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인의 밥상’ 고등어뭇국·언감자떡구이·돼지뼈국 등 설악산 곰배령 한상
- 입력 2020. 11.19. 19:40:00
- [더셀럽 전예슬 기자] ‘한국인의 밥상’ 설악산 곰배령의 넉넉한 한 상을 만나본다.
19일 오후 방송되는 KBS1 ‘한국인의 밥상’에서는 ‘곰배령 사람들 늦가을에 만나다’ 부제로 꾸며진다.
곰배령에 사람이 사는 마을 중 가장 높은 곳에 자리 잡은 강선마을. 옛날에는 산비탈을 일궈 당귀 농사와 콩, 팥 농사를 짓고, 농사지은 것들을 짊어지고 장터를 다니던 고단한 삶의 고개였다. 팔순을 넘긴 나이에도 농사일을 놓지 못하고 부지런히 몸을 움직이는 조대원, 허순근 어르신 부부. 주변의 사람도 풍경도 세월 따라 변해가지만, 여전히 노부부는 당귀를 덕장에 말리고, 땅을 파서 농사지은 감자와 무를 보관하며 그대로 자리를 지키며 살아가고 있다. 잘 말린 당귀에 닭 한 마리 넣어 끓이며 지나간 추억을 회상한다.
콩과 팥, 그리고 당귀를 지게 가득 짊어지고 장터로 나섰던 조대원 어르신. 며칠을 거쳐 장에 도착해 가져간 물건을 다 팔고 아이들을 위해 고등어를 사서 집으로 돌아왔다고. 넉넉하지 못한 고등어에 물을 가득 붓고 끓였다는 고등어뭇국은 아버지의 고된 삶을 보여준다. 봄이 오면 얼레지나물을 시작으로 곰배령에 나물 뜯으러 갔다는 아내 허순근 씨도 추웠던 곰배령의 기억을 떠올린다. 소 100마리가 고개를 넘어 우시장에 가는 날에는 북적북적했다는 곰배령. 이제는 사라져버린 곰배령의 옛 추억이 담긴 노부부의 밥상을 만나본다.
옆집 살던 오빠, 동생으로 만나 부부의 연을 맺은 두 사람은 3년 전 고향으로 돌아와 농사를 지으며 살고 있다. 박병우 씨는 찬 서리가 내리니 마음이 바쁘다. 배추가 얼기 전에 수확을 서둘러야 하기 때문이다. 귀둔리는 겨울이 길고 봄이 늦어, 늦은 봄에 심어둔 감자 위에 배추와 무를 심어 곰배령식 이모작을 하고 있다. 부지런히 수확해서 김장을 마쳐야 한다는 부부! 김장한다는 소식에 딸들과 사위까지 모였다. 김장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사위들에게 곰배령의 손맛을 보여주려 나선 박순덕 씨. 가을까지 오래 여물어 알이 굵고 맛이 좋은 감자로 감자옹심이를 끓여내고, 겨우내 얼려 삭혀두었다가 만들어 둔 전분으로 언감자떡구이도 만든다. 쫀득한 감자 맛이 겨울이 왔음을 알린다. 날이 추워지면 처마에 높이 매달아 두었던 양미리. 숯불에 굽고 김치를 넣어 조림을 만들면 귀둔리식 별미가 완성된다. 사위들에게 곰배령 손맛 제대로 보여주었으니 이제 본격적으로 김장을 시작한다.
겨울이 다가오면 집마다 가마솥에 다래 넝쿨을 넣고 삶아 설피 만드느라 마을 사람들은 분주했다. 눈이 가득 오면 설피를 신고 길을 내기도 하고 사냥을 나서기도 했다는 설피 마을 사람들. 하지만 이제는 길도 좋아지고 예전처럼 눈도 많이 오지 않는다고. 옛날을 기억하는 원주민들보다 외지에서 와 정착한 귀촌인들이 더 많아지는 요즘, 곰배령의 탐방로가 40일간 통제되면 마을 사람들은 바쁜 일상을 마무리하고 이웃들과 오순도순 모이는 좋은 기회를 맞이한다.
원주민들에게 설피 만드는 법도 배우고 지난날 끓여 먹었다는 돼지뼈국도 만들며 잊혀가는 설피 마을의 옛 추억을 나눈다. 설피 마을로 귀촌하니 자급자족하는 삶을 즐기게 되었다는 사람들은 밭에 나가 늦가을 냉이를 수확해 가을 냉이도 무쳐내고 도토리가루로 배추전도 부치며 곰배령에 와서 터득한 단순하고 소박한 조리법을 선보인다. 다 같이 모여 김치만두를 빚는 설피 마을 사람들. 살아온 지역과 내력이 다르니 빚어낸 모양도 제각각이지만, 곰배령처럼 넉넉하게 서로를 받아주며 살아가는 설피 마을 사람들의 겨울맞이 밥상을 만난다.
‘한국인의 밥상’은 매주 목요일 오후 7시 40분에 방송된다.
[더셀럽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KBS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