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년 만의 주연 ‘럭키 몬스터’, 박성준에게서 느낀 진심 [인터뷰②]
- 입력 2020. 12.16. 16:18:40
- [더셀럽 김지영 기자] ①에서 이어집니다
배우 박성준이 대사 한 줄의 작은 단역부터 조연, 그리고 독립영화 주연까지 올라왔다. 출연하고 싶었던 KAFA(한국영화아카데미) 작품으로 만난 ‘럭키 몬스터’를 완벽하게 소화해내기까지 크고 작은 어려움이 따랐지만, 그만큼 배움도 컸다고 털어놨다.
“KAFA 독립영화에 정말 출연해보고 싶었다. 배우 지망생이나 배우를 시작하는 이들에게 독립영화가 조금 더 접근하기 쉽고 그중에서도 KAFA는 정말 작업 하고 싶어 하는 곳이니까. 캐스팅이 확정됐을 때 행복하고 주변에 자랑도 했었는데 전체 리딩하는 순간 부담감이 왔다. ‘큰일났다’ 싶었다. 그래서 전체 리딩 끝나고 회식 자리에서도 즐기질 못하겠더라.(웃음)”
럭키 몬스터의 톤을 제대로 잡지 못해 리딩 때부터 고민이 많았던 그는 촬영 중에 스태프와 감독, 동료 배우들에게 인정을 받기 시작했다. 특히 도맹수 역을 맡은 김도윤은 그에게 “특수하고 특별한 역이지만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 접근하는 게 좋을 것 같다. 네가 등장함으로서 공기가 바뀌는 게 있고 대화하듯이 접근하는 게 좋다”고 조언을 해주기도 했다.
이에 박성준은 김도윤이 촬영하고 있을 때도 촬영장을 맴돌며 그의 연기를 관찰하고 습득했다. 도맹수의 감정을 이해하고 파악하고 있어야 럭키 몬스터를 표현하기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했다.
“도맹수가 악에 받치는 캐릭터로 변하는 것을 볼 땐 저도 혼란스러웠다. 나의 또 다른 자아가 악이 되면 나는 어떤 감정으로 연기를 해야 할지 모르겠어서 고민을 많이 했다. 마지막 장면에서도 도맹수가 악해지면서 목표점을 이뤘을 때 생각보다 기쁜 것보다 다 했다는 것, 이 정도의 에너지가 나올 것이라고 생각했고 촬영에 임했다.”
‘럭키 몬스터’로 떠오른 신예 박성준은 우연히 연기를 시작하게 됐다. 고교시절 CA를 정하는 시간에 원하던 밴드부에 들어가지 못해 마지못해 들어간 곳이 연극부였다. 편하게 보낼 목적으로 들어간 곳에서 뜻밖의 칭찬을 들었고 그것이 연기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됐다.
“연극부 활동을 하면서 인천 연극제에 나가 좋은 평을 받고 선생님에게도 칭찬을 받았다. 중, 고등학교 시절을 통틀어서 선생님에게 칭찬을 받은 게 처음이었다.(웃음) 진로를 결정할 때 연극 칭찬을 받았던 게 생각이 났었고, 연극을 준비할 때도 어느 순간 저도 모르게 야간 자율학습 시간에 몰래 교실에서 나와 지하 연습실로 가고 있더라. 혼자서 주말에 학교에 나가서 연습을 하기도 하고. 그때가 정말 행복했었다. 사실 연극영화과를 잘 몰라서 배우지망생이라고소문난 친구에게 친하지도 않은데 대뜸 찾아가 물어보기도 했다. 그렇게 연기학원을 다니게 됐다.”
우연히 시작하게 된 연기는 박성준의 인생이 됐고, 목표로 자리 잡았다. 시작한 뒤로 순탄한 길을 걷진 않았지만 옆에서 응원해주는 이들이 있어서 무너지지 않고 이어올 수 있었다. 그에게 에너지를 주는 존재가 이제는 가족이다.
“에너지를 주는 순위가 때에 따라서 바뀌는데, 이제는 가족이다. 가족들이 더 좋아한다. 촬영한다고, 작품 한다고 하면 너무 좋아해 주신다. 연기를 시작하고 정말 단역을 많이 했다. 손에 꼽을 수 없을 정도로. 돈벌이가 되는 게 연기밖에 없었다. 겸업을 하긴 했지만. 힘들 땐 단역을 못 나가면 월세를 못 내니까 절박함에 촬영을 할 때도 있었다.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서 연기를 하고 있다고 느낄 땐 오히려 연기를 오래 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에 그만두고 입대했다. 제대하고 초심을 잡는 중에 감사하게 큰 역을 맡게 되고 드라마도 하게 돼서 감사함이 크다.”
짧지 않은 7년의 시간 동안 수많은 고민과 압박, 걱정이 컸으리라 느껴졌다. 그럼에도 연기를 포기하지 않고 처음 꿈을 이어올 수 있는, 박성준을 움직이게 한 원동력은 무엇이었을까. 박성준은 인터뷰 내내 신중한 답변을 이어왔지만, 이 질문에는 더욱 더 진중하게 대답을 이어나갔다.
“21살, 22살 때 첫차, 막차를 타고 대사 한마디를 하러 지방에 내려갔던 제 모습이 원동력인 것 같다. 엑스트라도 해봤고 보조 출연도 해봤고 대사 한마디 하려고 서울에서 경주까지 버스를 타고 혼자 가기도 했다. 한 마디하고 바로 올라오고. 열정이 가득 차 혼자 다니던 제 기억들이 원동력인 것 같다.”
힘든 시간을 거쳐 이제 빛을 보기 시작했다. 최근 ‘럭키 몬스터’ 개봉에 이어 16일 오후 방송되는 JTBC ‘런 온’에서 임시완과 함께 호흡한다. 비록 조연이지만 분량보다는 다른 이미지를 연기할 수 있음에 감사함을 느끼고 있었다.
“단거리 선수 권영일이라는 역할인데 신기록 보유자 1등 선수고 주인공인 임시완 선배님이 맡은 기선겸은 2등 선수라 저랑 절친한 사이다. 겉으로는 나쁜 말을 하지만 속으로는 챙겨주는 그런 스타일이다. 감사하게 촬영하고 있는 건 제가 그동안 옆에서 깐죽거리고 무게감이 없는 역할을 많이 했었는데 이번 작품에서는 처음으로 남자다운 느낌이 난다. 비중에 상관없이 그런 모습으로 앵글에 나온다는 것 자체에 감사함을 느끼고 있다.”
이제야 조금씩 눈을 뜨고 있는 박성준은 배우로서 어떤 목표를 지니고 있을까. 요즘 모든 배우들의 소망이 된 ‘믿고 보는 배우’보다 어떻게 보면 더 평이한 대답이지만, 진심은 더욱 묻어났다.
“유명한 배우가 되고 싶다. ‘유명’이라는 단어에 굉장히 많은 의미들이 들어있는데, 좋은 배우가 되기 전에 좋은 사람이 되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아직 좋은 배우가 안 된 걸로 봐서 좋은 사람도 안 된 것 같다.(웃음) 계속 노력 중인데 기억되는 배우가 되고 싶고, 어느 장소에서 연기하는가에 구애받지 않고 어디서든 기억되는 배우가 되고 싶다.”
[더셀럽 김지영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 KAFA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