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효, 더 단순하고 군더더기 없이 'silence'[인터뷰]
입력 2020. 11.09. 11:45:21
[더셀럽 박수정 기자] 싱어송라이터 우효(OOHYO)가 데뷔EP '소녀감성' 이후 오랜만에 새 EP앨범을 발매했다.

지난달 베일을 벗은 우효의 새 EP 앨범'silence'에는 더블타이틀곡 'Enough'와 '2020'를 비롯해 'Quiet Night', 'New Shoes'까지 총 4곡이 수록됐다.

우효만의 고요한 세계를 엿볼 수 있는 앨범이다. 복잡한 감정들을 한 데 모아놓은 각각의 곡에는 크고 작은 꿈들이 무너질 때의 상황 안에서 느낀 우효의 고민들이 고스란히 담겼다.

최근 우효는 더셀럽과의 서면인터뷰를 통해 새 EP 'silence' 발매 소감과 팬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밝혔다. 다음은 우효와의 일문일답.



Q. 그동안 어떻게 지냈나
- 활동 소식이 별로 없어서 쉬는 것처럼 보였을 수 있지만 그동안 꾸준히 음원 작업을 했습니다. 조금씩 나이를 먹으면서 저에 대해 표현하고 싶은 것들이 정리가 되고 단순해지는 것 같아요.그 래서 이번에도 오랜만에 음원을 발표하게 된 것 같습니다. 기다려주신 찐팬분들께 감사해요.

Q.새 EP 'silence' 발매 소감 궁금하다. 정규앨범 발매했을 당시에는 "할 수 있는 건 다했다. 마음이 후련하다"고 말했었는데, 이번 앨범 발매 후는 어떤가
- 그렇게 비장한 말을 했었나요 제가? 하하. 이번에도 할 수 있는 만큼만 한 것 같습니다. 지난번 앨범에서보다 더 단순하고 군더더기 없이 하고 싶은 말을 한 것 같아서 후련해요.

Q. 늘 마지막처럼 앨범 작업을 한다고 했었는데, 이번에도 그런 마음이었나
- 이번에도 마지막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 나중에 후회하지 않고 만족할 수 있는 앨범이 되게 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나름대로 엄격하게 노래를 선정했고, 제가 아는 선에서 최대한 퀄리티를 높이려는 노력들을 했어요. 전에 해왔던 방식대로 처음의 스케치를 그대로 마무리한 곡들도 있지만 오랜 시간 들으면서 편곡을 추가해 느낌을 더 살릴 수 있었던 곡들도 있어요. 예를 들면 이번에는 'Quiet Night' 이 그렇게 꾸준히 쌓아 올려서 완성할 수 있었던 노래에요.

Q. 앨범 소개글이 굉장히 심오하더라. 이번 앨범을 작업하면서 고민이 많았던 것 같다
- 그동안 제가 갖고 있던 취향이나 목표들이 많이 바뀌었고, 전에는 마음이 시키는 대로, 기분을 따라서 일과 관계에 뛰어들었다면 이제는 저한테 꼭 필요한 것을 챙기고 관리하는 것만도 벅차서 욕심이 많이 없어지는 걸 느껴요. 지금도 바라는 꿈들은 있지만 막연하게 많은 꿈을 꾸는게 아니라 단순하고 작은 바람들만 남은 것 같아요.

Q. 앨범명을 'silence'으로 지은 이유 무엇인가. 앨범 전체를 관통하는 키워드라고 보면 되는 건가
- 밤에 산책하면서 생각을 정리하는 습관이 생겼는데, 조용한 곳에서 음악도 없이 혼자 산책을 하면 정말 고요합니다. 원래는 그런 고요한 시간을 생산적이지 않다고 생각해서 일상에서 잘 챙기지 못했는데, 늘 계획하고 계산하고 감성에 젖는 머릿속을 비우고 나한테 제일 중요한 몇가지에만 집중을 하면 위로도 받고 희망이 생기는 걸 자주 경험해요. 다른 어떤 사람에게 받는 인정보다 그 시간에 드는 생각들이 저를 더 씩씩하고 부드러운 사람이 되게 해주는 것 같아요. 이번에 발표한 노래들은 그런 고요함 속에서 만들게 된 노래들입니다.

