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못 고른다’란 말도 들었지만”, 김혜수의 고민과 숙제 [비하인드]
입력 2020. 11.06. 17:24:29
[더셀럽 전예슬 기자] 배우 김혜수가 35년 연기인생 길을 걸어온 소회를 털어놨다.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는 영화 ‘내가 죽던 날’(감독 박지완) 개봉을 앞두고 김혜수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1986년 데뷔한 ‘김혜수’는 ‘충무로의 독보적인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가 선택한 작품과 캐릭터는 늘 변화무쌍했다. 목소리, 연기, 그리고 그가 품은 자태만으로도 김혜수여서, 김혜수이기에 강렬하게 남을 수 있었다.

그러나 김혜수에겐 ‘연기’는 늘 어렵고 고민의 존재였다고 한다. 그는 “저라고 해서 특별한 게 하나도 없다. 하는데 까지 하지만 항상 뭔가 부족하고, 나만 쳐지는 것 같고, 다신 못할 것 같지만 또 하게 되는. ‘우쭈쭈’하다가도 금방 정신 차리게 되고. 그런 감정이 늘 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이 감정이 작품을 시작하기 전에 더 크다. 스크린에 오르면 ‘넌 여기까지야’라는 생각이 또 든다. 이런 감정이 반복적으로 든다”라고 털어놨다.



이러한 감정들이 쌓여 ‘은퇴’를 고심하기도 했다고. 그는 “‘은퇴’라는 말 자체가 너무 큰 의미를 부여하는 말 같지만 일상적으로 경험하는 감정에서 나오는 말이다. 혼자서 생각하고, 친구들에게도 하고, 배우들끼리 모였을 때도 하고. 울면서 하기도 하고, 농담으로도 하는 말이었던 거다”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김혜수에게 ‘연기를 잘 한다는 기준’은 무엇일까. 그는 “모르겠다. 연기를 잘하는 건 가슴으로 느끼게 해주면 좋고, 잘하는 배우라 하지 않나. 연기는 집중과 감정의 진심과 매우 적절한 기교가 이루어져야 하는 거다. 연기를 잘하고 싶은 마음이 물론 있고, 잘하는 배우들을 늘 부러워한다”면서 “저에겐 연기란 카메라 앞에서 이 캐릭터로 장면을 촬영하는데 얼마나, 어디까지 정직할 수 있냐는 거다. 그냥 연기라는 건 100가지를 준비해도 현장에서 잊어버리고 다시 하게 된다. 계획하고 마음의 준비를 한다고 해서 할 수 있는 건 아니다”라고 전했다.

또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해낼 때도 있고,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결국 도달하지 못하고 끝나는 순간도 참 많다”라고 덧붙였다.

그렇기에 ‘내가 죽던 날’은 김혜수에게 더욱 특별하게 다가온 작품이라고 한다. 매 작품마다 주어진 큰 숙제를 풀어가며, 고민의 해답을 찾아가고 있는 그다. 김혜수는 “2030대 때는 배우로서 욕망을 빗겨가는 것도 많았다. 이런 작품을 만난다는 자체가 행운”이라며 “이런 작품을 만나야 다른 것을 보여줄 수 있는 가능성이 생기지 않나. 예전에는 ‘작품을 왜 이렇게 못 고르냐’라는 이야기도 들었다. 나에게 주어진 폭이 그 정도라면 그 안에서 최선을 다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어떠한 배우들도 게으르지 않다. 자기 자신대로 준비를 한다. 이런 기회가 누구에게나 다양하게 제공되는 건 아니다. 그러나 가능성이 있는 배우들, 꾸준히 오래 (연기를) 했지만 무언가를 뛰어넘지 못한다는 것에 대한 판단이나 평가를 유보해주시면 어떨까 싶다”라며 “이런 얘기를 할 수 있는 것은 저도 참 느렸기 때문이다. 그 느린 와중에서도 무언가를 해내가면서 여기까지 온 거다. 실제 역량이 있다고 해도 보여줄 기회가 적다. 저 역시 그랬다. 그 기회는 해낸 사람들에게만 자꾸 가게 되니까. 어쩔 수 없는 당연한 논리이기도 하지만, 저는 저대로 계속 잘 할 거다”라고 했다.

‘내가 죽던 날’은 유서 한 장만 남긴 채 절벽 끝으로 사라진 소녀와 삶의 벼랑 끝에서 사건을 추적하는 형사, 그리고 그들에게 손을 내민 무언의 목격자까지 살아남기 위한 그들 각자의 선택을 그린 작품이다. 오는 12일 개봉.

[더셀럽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 강영호 작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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