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보이 "나에게 힙합이란, 솔직함과 사랑…확신 갖게 돼" [인터뷰]
입력 2021. 01.12. 15:50:20
[더셀럽 김희서 기자]“2020년은 저에게 사두용미(뱀머리에용꼬리)같은 해였다. 용의 꼬리가 되었다면 2021년에는 용의 머리가 되어보고 싶다.”

Mnet 힙합 서바이벌 프로그램 ‘쇼미더머니9’(이하 ‘쇼미9’)에서 최종 영보스(Young Boss) 타이틀을 거머쥔 릴보이를 더셀럽의 서면 인터뷰에서 만났다. 우승의 기쁨에 오래 머물러있기보다 릴보이는 덤덤하게 그만의 평정심을 유지하면서 자신감 있는 모습이 글자를 통해 와닿았다.

2011년 힙합 듀오 긱스(Geeks) 멤버로 데뷔한 릴보이는 ‘Officially Missing You’, ‘어때’ ‘FLY’ 등을 발표하며 자신만의 음악관을 펼쳐왔다. 지난해 1년의 공백을 깬 릴보이는 9월 싱글 ‘Heartbreak Hotel’을 발매한 뒤 한 달 만에 Mnet ‘쇼미9’에 출사표를 던졌다. ‘쇼미9’ 출연을 야심차게 준비한 계획이 아닌, 엉겁결에 참가했지만 예고편을 통해 라인업으로 첫 공개된 릴보이의 등장은 방영 전부터 큰 화제를 모으며 단숨에 강력한 우승 후보로 손꼽혔다.

릴보이는 자이언티·기리보이와 의기투합해 ‘프릭(Freak)’, ‘내일이 오면’, ‘배드 뉴스 사이퍼 vol.2(Bad News Cypher vol.2)’, ‘온 에어(ON AIR)’, ‘크레딧(CREDIT)’ 등 릴보이 만의 감성으로 가득 채운 무대를 선보였다. 매 무대에 진정성을 담으려고 노력했다는 그의 소신 덕에 릴보이의 무대를 보고 있자면 치열한 경연이라는 사실을 잊을 정도로 강렬한 랩과 비트 속에서 릴보이의 음악은 따스함과 신선한 충격을 안겨줬다.

‘쇼미9’ 지원 당시, 우승을 목표로 삼았지만 경연이 시작된 이후에는 무대마다 최선을 다하는 데에 집중했다는 릴보이는 목표도 이루고 후회 없이 무대에 올랐다. ‘쇼미9’을 통해 큰 자신감을 얻은 릴보이에게 2021년은 많은 것들이 기대되는 한 해다. 음악을 통해 늘 솔직함으로 다가가고 싶다는 그의 신년 소망을 응원하며 릴보이가 밝힌 ‘쇼미9’ 우승 소감, 근황, 음악에 대한 생각, 새로운 계획 등을 일문일답으로 풀어봤다.

◆‘쇼미9’ 종영 후 근황은 어떻게 지내고 있나. 우승을 실감하고 있나.

끝난 당시에는 사실 큰 실감이 안 났었는데 이후로 많은 곳에서 찾아주셔서 바쁘게 지내고 있다. 쉬면서 여유롭게 국밥을 즐길 줄 알았는데 그럴 시간이 생각보다 없다. 스케줄 다니면서 우승자라고 불러주시니까 점점 실감이 나서 지금은 나도 인지하고 있다. 사실 저 이외에 참가하신 다른 분들도 마주치는데 그 분들도 많이 바쁘셔서 활동으로 인해 크게 우승을 실감하고 있지는 않은 것 같다.

◆‘쇼미9’ 지원을 했을 때 가고자하는 목표치를 정했나.

쇼미9 참가를 할 때 목표는 우승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사실 목표가 우승인 것과 그것을 실현하는 것은 별개라서 어디까지 가는데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매번 진출하고 기회가 생길때마다 다른 생각없이 최선을 다했다.

◆2015년 ‘쇼미더머니4’ 이후 5년 만에 재도전했다. 지원한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

영상 감독형 집에서 장난 식으로 #쇼미더머니4 지원이라고 태그해서 올렸는데 생각보다 그 게시물이 화제가 되어 나가야하는지를 고민했었다. 사실 그 고민도 SNS상에 투표를 올려서 선택을 팬 분들에게 맡긴 부분이 있다. 그래서 어쩌다보니 나가야 할 것 같은 상황이 되어 나간 것 같다.

◆이전 시즌과 다르게 이번 ‘쇼미9’은 코로나19여파로 열광적인 관객석의 분위기를 접하지 못하게 된 아쉬움도 컸을 것 같았다.

관객이 있다고 생각하려 노력을 많이 했다. 그리고 확실히 관객 분들이 많이 없으니 제가 잘 했는지에 대한 피드백을 당장 느낄 수 없어서 뭔가 무대를 마치고도 알쏭달쏭한 마음이 컸던 것 같다.

◆‘쇼미9’에서 가장 기억에 남거나 애착이 간 무대는 무엇인가.

파이널 무대 중 ‘Credit’. 가장 기억에 남고 새로워서 좋았다. 마지막 무대이기도 했고 뭔가 평소에 하지 않던 연출과 입지 않던 의상, 그리고 마지막이라는 느낌이 더해져 아직도 나에게 뭔가 싱숭생숭한 감정을 들게 하는 무대였다.