Q. 앨범 분위기가 이전 앨범보다 전체적으로 다크하게 느껴진다
- 나이를 떠나서 마음에 안정감이 있는게 참 중요한 것 같아요. 그리고 안정감은 추상적으로 또는 자기 최면으로 얻는 것이 아니라 논리적인 생각으로 얻는 것 같아요. 처음에는 설득력이 있었지만 나중에는 부족함이 드러나는 논리가 아니라 지금같이 코로나로 인해 삶에 여러가지 변수들이 생겨나도 늘 똑같이 그 의미가 변하지 않고 누구에게나 언제나 똑같이 적용되는 논리요. 그런 논리와 가치를 발견하기 전에는 항상 속은 것 같고 뭔가 부족한 것 같은 아픔과 불안이 사람을 힘들게 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 어려움들을 염두에 둔 노래들을 만든 것 같아요.

Q. 싱글 'BRAVE' 이후 약 반년만의 앨범이다. 이번 앨범 준비 기간이 궁금하다. 가장 먼저 만든 곡은 무엇인가
- 정확히 기록을 해두지 않았지만 반년보다 더 긴 것 같아요. 4곡 중 'Quiet Night'의 스케치를 가장 오래 갖고 있었지만 가장 먼저 완성된 곡은 'New Shoes' 입니다. 작사 작곡 편곡 모두 제가 했고 고민할 여지가 별로 없이 단순해서 수월하게 완성할 수 있었어요.

Q. 'Quiet Night', '2020', 'New Shoes', 'Enough'까지 총 4곡이다. 한 곡 한 곡 간단하게 곡 소개를 한다면?
- Quiet Night: 제가 만든 찬양(CCM)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요, 제가 느끼는 하나님의 사랑은 클래식하지만 예스럽지 않고, 웅장하지만 섬세하고, 단순하지만 신비롭고, 느긋하지만 빠르고 정확합니다. 그걸 표현해보고 싶었습니다. 종교가 없는 분들은 그냥 나에게 가장 소중한 존재에 대한 사랑을 표현한 노래로 생각해주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2020: 공동의 가치가 상실된 이 사회에서 가치관의 차이로 인한 팽팽한 긴장감, 답 없는 논쟁으로 인해 마음이 지치는 걸 느낄 때가 많습니다. 가끔 대화에 대한 의욕도 잃고 신뢰할 수 있는 삶의 기준을 찾아 헤맬 때의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New Shoes:저는 아주아주 특이한 사람은 아니지만 평범한 사람도 아닙니다. 모든 사람은 다 유니크한 존재이고 그 중 한 사람으로서 세상의 기준에 나를 맞추는 불편함 그리고 그것을 극복하는 얘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Enough: 세상이 답답하고 좁게 느껴질 때 넓고 높은 밤하늘을 보면서 위로를 얻곤 합니다. 밤하늘을 보며 산책한 경험들에서 영감을 얻었고 저의 부족한 면을 다 알면서도 충분하다고 말하고 감싸주신 모든 분들을 생각하며 만들었습니다. 그 때의 조용하고 단조롭고 특별한 경험을 노래로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Q.더블 타이틀곡으로 '2020', 'Enough'를 정한 이유는?
- 보통 타이틀곡은 많은 사람들이 즐기기 좋은 곡으로 선정하는데 이 두 곡 모두 곡 구성과 스타일이 많은 사람들이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노래라고 생각했습니다.

Q. '성난 도시로부터 멀리' 수록곡 중 카메라를 '우효의 민낯'이라고 표현했었다. 이번 앨범 노래 중 가장 우효와 가까운 곡은 무엇인가?
-'Enough'는 가장 평범한 순간의 저 같은 노래입니다. 저는 가수이기는 하지만 사람들 앞에서의 무대보다는 집에서 피아노를 치면서 잔잔하게 노래를 하는 것에 훨씬 더 익숙해서 제 목소리와 피아노와 비트로만 구성된 'Enough'는 딱 그런 저의 일상의 한 조각을 보여주는 노래입니다.

Q.곡 작업할 때 가장 힘들었던 곡도 있었나. 그 이유는
- 모든 곡이 힘들어요. 작은 하나의 판단으로도 스케치 단계에서는 좋았던 노래가 끝에는 매력을 모두 잃거나 듣기 불편해질 수 있기 때문이에요.

Q. 유난히 애착이 가는 곡 있다면?
- 'New Shoes'를 가장 좋아하는데요, 그동안 무겁거나 슬픈 노래를 많이 불렀는데 단순하면서도 기분 좋은 여유가 느껴지는 노래를 만들게 된 것 같아서입니다.

Q. 이번 앨범에는 모든 곡이 영어 가사로 구성되어 있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 나중에 한국어 버전도 기대해봐도 되나
-저는 처음 곡을 스케치할때 떠오른 가사가 영어면 영어로, 한국어면 한국어로 가사를 만듭니다. 번역을 하면 어색해지기 쉬워서 처음 쓰기 시작한 언어를 바꾸지 않고 사용하는 편입니다.

