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한 시각 ‘럭키 몬스터’, 독립영화에서만 느낄 수 있는 묘미 [씨네리뷰]
입력 2020. 11.30. 16:10:37
[더셀럽 김지영 기자] 뻔하게 흘러가는 듯 포문을 여는 영화 ‘럭키 몬스터’는 관객의 예상을 철저하게 벗어난다. 극 곳곳에 배치된 연출은 이제껏 다른 작품에서는 한 번도 보지 못한 신선함으로 시선을 잡아끌고 극의 말미까지 알 수 없는 흐름으로 이어지지만, 왠지 모르게 또 고개가 끄덕거려진다. 이상하고 특이하면서 독특하다.

오는 3일 개봉하는 ‘럭키 몬스터’(감독 봉준영)는 이름과는 다르게 소심하며 소극적이고 하루하루 어렵게 살아가는 도맹수(김도윤)의 시점으로 시작된다. 녹즙기 판매원인 도맹수는 사채업자에게 폭력을 당하고 아내를 걸고 협박을 하더라도 큰소리하나 내지 못하는 내성적인 성격이다.

수입을 높일 방법은 보이지 않고, 빚에 허덕이다 결국 도맹수는 아내라도 살리기 위해 성리아(장진희)와 위장이혼을 한다. 그러던 중 환청으로 들은 번호로 로또 1등에 당첨되는 행운을 거머쥐고, 사회 하층민에 속했던 도맹수는 돈이라는 권력을 쥐고 변하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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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이상심리에 관심이 있었다는 봉준영 감독은 전작 단편영화 ‘헤르츠’에서도 환청을 소재로 한 바 있다. 이번 작품에서는 봉준영 감독이 직장생활을 끝낸 후 연출에 뛰어들게 되면서 돈이라는 무서움을 실감하고 이를 영화적으로 재구성해 ‘럭키 몬스터’를 탄생시켰다.

극 중에서 도맹수는 환청에 시달리고, 환청은 도맹수의 상상 속 인물 럭키 몬스터(박성준)로 의인화돼 나타난다. 소극적인 도맹수와 달리 럭키 몬스터는 활발하고 쾌활하며 광기에 가까운 모습을 보이면서 소심한 도맹수를 악으로 이끈다. 결국 도맹수는 럭키 몬스터의 말을 따라 로또 1등에 당첨되고, 극단적인 상황에까지 이른다.

‘럭키 몬스터’에서는 신선함이 곳곳에 눈에 띄는데, 환청을 도맹수만을 위한 라디오 프로그램이라고 설정한 것을 시작으로 감각적인 편집과 화면 구성 스타일, 꿈과 현실의 모호한 경계를 조명으로 구분 지은 것, 도맹수의 상상 혹은 꿈일 때는 독특한 사운드를 사용해 그야말로 독립영화에서만 느낄 수 있는 매력을 총집합시켰다. 이번 작품을 통해 처음 장편 영화 연출을 데뷔한 봉준영 감독의 차기작이 더욱 기다려지는 이유다.

더군다나 돈은 영화의 핵심 소재로 작용하는데, 돈이 많아서 가난했던 삶이 풍요로워진다는 식의 물질적인 면은 부각하지 않는다. 도맹수의 삶은 이전과 다를 바 없고 로또 당첨된 후 처음으로 한 행동이 아내를 찾아 헤매고, 아내가 좋아하는 배달음식을 시키는 것뿐이다. 도맹수에게 돈은 자존감을 높여주는 장치이자 도구이며 봉준영 감독이 기자간담회에서 설명한 “돈이 교환의 수단을 넘어서 강력한 힘을 갖거나 초능력처럼 거대한 존재”라는 것에 초점을 맞춰 흔들림 없이 결말까지 달려나간다. 이 때문에 극 초반과 180도 다른 도맹수의 말미 모습이 아이러니하지 않고 고개를 가만히 끄덕거려지게 되는 이유다.

영화 ‘곡성’과 ‘반도’ ‘7호실’ 등에서 인상을 남긴 김도윤과 ‘극한직업’에서 신스틸러였던 장진희의 주연 데뷔작이다. 다소 난해할 수 있는 연기를 매끄럽게 소화하며 더욱 극에 몰입시킨다. ‘럭키 몬스터’ 중반까지 목소리로만 등장하고 그 이후에 혼자 다른 톤으로 연기를 선보이는 럭키 몬스터 역의 박성준 또한 다음 작품에서 하루빨리 만나고 싶어진다.

청소년 관람불가인 ‘럭키 몬스터’는 오는 3일 전국 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러닝타임 92분.

[더셀럽 김지영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 영화 '럭키 몬스터' 포스터,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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