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후조리원' 박하선 "인생 캐릭터 만나 행복, 코믹 연기 고팠다"[인터뷰]
- 입력 2020. 12.11. 06:00:00
- [더셀럽 박수정 기자]"인생 캐릭터를 만나 정말 행복한 한 달이었다. 대본, 연출, 배우, 제작진 모두 완벽한 작품에 함께 해서 영광이었다. 너무 아쉽다. 시즌 2를 꼭 했으면 좋겠다."
제 2의 전성기를 맞이한 배우 박하선이 tvN 월화드라마 '산후조리원' 종영 관련 서면 인터뷰를 통해 작품을 떠나 보내며 시원섭섭한 마음을 전했다.
지난달 호평 속에 종영한 '산후조리원'은 회사에서는 최연소 임원, 병원에서는 최고령 산모 현진이 재난 같은 출산과 조난급 산후조리원 적응기를 거치며 조리원 동기들과 함께 성장해 나가는 격정 출산 느와르. 박하선은 극 중 출산, 육아 만렙인 산후조리원의 여왕벌 조은정 역을 맡아 열연, 독보적인 매력의 인생 캐릭터를 하나 더 추가했다.
박하선은 캐릭터를 소화하기 위해 "'나는 여왕벌이다, 나는 최고다' 생각을 많이 하며 연기했다"라고 밝히며 "우아하고 도도하면서도 웃기고 짠하고 귀엽고 슬프고. 여러 가지 매력과 인간적인 모습이 있는 정말 복합적이고 버라이어티한 캐릭터다. 이 정도로 많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연기할 수 있을지 몰랐다. 그래서 촬영하는 내내 너무 행복하고 즐거웠다. 인생 캐릭터였다"라며 아낌없는 애정을 드러냈다.
실제 박하선은 결혼, 출산으로 '경력 단절'을 경험했었기 때문에 '산후조리원' 인물들에 더욱 깊이 공감했다고 했다.
"(실제) 저는 은정과 현진(엄지원)이 섞여있지 않나 싶다. 현진의 모습도 존재하지만, 은정이라는 인물에 훨씬 애착이 가기도 했다. 현진을 봤을 땐 옛날의 나를 보는 거 같았고, 한참 육아를 하는 동안에는 은정의 힘듦에 공감이 갔기 때문이다. 저랑 조금 더 맞는 인물은 아무래도 은정이 아니었을까 싶다. 저도 출산 후 회복기간 2년여간 일을 하지 못했다. 남편이 워낙 바쁘기도 했고, 저 또한 독박육아도 해본 적 있는데 그때의 저의 모습이 그대로 나왔던 것 같다. 사람은 누구나 외롭기도 하고, 그런 인간적인 면들이 캐릭터에 녹아져 있어서 치열하게 고민하기보다는 자연스럽게 제 모습이 반영된 것 같다."
특히 공감됐던 에피소드는 유명 배우 효린(박시연)의 이야기였다고. 박하선은 "대사 중 '마의 5kg'가 정말 공감되기도 했다. 실제로 '효린' 캐릭터처럼 임신한 동안 십여년 만에 마음 놓고 먹었고, 원 없이 먹어서 너무 행복했었다. 하루에 수박 한 통씩을 먹기도 했다. 막 달에는 의사가 그만 좀 먹으라고 할 정도였다. 그래서 당시에 살도 많이 쪄서 집 밖을 나가는 데 부담이 컸다. 당시에 지인의 결혼식을 간 적이 있었는데 살이 쪄서 저를 못 알아보시는 분들도 있었다. 효린과 거의 똑 같은 입장이었고 남 일 같지 않은 에피소드였다"고 전했다.
'산후조리원'을 함께 만들어나간 엄지원, 최리, 장혜진과의 호흡은 어땠을까. 박하선은 "엄지원 언니와도 처음에는 은정이와 부딪히는 장면이 많았다. 서로 잘해야했다. 그런데 언니가 워낙에 딱풀이 엄마답게 자연스럽게 잘해주셔서 편안했다. 리액션에 대한 지문이 없어도, 저절로 감정들이 나왔던 것 같다. 서로 많이 주고 받으며 시너지가 났던 것 같아 좋았다. 엄지원 언니도 최리 배우도 모두 다 너무 연기 잘하시는 분들이시라 저절로 합이 맞았던 것 같다. 장혜진 언니는 4살 늦둥이 자녀가 있어서 공감대가 많이 형성됐었다. 굉장히 재미있고 편안한분이셔서 마음이 잘 맞았다. "육아가 더 힘들지. 하나도 안 힘들어"라고 하시는데 저도 너무 공감됐다. (웃음) 지치지 않는 에너지가 너무 좋았다"며 동료 배우들을 향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같은 직업을 가진 동료이자 그의 남편인 배우 류수영 역시 '산후조리원'의 애청자였다고. 류수영의 반응에 대해 박하선은 "드라마 상에서 예쁘게 나오다 보니 더 좋아해 주더라. '이러다 집 앞에 줄 서는 거 아냐?'라고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또 드라마가 너무 재미있으니까 많이 웃더라. 본인도 극 중 윤박씨처럼 산후조리원에 실제로 자주 왔었다. 본인도 겪어 본 이야기들이라 그런지 더 재미있어 했고, 특히 아빠들 이야기를 보면서 많이 공감했고, 실제로 '맞아. 밥 잘 안 줘' 라며 공감하더라"고 답했다.
