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우X오달수, 두 ‘이웃사촌’이 견고하게 쌓아가는 사랑과 우정 [종합]
- 입력 2020. 11.11. 17:48:01
- [더셀럽 전예슬 기자] 2년 9개월 만에 빛을 보게 된 영화 ‘이웃사촌’. 주연 배우 오달수의 미투 논란을 뒤로하고 개인에서 가족으로, 가족에서 우리로 쌓아가는 우정과 사랑을 관객들에게 고스란히 전할 수 있을까.
11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이웃사촌’(감독 이환경) 언론배급시사회가 개최됐다. 이날 시사회에는 이환경 감독, 배우 정우, 오달수, 김희원, 김병철, 이유비 등이 참석했다.
지난 2013년 개봉돼 1280만 관객을 동원한 ‘7번방의 선물’ 이후 7년 만에 신작을 내놓게 된 이환경 감독은 “7자와 인연이 많은 것 같다. ‘7번방의 선물’ 이후로 7년 만에 내놓는 영화다. 관객들에게도 죄송스럽다. 오랜 기다림 속에 나온 영화라 긴장도 되고, 많이 떨린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오달수 선배님에게도 너무 떨려서 제 옆에 꼭 계셔달라고 몇 번이나 부탁드렸다. 그러면서 달수 선배님도 많은 힘을 가지고 나와 주셨다.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감사 인사드린다”면서 “저희는 15관에서 영화를 봤다. 연출을 해서 그런지 몰라도 즐겁게 봐주셔서 감사의 말씀 드린다. 오달수 선배님은 제가 늘 ‘라면’이라고 표현한다. 라면 같은 분이시다. 질리지도 않고, 그때 그 맛 그대로 나오고. 먹다가 ‘살 찔 것 같은데’라고 안 먹다 보면 다시 당기는 라면 같은 분이다. 사랑하고, 존중한다”라고 덧붙였다.
오달수는 지난 2018년 ‘미투 논란’에 휩싸인 후 2년 만에 첫 공식석상에 섰다. 그는 “누구보다 마음이 무거웠다. 그래서 영화를 보고 나니까 약 3년 전, 고생했던 배우들, 감독님, 여러 스태프들 노고에 다시 한 번 감사하게 됐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솔직히 영화가 개봉되지 못했다면 저는 아마 평생 마음의 짐을 덜기 힘들었을 것 같다”라며 “그동안 거제도에서 가족들과 농사를 짓고 살았다. 그분들이 항상 옆에 있었다. 제가 생각을 많이 할까봐. 단순한 생각을 하려고 했다. 언젠가 영화가 개봉될 날만 기다리면서 지냈다. ‘행운이 있고, 불행이 있고, 다행이 있다’라는 말이 있지 않나. 감사하고 너무 다행스럽게 개봉 날짜가 정해져서 제 소회는 너무 감사할 따름이다. 평생 짊어지고 갈 짐을 늦춰지고, 시기도 안 좋지만 조금이나마 덜 수 있을 것 같아 감사하게 생각한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이웃사촌’은 좌천 위기의 도청팀이 자택 격리된 정치인 가족의 옆집으로 위장 이사를 오게 돼 낮이고 밤이고 감시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7번방의 선물’에서는 아빠 용구와 딸 예승의 가족의 애를 담았다면 ‘이웃사촌’에서는 가족, 공간, 우정과 사랑이라는 공통적인 키워드를 통해 따뜻한 감동을 전한다. 이환경 감독은 “‘7번방의 선물’에서 교정제도와 사법제도를 꼬집는 영화가 아니었다. 딸과 아버지의 교감과 사랑을 그린 영화였다. 그래서 ‘7번방의 선물’이란 제목이 태어났다”라며 “‘이웃사촌’ 역시 1980년대에 말도 안 되는 자택격리라는 부분과 같이 맞닿으면서 아이러니한 느낌을 재밌게 풀었으면 하는 생각이었다. 정치적 메시지보다 두 남자가 가족, 이웃과 사랑을 나누는 느낌을 어떻게 표현할까 싶었다. 제목도 일반적인 소탈하고 친근감 있는 ‘이웃사촌’으로 정하게 됐다”라고 영화를 소개했다.
정우는 극중 좌천위기의 도청팀장 대권 역을 맡았다. 냉철하고 차가운 인물에서 점차 내면의 변화가 일어나는 인물이다. 정우는 “대권이라는 캐릭터가 처음에는 냉철하고 마치 차갑고, 가부장적인 딱딱한 캐릭터다. 점차 옆집 이웃을 통해서 조금씩 사람 냄새나는 인물로 변해간다. 그 모습들을 폭이 커서 처음과 마지막에는 아예 갑옷을 벗은 듯한 느낌의 사람 냄새나는 인물이 되길 바랐다”라고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한 노력을 전했다.