◆반대로 무대를 준비하면서 가장 힘들었거나 어려움을 겪었던 곡은 무엇인가.

‘배드 뉴스 사이퍼 vol.2’가 생각보다 많이 힘들었다. 무대를 준비하면서 관객 분들이 현장에 없다는 점에서 이 곡의 에너지를 잘 전달 할 수 있을지에 대해 걱정도 많이 했다. 그래도 잘 보여주기 위해서 여러 요소들을 준비하면서 애를 많이 썼던 무대였다.

◆라디오 등에서 ‘쇼미9’ 경연 당시 라이벌 상대로 머쉬베놈을 언급했다. 견제 대상이라고 지목한 이유가 있을까.

굉장히 멋있으시고 기세가 강한 분이라고 느꼈다. 제가 보여줄 수 있는 모습과 다른 매력이 이미 충분히 검증된 분이기도 해서 항상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감정을 갖게 되어서 그렇게 생각 했다.

◆‘쇼미9’과 같은 음악 서바이벌 프로그램 특성상, 참가자들은 경연 준비와 녹화 일정을 동시에 소화한다. 촬영 기간 내내 체력적으로도 지쳤을 것 같다.

촬영기간 내내 정말로 자는 시간과 여러 시간들을 쪼개서 준비했다. 저는 그래도 잠을 자야하는 편이라 차에서나 잠깐 집에 들어왔을 때 짬짬이 잤는데 자이언티 형은 3일에 2시간 잔적도 있다고 들었다.

◆무대를 꾸밀 때 가장 중점을 부분은 무엇인가.

항상 곡 준비가 늦게 끝나 무대 준비는 프로듀서(자이언티, 기리보이) 분들이 많이 도와주셨다. 내가 신경써주시기를 말씀드린 부분은 곡에 맞는 무대, 곡이 더 설득력이 있을 수 있는 무대가 되기를 바란다는 부분을 말씀드렸던 기억이 난다.

◆‘쇼미9’에 참가하길 정말 잘했다고 생각이 들었던 순간은 언제인가.

프로듀서들과 동료들과 작업을 함께 하던 순간들인 것 같다. 오랫동안 집에만 있었다보니 주변에 음악을 하는 사람들과 함께 모여서 작업을 하는 경우가 드물었는데, 이번에 붙어서 함께 작업하다보니 확실히 다른 사람들의 에너지도 느껴지고 음악을 대하는 태도에서도 뭔가 나 자신을 환기시켜주어서 오히려 내가 치유되는 기분이었다.

◆릴보이의 ‘내일이 오면’을 비롯해 ‘VVS’, ‘Achoo’, ‘Freak’, ‘뿌리’ ‘악역’ 등 다수의 ‘쇼미9’ 경연곡들이 음원차트 상위권에 진입하며 힙합 흥행을 일궈냈다. 차트 순위도 자주 확인하는 편인가.

가끔 보기는 하는데 제가 안 찾아봐도 주변에서 자꾸 순위를 알려줘서 지인들을 통해 알게 되었을 때가 더 많다.

◆파이널 결승 무대에서 1라운드 생방송 문자 투표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시청자들의 지지를 얻을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이라 생각하나.

솔직함 그리고 좋은 팀원들과 프로듀서, 제작진 분들 등 모든 것이 잘 맞아떨어져서 많은 분들에게 제가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나 모습들이 잘 전달된 덕분이라 생각한다.

◆‘쇼미더머니’ 시리즈를 시작으로 힙합 관련 프로그램들이 많이 생겼다. 다채로운 색의 힙합들이 나타나고 있는데 릴보이가 생각하는 힙합이란 무엇인가.

음악을 하는 아티스트나 듣는 분들에게도 힙합은 각자 다른 의미라고 생각한다. 굳이 말하라면 나에게 힙합은 솔직함, 사랑이 키워드다.

◆‘쇼미9’ 우승 후 주변 반응은 어땠나. SNS 등을 통해 받은 기억에 남는 응원 메시지가 있었나.

축하를 너무 많이 받아서 저를 이렇게 축하를 많이 해주신 것도 감사하다. 특히 기억에 남은 메시지는 수많은 자영업하시는 분들의 메시지다. 이번 시국에 많이 힘들어하셨는데 노래로 위로가 많이 됐다고 보내주셨다. 내 노래가 좋은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 너무 감사한 일이다.

◆‘쇼미9’을 통해 배운 점은 무엇일까.

조금 더 자신 있게 제 음악을 들려드릴 수 있게 된 점이 가장 큰 것 같다. 앨범을 작업 중에도 고민하던 부분이 많았는데 전보다는 확신을 가지고 작업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앞으로 보여줄 릴보이의 음악이 팬들에게 어떤 곡으로 다가갔으면 좋겠나.

솔직한 음악으로 다가갔으면 좋겠다. 내 음악이 항상 밝지는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밝지 않은 부분이 어떤 분들은 공감을 할 수도 있을 것이고 어떤 색깔의 음악이던 사람들에게 ‘나는 지금 이런 감정을 느끼고 있다’라는 것을 전달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2021년에는 영보스로서도 새로운 모습이 기대된다. 향후 릴보이의 활동 계획이 궁금하다.

‘쇼미9’에 출연하기 전부터 작업 중이었던 앨범을 잘 완성하여 들려드리고 싶다. 이 외에도 팬 분들이 기대하시는 여러 아티스트들과의 협업도 계획하고 있다.

[더셀럽 김희서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그랜드라인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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