극 중 '해피맨' 하경훈(남윤수)과 조은정의 미묘한 관계에 과몰입한 시청자들도 많았다. 엔딩에서 하경훈이 조은정을 좋아하는 늬앙스를 풍겼고, 조은정은 하경훈을 끝까지 차단하는 모습으로 마무리됐다.
"'사약길 썸' 이라는 반응이 너무 재밌었다. 대체 무슨 말인가 싶어 찾아보니, '이루어질 수 없는 사이임을 알면서도 응원하게 되는 경우'를 뜻하더라. 작가님께서 해피맨과 은정의 이야기를 넣은 건, 엄마이기 전에 여전히 사랑받고 싶고 사랑하고 싶은 여자인 은정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담은 것이라고 들었다. 마지막 회에서 은정이가 라디오에서 경훈이 연주했던 곡이 흘러나오자 조용히 끄는 장면이 있다. 이런 은정의 행동을 궁금해하는 시청자분도 계셨는데, 이 장면이 은정의 심경을 대변하는 장면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흔들리면 안 돼'라는 암시와 함께 두 사람이 서로 어느 정도 감정이 있었구나 여지를 증명해주는 씬이 아니었나 생각도 됐고, 시즌2로 가는 복선이 아닌가도 싶었다. (웃음) 남윤수 씨는 '인간수업'이라는 작품을 너무 잘 봤고, 잘 될 친구라고 생각했다. 제가 낯을 많이 가리는 편이라 드라마 종영 즈음에 친해져서 아쉬웠다. 마지막 촬영이 끝나고 서로 다른 작품에서 다시 보자고 했었는데, 각자 또 새롭게 성장한 모습으로 만났으면 좋겠다."
'산후조리원'을 통해 과거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을 뛰어넘는 코믹 연기로, 시청자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한 박하선은 "사실 코믹 연기가 많이 고팠다. 주변 사람들을 웃기는 것도 좋아한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과 '혼술남녀' 에서도 코믹연기를 했었지만 코미디를 하면 정극이 그립고, 정극을 하면 코미디가 그립더라. '평일 오후 세시의 연인'이 많이 정적이고 무거운 작품이어서 끝나고 밝은 걸로 돌아오고 싶었는데 정말 밝게 다시 하게 되어 너무 좋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새롭게 느낀 코믹극의 매력은 이제는 즐기고 재미있게 할 수 있고, 고통이 아니라 희열을 느끼게 해준 장르라는 것. 사실 '하이킥' 때에는 코믹 연기를 하면서도 좀 힘들었었다. '혼술남녀' 때부터 코믹 연기를 즐기기 시작했는데, '산후조리원' 때에는 완전히 즐겼고 저 또한 좋아하는 장르가 되었다. 특히 바주카포 씬을 찍을 때는 굉장히 더웠고 힘들었었는데 사람들은 제가 힘들수록 더 재미있어 하시는 것 같단 생각이 들더라. 좋아하고 즐기는 데에 당할 재간이 없는 걸까 싶었다. 이제는 즐기면서 할 수 있어서 앞으로도 더 잘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더 나이 들기 전에 시트콤도 로코도 또 해 보고 싶다. 저는 '한국의 짐캐리'가 되는 게 목표다(웃음)"며 너스레를 떨었다.
박하선은 드라마는 물론 예능, 라디오까지 병행하며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한 해를 보내고 있다. "제2의 전성기가 오긴 올까 생각했었는데 너무 감사하고 정말 오랜만에 많은 행복감을 느끼고 있다. 그간의 공백기가 영향을 미친 게 아닐까 싶다. 정말 일하고 싶었고 일이 그리웠고, 그래서 쉰만큼 감사한 마음으로 재미있게 열일하고 있다. 회사나 주변에서 많이 걱정해주시는데 정말 전혀 하나도 안 힘들다. 제작 환경이 너무 좋아져서 여러 가지 병행할 수 있게 된 점도 감사드릴 일이다."
아직 하고 싶은 역할이 많다는 박하선은 "저는 이성적인 면이 있어서 장르물에 잘 맞다고 생각하고 또 좋아한다. '쓰리데이즈'에서 액션을 해보긴 했지만 액션을 더 해보고 싶고, 사극, 시대물도 도전해 보고 싶다. 국내 첫 여성 서양화가인 '나혜석'이라는 역사적 인물도 한번 연기해 보고 싶다. 역사상 최초로 이혼에 대한 자기 생각을 쓴 여류 화가이신 걸로 알고 있는데 한번 도전해 보고 싶은 캐릭터다. 의사도 해본 적이 없어서 한번 연기해 보고 싶다"며 연기에 대한 열정을 드러내며 "대중에게 모든 걸 소화할 수 있는 배우, '박하선이 연기하는 건 다 재미있더라'라는 평을 들을 수 있는 믿고 보는 배우, 다음이 기대되는 배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희망했다.
끝으로 박하선은 '산후조리원' 시즌2 제작에 대한 간절한 마음을 재차 드러냈다.
"모두가 바라고 있다. 은정이 캐릭터가 얄밉다가 군림하다가 융화도 됐다가, 또 때로는 약한 엄마처럼 보였다가 굉장히 다채로웠던 것 같다. 그래서 시즌2에서 어린이집 이야기를 하든, 어떤 식으로든 작가님이 잘 써주시지 않을까 싶고 이야깃거리는 무궁무진한 것 같다. 작가님, 감독님, 함께 했던 배우분들 모두에게 감동을 많이 받아서 시즌2가 아니더라도 꼭 다시 함께하고 싶다."
[더셀럽 박수정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키이스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