그는 또 “캐릭터 자체가 감정의 기복도 있고 감정신도 많았다. 대본을 보면서 ‘잘 소화할 수 있을까’ 생각했다. 그런데 시나리오와 캐릭터가 욕심나더라. 선배님, 동료배우들, 저도 마찬가지지만 배우들은 카메라 앞에 서면 ‘외롭다’라는 말을 참 많이 들었다. 매번 작품할 때마다 혼자 맞서야하는 순간들이 있다. 이번 작품에도 마찬가지로 그런 경험들이 꽤 있었다”라고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정우는 “그런데 새로운 경험을 했다. 나의 마음을 이해해주는 달수 선배님, 현장에 가면 연기를 어떻게 하든 다 받아주시는 희원 선배님, 어깨동무하면서 하는 병철이 형, 유비도 마찬가지”라며 “특히 그 중심에는 이환경 감독님께서 정말 큰 힘을 주셨다. 제가 심적으로 힘들어하거나 고민을 넘어서서 힘겨워하는 모습을 볼 때면 항상 현장에서 모든 걸 다 내려놓고, 편안한 마음으로 연기할 수 있게끔 지휘를 해주셨다. 감사한 생각이 든다. 배우로서 경험하기 쉽지 않은 감독님과의 협업, 작업, 귀한 경험을 한 것 같다. 오랜만에 완성된 영화를 보니까 그때 당시 느꼈던 연기 장면의 감정들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것 같다. 감사하면서 뿌듯한 마음이 복합적으로 들었다”라고 말했다.
오달수는 자택격리된 정치인 의식 역으로 분했다. 오달수는 “야당 총재 이전에 한 가정의 아버지이고, 일반 사람들과 전혀 다르지 않은 이웃도 있다. 이웃도 본의 아니게 자택격리를 당하면서 가족들과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평범한, 크게 다르지 않은 인물로 다가가고 싶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웃사촌’은 1985년을 배경으로 해 당시 실존 인물과 실제 사건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오달수가 맡은 캐릭터는 故 김대중 전 대통령을 떠올리게 한다. 실존인물이 연상되는 역할을 소화하는데 고충이 없었냐는 질문에 오달수는 “우리나라 현대 정치를 1950년대부터 생각하면 10년 마다 하혈한다”라며 “많이 듣고, 배우고, 이해하고, 그랬던 시절이 있기 때문에 편견 없이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연기할 수 있었다. 그런 것들은 관객의 몫으로 돌리자는 주안점을 뒀다”라고 했다.
이환경 감독 역시 “1980년대 아이러니한 시기에 대한 이야기를 자택격리를 통해 보여주려 했다. 가족의 사랑, 두 남자의 우정을 초점을 맞추면서 시나리오를 쓰고 연출을 했다. 그러다 보니 저도 모르게 1980년대 정치적 상황을 슬쩍이라도 들여다보지 않을 수 없었던 부분이 있었다. 그때 당시 정세, 경제 등 미술과 음악도 만들어야 했다. 문화를 보다보니 자연스럽게 제 머릿속에 투영됐다”라고 말했다.
이 감독은 “그러나 그런 이야기를 하려고 했던 건 전혀 아니다. 가족의 이야기, 사람들 간의 따뜻한 소통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결말은 그때 당시 정치와 전혀 다르다”라며 “시나리오가 저도 모르게 움직였고, 배우들과 디렉션을 하면서 나왔다. 염두 하면서 가려고 했던 건 아니고, 그런 생각들이 많이 투영된 것은 아니다. 이 영화를 보시는 분들이 그런 느낌으로 보면 덜 즐기셔서 교감과 소통에 대한 이야기, 이웃사람들에 대한 가장 솔직한 이야기로 봐주셨으면 한다”라고 바랐다.
마지막으로 이환경 감독은 “펜데믹 시대 답답하고, 허탈하고, 힘든 관객들의 마음이 백신을 맞듯 ‘이웃사촌’을 보면서 보실 수 있는 해피한 영화로 보였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오달수는 “빛을 못 볼 뻔 했던 영화인데 다시 한 번 더 스태프와 배우들에게 죄송하고 감사하다는 말씀 드린다”라고 했으며 정우는 “한국영화에서 오달수 선배님을 제외한 영화가 과연 뭐가 있을까 생각했을 때 선뜻 생각나는 게 없더라. 많은 작품이 있겠지만 그런 면에서 선배님께서 한국영화에 큰 역할을 해주시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랜만에 관객 입장에서 스크린에 나오는 선배님의 모습을 보면서 반가웠다. 그리고 감사한 생각이 들었다”라고 마무리했다.
‘이웃사촌’은 오는 25일 개봉된다.
[더셀럽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김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