전 채널 1위이자 금토드라마 1위를 기록했다. 김희선은 본인이 생각했던 시청률보다 낮아 아쉬움이 남는다면서도 다양한 연기를 선보일 수 있었던 것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선영이의 처녀시절 액션과 아이를 키우면서 아들에 대한 엄마의 모성애, 윤태이의 똑 부러지는 모습 등 다양한 모습을 다 보여드린 것 같아 내심 뿌듯하다. 여러 가지 모습을 보여드린 것에 만족한다. 마음속 시청률은 40%인데 서운하다. 그래도 관심과 높은 화제성에 기운을 받았다"

이처럼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얻었지만 김희선은 이번 캐스팅을 고려했었다고 한다. 그의 가장 큰 고민은 과연 주원 엄마 역할을 맡아 모성애를 잘 살릴 수 있을까였다.

"함께할 작가, 감독, 배우분들을 본다. 같이 살을 맞대고 연기해야 하는 건 배우분들이다. 제일 중요한 건 내 역할이다. 해야 하는 캐릭터를 욕심만 낸다고 할 수 없는 건 할 수 없다. 과연 이걸 해낼 수 있을까, 따라 할 수 있을까 생각하는 편이다. '앨리스'는 특이하게 시놉시스가 없었다. 4부작 대본을 받고 시작했다. 감독님을 보고 선택한 작품이었다"

'앨리스'에서 돋보였던 건 김희선의 연기뿐만 아니라 그의 변함없는 미모였다. 극 중반 20대 대학원생 윤태이가 등장할 때는 과거와 변함없는 눈부신 비주얼을 자랑해 감탄을 자아내기도. 그는 동안 미모 유지 비결로 긍정 마인드를 꼽았다.

"스트레스를 오래 간직 안 하려고 하는 편이다. 좋은 사람들과 술 한잔하면서 스트레스를 풀고 즐겁게 사는 게 동안 미모 비결인 것 같다. 하지만 이십대로 돌아가고 싶진 않다. 이십대엔 내 인생이 아니라 보여지는 배우 김희선으로 산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연기적으로도 수동적으로 움직이는 사람이었다. 지금은 내가 하고 싶은 연기의 방향, 캐릭터 등 주관을 가지고 선택할 수 있는 나이가 돼서 현재가 너무 좋다"

이런 김희선이 듣고 싶은 수식어는 '믿고보는 예쁜배우'란다. 40대가 된 김희선은 수동적인 연기가 아닌 자신만의 색깔과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배우가 됐다. 그런 현재가 만족스럽다는 김희선이다. 25년 동안 대중에게 꾸준한 사랑 받아온 그가 앞으로 또 어떤 연기로 재미와 감동을 선사할지 향후 행보가 기대된다.

"25년 넘게 활동을 했는데 욕심이 끝이 없는 것 같다. 그동안 감독님과 작가님이 나한테 꼭 맞는 옷을 잘 입혀주신 것 같다. 운 좋게 내 성격과 비슷한 캐릭터를 많이 했다. 20대부터 40대가 된 지금까지 배우로서 김희선은 한결같았다. 20대엔 배우로서 내 생각을 많이 담지 못하고 작품에 임한 것 같아서 후회도 되지만 다시 돌아간다 해도 그럴 수밖에 없을 것 같다. 다시 20대로 돌아가 연기를 한다면 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연기자가 되고 싶다. 40대가 되고부터 수동적인 배우가 아닌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게 된 것 같다"

[더셀럽 신아람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힌지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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