Q. 노래를 통해 단순히 '흥'이 아니라 스토리를 들려주고 싶다고 했었는데, 이번 앨범을 통해 드려주고자 하는 스토리나 메시지는 무엇인가
-요즘같이 다른 사람들과 온오프라인으로 늘 연결되어있고 SNS로 서로 삶을 공유하는게 일반적인 시대에서는 사람들 앞에서 뭔가를 드러내고 반응을 얻는 것에서 자신의 가치를 찾는 것이 당연하게 느껴질 때도 있는데요, '다른 사람의 눈에 비춰진 나' 에만 초점을 맞추다 보면 다른 사람을 심지어 가장 소중한 사람까지도 자기를 돋보이게 하기 위한 도구로 생각하게 되는 위험이 생기는 것 같아요. 사람들에게 인정 받는 것보다 조용히 기도하거나 받은 사랑을 기억하고 스스로 돌아볼때 진정한 가치가 생겨나는 것 같습니다.

Q. 이전 정규앨범에서도 우효의 '변화'가 돋보였다. 이번 앨범에서 우효 노래의 변화를 보여준 곡은 무엇인가
-'New Shoes'가 전에 발표한 노래들보다 조금은 더 느긋하고 유연해진 저를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Q. 앨범 공개 후 팬들의 반응도 살펴봤는 지, 가장 기억에 남는 반응은
- '자신의 마음을 읽은 것 같다'는 반응들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Q. 최근 휴대폰 광고 CF에 '민들레'가 삽입되면서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역주행 소감은
- 사실은 좀 앳되고 연약하게 들려서 어쩌다 듣게 되면 피하고 싶은 노래이기도 한데, 광고를 통해 편집된 구간만 들으니 더 매력적이게 들려서 좋았습니다. 하하.

Q.'민들레'처럼 발표한 곡들 중에서 '심폐소생송' 됐으면 하는 노래가 있나?
- 제가 많이 좋아하는 노래인데 앨범 수록곡이라서 사람들이 잘 모르는 '카메라'요. 편안하고 씩씩해지는 기분이 들어서 좋아합니다.

Q. 사운드 클라우드 OOHYO'S ROOM에서 공개한 미공개곡들도 인기가 많더라. 그 중에서 '그저그런밤'의 정식 음원 발매를 원하는 팬들이 많은데. 계획이 있으신 지
- '그저그런밤'도 지금 들으면 웃음이 나고 피하고 싶은 노래인데요, 재미로 이것저것 노래를 많이 만들었던 때를 추억하기 위해 사운드클라우드에 올려놨습니다.

Q. tvN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OST '사노라면'에도 참여했다. 우효 스타일로 재해석한 '사노라면', 정말 인상적이었다. 곡 작업 어땠는 지 궁금하다
- 가창으로만 참여했는데요, 가사가 뭉클해서 녹음하면서 여러번 울컥했어요. 힘을 쫙 빼면서도 결연한 의지가 느껴지게 부르고 싶었습니다.

Q.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공연은 어렵겠지만, 언택트 공연이라도 우효의 무대를 기다리는 팬들이 많다. 이번 앨범을 기념해 계획하고 있는 공연이 있나
- 아직 공연 계획은 없고요, 코로나 이후 새로운 상황 속에서 자유롭고 부담없이 활동할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고 있습니다.

Q. 우효 하면, '아이돌의 아이돌' '나만 알고 싶은 인디가수'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는데
- 저에게도 존경하는 분들이 있고 저만 알고 싶은 아티스트들이 있는데요, 그래서 그 마음을 잘 알고 굉장히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부족한데도 좋게 봐주셔서 지금은 받은 것만으로도 충분한 것 같아요.

Q. 우효님에게 2020년은 어떤 한 해였나. 남은 2020년은 어떻게 보내고 싶으신지, 2021년에는 어떤 한 해를 보내고 싶으신지 궁금하다
- 사회적으로 안타까운 소식이 많은 한 해였지만, 한편으로는 마음을 재정비하고 앞으로를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된 것 같습니다. 2021년에는 돈도 시간도 기운도 낭비하지 않고 알뜰하고 재미있게 살고 싶습니다.

Q. 마지막으로 우효의 노래를 기다린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
- 여러분 덕분에 제가 꾸준히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음악으로 표현한 생각들은 저의 작은 일부일뿐이지만 공감해 주셔서 항상 감사합니다. 더 좋은 노래 들려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더셀럽 박수정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문화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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