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해전야’, 단순한 로그라인서 느끼는 설렘 [씨네리뷰]
- 입력 2021. 02.09. 11:15:31
- [더셀럽 김지영 기자] 새해를 앞두곤 여러 생각이 든다. 지난 1년은 잘 보냈는지, 다가오는 새해에는 어떻게 보낼 것인지. 더욱이 새해를 앞둔 커플들에겐 여러 일이 벌어지지 않을까. 새해의 설렘과 새로운 연인과의 두근거림, 위기를 맞은 커플들의 극복 로맨스 ‘새해전야’가 관객에게 희망찬 메시지와 힐링을 선사한다.
오는 10일 개봉하는 ‘새해전야’는 ‘결혼전야’를 연출한 홍지영 감독의 두 번째 작품. ‘결혼전야’에서 결혼을 앞둔 커플들이 메리지 블루를 겪고 고민과 갈등 끝에 이겨내는 희망찬 이야기를 담았다면 ‘새해전야’는 새해가 밝아오는 시점에서 위기와 내적갈등을 극복하는 네 커플의 이야기를 그린다.
네 커플 중 두 커플은 새로운 인연, 두 커플은 이전부터 관계를 이어오다 여러 난관으로 위기를 맞는다. 지호(김강우)는 강력반에서 좌천돼 효영(유인나)의 신변보호 업무를 맡게 된다. 예민하고 까다로워 보이는 효영의 요청에 지호는 귀찮은 일을 맡은 듯 건성으로 일을 하지만, 점점 그와 가까이 지내면서 마음을 조금씩 연다. 이혼하고 4년 동안 침울하게 지냈던 지호는 효영을 만나면서 점점 밝게 변하며 서로의 긍정 에너지가 된다. 일방적인 남자친구의 이별통보로 인해 홧김에 아르헨티나로 떠난 진아(이연희)는 새로운 곳에서 재헌(유연석)과 마주치게 되면서 새 인연을 맺게 된다.
효영과 지호, 진아와 재헌이 새로운 커플이 된다면, 용찬(이동휘)과 야오린(천두링), 래환(유태오)과 오월(최수영)은 이전부터 관계를 이어오던 커플이다. 용찬은 야오린과 결혼식을 준비하면서 문화차이를 느끼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사기를 당해 결혼자금이 사라져버렸다. 용찬의 누나 용미(염혜란)는 중국어를 하지 못해 야오린과 좀처럼 대화를 나누기 어렵다. 래환은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이지만 신체적 한계를 뛰어넘은 패럴림픽 국가대표 선수다. 운 좋게 에이전시를 만난 듯하지만 세상은 자신에게 편견으로만 바라보고 그의 여자친구 오월(최수영)과도 의도치 않게 다투게 된다.
홍지영 감독은 크리스마스를 기점으로 새해를 앞둔 세상의 들뜬 분위기, 다가오지 않은 미래에 대한 두근거림을 영화에 잘 녹여냈다. 특히나 코로나19 사태가 1년 넘게 장기간으로 이어지면서 이젠 느끼지 못하는 자유분방함을 영화 속에 담아 보는 이들이 대신 만족하게끔 한다. 진아와 재헌이 만난 아르헨티나는 한국에서 느끼는 연말 분위기와 사뭇 달라 설렘과 힐링을 선사한다.
네 커플에게는 엄청난 위기의 계기도, 시련도 없다. 그저 조금 더 행복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새 인연과 만남을 시도하고 원래의 연인과 관계를 이어간다. 특히나 효영, 지호 커플, 진아, 재헌 커플은 어떠한 전제와 목적 없이 자연스럽게 만나 설렘과 두근거림을 자극한다.
홍지영 감독이 영화 전체 분위기에 새해 직전의 무드를 가득 채워넣었지만 각 네 커플은 새해 전과 크게 연관이 없다. 지호와 효영은 서로 일을 하다가 만나게 된 사이, 재헌, 진아는 낯선 여행지에서 이끌리는 사랑, 용찬과 야오린, 래환과 오월은 결혼을 앞두고 외부 요인으로 인해 위기를 맞는 커플이다. 홍지영 감독의 전작 ‘결혼전야’에서 8명의 인물이 모두 결혼 전에 생긴 문제와 심리적 변화를 중점적으로 다룬 것과 달리 ‘새해전야’에서는 제목과 상응하는 커플의 이야기가 부족해 아쉬움을 남긴다.
이 때문에 네 커플의 서사도 부족한 면이 곳곳에서 눈에 띈다. 지호가 효영에게 눈길이 가고 끌리는 이유는 명확하게 드러나지만 효영의 심리는 세밀하게 그려지지 않는다. 야오린이 타지에서 시누이와 가까워지려는 시도는 표현되나 정작 야오린에게 중요한 말을 하지 않는 용찬의 회피형 성격, 이로 인해 용미에게 떠넘겨지는 서사 풀이는 로맨스 영화에서 몰입을 떨어트리게 만든다. 래환과 오월의 위기 극복 과정도 속 시원한 마음보단 찝찝함이 먼저 든다.
한정된 러닝타임에 많은 커플들의 이야기가 그려져 단순하게 흘러가는 건 아쉽지만 충분히 이해가 된다. 많은 등장인물, 복잡한 이야기를 싫어하는 이들에겐 더할 나위 없는 맞춤 영화겠다. 단순한 로그라인이나 가슴이 따스해지는 기분은 충분히 느낄 수 있다. 다가오는 설, 가족과 함께 자극 없이 따뜻한 이야기를 만나고 싶다면 ‘새해전야’가 적격이겠다.
오는 10일 개봉. 러닝타임 114분. 12세 관람가.
[더셀럽 김지영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 영화 '새해전야' 포스터, 스틸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