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큐 온' 공공조달예산 1% 지원 허점… 혁신시제품제도 운영 효과는?
- 입력 2020. 12.18. 22:50:00
- [더셀럽 김희서 기자] 혁신조달을 통해서 본 혁신의 방법(HOW)에 관한 영상보고를 전한다.
18일 방송되는 KBS1 ‘다큐온’의 ‘혁신의 시간 제 2부-혁신조달 1%의 기적’ 편이 그려진다.
한국은 GDP대비 R&D 투자 세계 1위다. 코로나 와중인 작년에도 중국, 미국, 일본, 스위스에 이어 특허순위 세계 5위를 지켰다. 세계의 혁신센터라는 미국이나, 무섭게 부상하는 중국만큼은 아니지만, 프랑스, 영국, 스위스 등의 기술선진국보다 더 많은 혁신 기술을 개발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파르게 성장했던 한국 경제성장률은 언제부턴가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다. 왜 ‘기술의 혁신’이 ‘경제의 혁신’으로 이어지지 못할까.
시장으로 가지 못하는 기술은 아무리 혁신적이라 해도 무용지물이다. 그런데 정부 R&D를 통해 개발된 기술 중에 시장에 진입한 기술은 17%에 불과하고 그나마도 살아남는 기술은 극소수다. 민간부문에서는 더 심각하다. 의료, 사물인터넷(IOT), 로봇등 고부가가치기술 분야는 수십 년 동안 거대한 해외 다국적기업들의 시장선점으로, 한국 기업이 세계적인 기술을 독자적으로 개발해도 써주지 않는다.
그 기업이 중소기업일 때는 더욱 그렇다. 그래서 기술개발에 뛰어든 이들에게 기술개발과 상품화, 그리고 시장진입에 이르는 과정은 ‘죽음의 계곡’ 이라 불릴 만큼 험난한 미지의 여정이다. 이 과정에서 혁신기술을 가진 수많은 기업들이 세상에 나오기도 전에 사라진다. 이게 오늘 우리의 현실이다. 우리의 중소기업들이 세계적인 기술을 가지고도 시장 진입을 못해 외롭게 사투를 벌이고 있을 때, 유럽의 기술선진국들은 이미 1990년대 말부터 ‘전략적 니치 관리’에 착수했다. 이는 ‘혁신기술을 가진 중소기업’들이 시장에서 살아남도록 공공조달을 통해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개념이다.
특별히 혁신기술을 가진 중소기업의 공공시장 진출을 돕는 조달을 ‘혁신조달’이라고 부르는데 이를 통해 유럽 각국은 지멘스, 필립스, 보다폰 등 유럽의 유수 글로벌기업들을 키웠다. 사실, 오늘날 초우량기업이 된 애플도, 창업 초기 공공조달을 통해 시장에 진출했고, 삼성반도체를 낳은 한국의 컴퓨터 산업도 공공조달을 통해 싹을 틔웠다.
이런 시대의 흐름에 발맞춰 우리 정부도 혁신조달을 내년부터 본격시행하기로 하고 ‘혁신시제품제도’를 시범운영해왔다. 정부R&D지원으로 개발된 기술로 만든 제품 (패스트트랙1), 기업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혁신제품 (패스트 트랙 2), 공공기관과 기업이 함께 개발한 혁신제품(패스트 트랙3) 중 우수 제품을 혁신시제품으로 지정하는 한편, 구매를 촉진하기 위해 각 공공기관 및 지자체가 1년 조달 예산 중 1%를 시범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획기적인 재량권을 부여했다. 단지 1%의 혁신구매와 그로부터 2년, 어떤 변화가 일어났을까.
혁신시제품으로 지정된 세계 최초의 고위험성 바이러스 다중진단 키트는 ‘한국공공기관 납품’이라는 국가보증의 날개를 달고 유럽, 중동시장에 진출했고 최대 시장인 미국 진출을 앞두고 있을 뿐 아니라 10년 적자를 털고 일어나 올 한해만 500억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 11월에 혁신시제품으로 지정된 스마트소화기는 한 달 사이 전년도대비 20배의 매출을 올리며 국내 200개 기관에 팔려나갔다. 기술 강국 스위스 수출도 초읽기다.
지난 5월, 혁신시제품으로 지정된 한 기업의 음압캐리어는 코로나 위기 속에 수많은 감염환자를 살렸을 뿐 아니라 환자를 이송하는 의료진과 소방대원의 2,3차 감염을 막아 화제를 모았다. 이외에도 300여 개의 혁신시제품들이 시장에 진출해 지난 1년 사이에 이들 기업의 매출규모가 공공기관 및 지자체가 시제품 구입에 쓴 예산을 훨씬 웃돌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혁신조달을 통해 작지만 의미 있는 혁신의 씨앗들이 싹을 피우기 시작한 것이다.
공공조달 예산의 1%를 가지고 실험무대에 오른 혁신조달이 어떻게 치열한 경쟁으로 죽음의 계곡에 내몰린 혁신기업들을 살려내고 있는가, 아직은 작아 보이는 혁신의 씨앗들을 미래의 제2, 제3의 애플과 삼성같은 기업으로 키워내기 위해서 혁신조달 제도는 어떻게 운영되어야 하는지를 국내외 기업과 전문가, 그리고 관련 사례를 통해 알아본다. 동시에 ‘혁신의 시간’은 단순히 한 기업의 노력, 정부의 제도만으로 이루어지는 ‘독창’이 아니라 공공기관, 기업 모두가 하나의 목표를 향해 나아갈 때 비로소 가능한 ‘합창’임을 이야기한다.
[더셀럽 김희서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KBS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