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나를 해고하지 않는다’ 유다인-오정세, 노동인권을 향한 강렬한 목소리 [종합]
- 입력 2021. 01.19. 17:29:05
- [더셀럽 김지영 기자] 마냥 다른 세상의 이야기가 아닌, 언젠가 ‘내 이야기’가 될 수도 있는 사회 문제를 영화 ‘나는 나를 해고하지 않는다’가 세상과 정면돌파한다. 불합리한 이유로 권고사직하고, 갑작스레 지방발령을 내며 힘들고 어려운 일은 하청업체에 떠넘기는 등의 고용문제를 전면으로 다룬다.
19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는 영화 ‘나는 나를 해고하지 않는다’의 언론배급시사회가 열렸다. 이날 기자간담회는 언택트로 진행돼 유다인, 오정세, 이태겸 감독 등이 참석했다.
영화 ‘나는 나를 해고하지 않는다’는 파견 명령을 받아 하청업체로 가게 된 정은(유다인)이 1년의 시간을 버티고 자신의 자리를 되찾기 위한 여정을 담았다.
이태겸 감독은 “살아가다 보면 힘들 때가 있지 않나. 저도 첫 영화를 만들고 쉽사리 나아지지 않는 환경을 접했다. 그때 사무직 중년 여성이 갑작스럽게 처음 맡는 지방 현장직으로 파견이 됐고, 거기서 버티고 있다는 기사를 보고 이야기를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시나리오를 쓰고 준비를 하면서 우리에게 있어서 직업이 무엇인지,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라는 점을 표현을 하고자 했다”고 영화 연출 계기와 중점을 둔 부분을 밝혔다.
이어 “실제 참고한 이야기는 송전탑 노동자가 아니다. 어떤 현장을 영화적으로 해야 정은과 어울릴까 하는 고민 속에 현장 조사를 하다가 송전탑에 오르는 분들이 계시더라. 가까이 가니 송전탑의 복잡함, 거대함, 어려움이 정은이 처한 상황과 비슷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그런 것과 힘든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상황도 전할 수 있을 것 같았다”며 “누군가는 거기를 오르는 사람이 있고 이를 통해 우리 사회에 처한 힘든 부분을 위안과 의지를 줄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태겸 감독은 직장생활을 경험한 적이 있다며 “직장이 어느 순간 나의 삶이 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갑자기 정리해고가 된다거나 존재, 역할로서 인정을 받지 못하면 극단적인 생각을 하는 것도 현실”이라고 했다. 그는 “직업은 곧 생존이라고 본다. 안정적인 사회 기반이 취약할수록 그 특징이 드러난다. 편의점에서는 막내(오정세)와 정은이 충돌하면서 정은은 막내는 ‘해고가 무섭다’고 얘기하고 정은은 죽음이 무섭다는 뉘앙스로 나온다. 두 인물이 충돌하지만 충돌 속에서 두 인물이 똑같다는 것을 보여준다. 현대 사회에서 우리나라 한국 사회에서 직업이 곧 생명이 되는 점과 관련돼 영화에 녹여보고자 했다”고 말했다.
‘나는 나를 해고하지 않는다’라는 강렬한 제목에 대해서는 “시나리오 초고를 쓰고 난 다음 정은이라고 하는 인물은 깊은 늪 같은 곳에 빠져 있다고 생각했다. 현재 사회에서 우리는 어떤 마음을 가져야 할까, 첫 마음은 무엇일까, 그것은 긍정성이라고 생각했다. 어떤 사람이 무엇이라고 하더라도, 조직이 불합리한 대우를 하더라도 나는 스스로를 인정하겠다, 스스로를 긍정하기를 멈추지 않겠다는 의미로 봤다. 영화의 고용 관계에서 이런 제목을 정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유다인은 “KTX 직원 복직 뉴스를 봤고 십수 년간 어려운 생활을 했던 노동자 관련 다큐멘터리를 보고 시나리오를 봐서 영화만의 이야기로 느껴지지 않았다. 하고 싶다는 생각보다는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런 이야기를 했다는 것에 대해서 부끄럽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
그러면서 “다른 작품을 참고하지는 않았다. 정은과 비슷한 상황에 처한 분들의 뉴스와 다큐멘터리를 참고했다”며 “그분들이 인터뷰하셨을 때의 표정, 말, 울먹임에서 힌트를 얻었다”고 했다.
오정세는 “시나리오를 읽고 막내라는 인물이 저한테 훅 들어왔다. 제 주변에 막내 같은 인물들이 있었다. 참 많이, 성실히 자기 주어지는 환경에서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이 있는데, 제가 감히 봤을 때는 대우를 더 받았으면 좋겠는데 못 받는 아쉬움이 가득 차 있었다. 그때 막내라는 인물을 만났고 그들에게 작은 응원의 손길과 관심으로 이 영화가 만들어지면 저에게 의미있는 영화이지 않을까 싶어서 선택했다”고 출연 계기를 전했다.
그는 “비주얼 적인 면에서는 막내는 어떤 스타일과 복장이 정해진 게 아니라 촬영 당시 제가 가지고 있던 머리, 피부 톤, 정서가 막내일 것 같아서 최대한 오정세가 가지고 있었던 것을 가져오려고 노력을 했다”고 말했다.
극 중 정은의 전사는 한 줄 가량의 대사를 통해 간략하게 설명된다. 이에 유다인은 “여자라는 이유로 이해되지 않고 정당하지 않은 이유로 회사에서 권고사직 위기를 겪고 있고 사방이 벽 같은 상황이라고 생각을 했었다. 여기 아니면 갈 곳이 없고 포기하지 않고 올라서지 않고 어떻게든 나아가겠다는 감정들을 생각하면서 심리적인 것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감독은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려고 했다. 잘 전달이 됐으면 좋겠다”고 희망했고 오정세는 “영화적으로 사회 문제를 드러내는 것에 대해서 누군가는 이런 것을 싫어해서 코믹하고 로맨스 영화를 보기도 하는데, 가끔은 이런 영화를 통해서 사회 문제를 마주하는 의미가 있지 않을까 한다”며 영화 관람을 독려했다.
영화 ‘나는 나를 해고하지 않는다’는 오는 28일 개봉한다.
[더셀럽 김지영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 영화사 진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