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할 수 없는 비밀’, 방영 채널+영화 감상 포인트는?
입력 2021. 01.09. 22:52:54
[더셀럽 김지영 기자]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이 네티즌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9일 EBS1 ‘세계의 명화’에서는 ‘말할 수 없는 비밀’이 방영된다.

2007년 제작된 ‘말할 수 없는 비밀’은 주걸륜이 감독 겸 주연을 맡았고, 계륜미, 황추생, 증개현 등이 출연했다.

피아노 연주에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상륜은 아버지가 교사로 근무하는 음악학교로 전학한다. 첫 날, 학교를 돌아다니던 상륜은 어디선가 들려오는 피아노 소리를 따라간다. 상륜이 도착한 곳은 지금은 쓰이지 않는 구 음악실이다. 음악실로 들어간 상륜은 악보를 정리하던 소녀 샤오위와 친구가 된다.

그런데 상륜이 보기에 샤오위는 조금 남다르다. 수업은 제멋대로 빠지기 일쑤, 어딘지 신출귀몰한 구석도 있다. 궁금해 하는 것들을 물어봐도 “말할 수 없는 비밀”이라며 쉽게 말해주지 않는다. 상륜과 샤오위는 하교를 같이 하거나 도시락을 함께 먹으며, 혹은 피아노에 관한 대화를 나누며 점점 더 가까워진다.

말로 다 전해지지 않는 감정은 피아노 소리에 실어 공유한다. 그러면서도 샤오위는 종종 “나와 함께 있는 시간을 소중히 생각해줘”라고 말한다.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상륜은 샤오위에 관한 사소한 사실들을 더 알게 된다. 심한 천식을 앓고 있다거나, 연습실에서 교실까지 가는 동안의 걸음수를 직접 세어본 적이 있다든가, “오래된 피아노는 소리가 좋지 않으니” 연주는 새 연습실의 피아노로만 친다는 것들이다.

그러던 어느 날, 상륜은 교실 맨 뒷자리에 앉은 샤오위에게 저녁에 연습실에서 만나자는 쪽지를 보낸다. 그런데 연습실을 찾아온 건 샤오위가 아닌 칭요다. 상륜은 실수로 칭요와 입맞춤을 하게 되고, 그 모습을 본 샤오위는 그 뒤로 전혀 나타나지 않는다.

상륜은 한참이나 샤오위의 자취를 찾아 헤매지만 계절이 바뀌어 졸업을 앞둔 때에도 샤오위는 보이지 않는다. 마침내 졸업식 날이 되고, 상륜은 졸업생 대표로 피아노를 연주하던 중 샤오위가 자신의 연주를 듣고 있는 것을 알고 샤오위를 뒤따라간다. 상륜은 샤오위가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사람임을 알고 충격에 빠진다. 상륜은 샤오위가 20년의 시간을 건너 뛰어 자신을 만났다는 것, 샤오위의 “말할 수 없는 비밀”이 타임리프의 수단이었던 것, 타임리프가 가능한 장소가 구 연습실이었다는 것까지 함께 알게 된다. 그리고 샤오위가 그랬던 것처럼 상륜도 샤오위를 만나기 위해 과거로 되돌아가려 하는데 구 연습실은 이미 철거가 진행되고 있다.

주걸륜의 감독 데뷔작인 ‘말할 수 없는 비밀’은 아기자기한 청춘 로맨스이자 약간의 미스터리를 품은 판타지 영화다. ‘운명적인 첫사랑’이란 전통적인 소재는 ‘피아노’와 ‘타임리프’를 만나 더욱 로맨틱하고 신비롭게 피어날 수 있었다. 정작 미스터리의 가장 큰 요소인 샤오위의 정체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반전 효과 자체보다도 타임리프를 다룰 때의 세심한 구성이 더욱 눈에 띄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로맨스 영화의 익숙한 클리셰들, 몇 가지 논리적 결함 정도는 무시해도 좋을만큼 연출과 음악의 안배가 자연스럽고도 빼어나다. 화사하거나 고즈넉한 공간, 맑은 하늘과 근사한 노을, 운명적으로 만난 단짝친구이자 서로에게만 순정을 바치는 소년과 소녀, 시한부의 삶까지 ‘말할 수 없는 비밀’의 모든 요소들이 하이틴로맨스를 예쁘게 완성하고 있다. 그 예쁜 요소들이 작위적이거나 과하게 느껴지지 않는 건 담백한 연출로 ‘조심스럽고도 일관적인’ 첫사랑의 감성을 잘 살려낸 덕이다. 일견 매끄럽지 못하다 느껴질 수 있는 지점들도 그저 찌릿한 마음으로 깊이 품어 안고 싶게 만드는 사랑스러운 영화다.

대개의 좋은 청춘영화들이 그렇듯, ‘말할 수 없는 비밀’도 쉬이 잊지 못할 아름다운 장면들을 품고 있다. 상륜과 위하오가 쇼팽의 연습곡들로 피아노 연주 대결을 하는 장면은 음악에 대한 소년들의 열정과 경외가 잘 나타난다. 싱어송라이터이기도 한 주걸륜은 클래식에도 조예가 깊은데 ‘피아노 연주 대결’은 그의 음악적 취향과 애정이 듬뿍 묻어나는 장면이기도 하다. 물론 영화 속 상륜의 모든 연주도 주걸륜이 직접 소화했다. (다만, CG를 이용해 연주 장면을 살짝 빠르게 돌린 장면도 있다.) 볕이 잘 드는 연습실, 피아노 앞에 나란히 앉아 함께 연주하는 상륜과 샤오위의 모습은 ‘교복 연애’를 꿈꾸는 많은 이들의 가슴을 설레게 만든다. 느릿하게 흩날리는 하얀 먼지, 건조하고 따스한 햇빛, 설렘에 발갛게 물든 소녀의 두 뺨은 여리고 섬세한 첫사랑의 감성을 잘 드러낸다.

서로가 서로의 시간에 실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서 수정펜으로 책상에 사랑의 마음을 새기는 후반부 장면도 가슴 아픈 명장면이다. ‘말할 수 없는 비밀’은 주걸륜의 모교인 대만의 담강예술학교에서 촬영됐다. 담강예술학교의 푸른 잔디, 서양식 교정은 ‘말할 수 없는 비밀’의 순정만화적 요소를 부각시킨다. 실제로 주걸륜은 고교시절 학교의 피아니스트로 활동하기도 했다.

또한 ‘말할 수 없는 비밀’은 한동안 국내 영화시장에서 상당히 침체돼있던 중화권 콘텐츠 붐을 다시 일으킨 작품이기도 하다. 재미있게도 국내에서 ‘말할 수 없는 비밀’은 2007년 가을, 불법 다운로드 파일로 먼저 유통되며 큰 반향을 불러왔다. 청춘스타 주걸륜의 이름도 함께 알려지기 시작한 때다. 불법 다운로드 파일로 먼저 유통된 많은 영화들과는 달리 ‘말할 수 없는 비밀’은 이듬해 1월 소규모로 개봉해 무려 15만 명 이상의 관객을 모으는 저력을 보여줬다. 피아노를 소재로 삼은 로맨스영화와 ‘피아노 대결’이 크게 유행을 타기도 했다.

[더셀럽 김지영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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