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김향기 “누구나 미숙한 사람들, 실패해도 괜찮아” [인터뷰]
입력 2021. 02.19. 07:00:00
[더셀럽 전예슬 기자] 눈빛에서 전해지는 ‘울림’이다. ‘미숙해도 괜찮아’라는 메시지로 위로를 건넨 배우 김향기다.

김향기는 최근 ‘아이’ 개봉을 앞두고 화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아이’는 아동학과 졸업반의 보호종료아동 아영(김향기)이 생후 6개월 아이를 홀로 키우는 초보 엄마 영채(류현경)의 아이 혁이의 베이비시터가 되면서 시작되는 따뜻한 위로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김향기는 일찍 어른이 되어버린 아동학과 졸업반의 보호종료아동 아영 역을 맡았다. 대학교 생활을 하지만 보육원을 나와 자립하기 위해 악착같이 살아가기에 좀처럼 웃는 일도, 친구를 사귀는 일도 없다. 그런 아영을 김향기는 어떻게 해석했을까.

“아영은 말로 정의하기 힘들어요. 특성을 다 파악하기가 상황마다 사람에게 오는 외부적인 영향이 있잖아요. 본성에 의해 선택하는 게 달라져서 ‘이건 이렇다’라고 말씀드리기 어려워요. 본인 가치관 속에서 표현하는 방식, 자신의 욕구를 파악해가는 과정, 외부상황을 제외한 것에서 아영과 닮아 있는 것 같아요. 대본을 보면서 내린 최종 결론이죠. 아영이를 이해하는 과정에서 ‘아영이는 왜 이런 선택을 하고, 행동을 할까?’라는 의문이 없어서 대본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었어요. 그리고 감독님과 현경 언니와 함께 대본을 보면서 과한 부분은 수정해갔죠. 이 대사는 안 하는 게 좋겠다 싶은 아이디어가 떠오르더라고요. 그런 게 저와 아영이가 닮은 부분이라 자연스럽게 떠오른 것 같아요.”



보호종료아동이란 아동복지법상 만18세가 돼 보호시설에서 퇴소하는 청소년을 말한다. 어린 시절 함께 했던 보육원 선생님과 친구들이 있지만 이제 어른이 됐고 스스로의 삶을 책임져야 되는 나이가 된 아영을 연기하기 위해 김향기는 먼저 ‘아영’이라는 인물 자체를 파악해갔다.

“보호종료아동분들을 만나 뵙 진 않았어요. 이 인물을 연기하는 사람으로서 여기에 맞춰 ‘아영을 표현해야하는 걸까, 아영이가 가지고 있는 것 중 하나일까?’라고 생각했죠. 본인의 노력으로 채울 수 없는 공허함이 남아있기 때문에 지금 같은 아영이가 표현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보호종료아동이라는 의미를 정확히 모르긴 했어요. (연기를 하며) 알아가는 과정을 갖게 됐죠. 자립하지만 그 현실을 일찍 마주한 사람들이라고 이해하려했어요. 어른으로 살아가기 위해 누구에게 있는 일이지만 일찍 상황을 마주하게 된 친구들이라고 생각했죠. 현실과 타협하는 게 안쓰럽긴 하지만, 한 사람으로서 먼저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아이’는 준비가 안 된 채 어른이 되어버린 두 명이 아이를 통해 성장해가는 아이 같은 어른들의 이야기다. 아영과 영채를 중심으로 여성 서사와 연대를 강조한다. 개봉 전부터 여성 서사 작품으로 이목을 끌었지만 김향기는 단순히 여성 서사를 다뤄 참여한 건 아니라고 말했다.

“흥미를 느낀 부분은 아영이와 제가 많이 닮아있고, 표현되는 방식이 좋아서 하고 싶었어요. 보호종료아동은 남자나 여자가 될 수 있어요. 여성에게 국한된 건 아니잖아요. 그런 인물이 영채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예요. 홀로 아이를 키우는 것도 아버지가 될 수 있어요. 여성, 엄마, 딸로서 작품으로 표현되는 건 어떨까 궁금증이 있었죠. 현실적이지만 따뜻하게 전달되는 게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런 부분들이 차가운 현실 속에서 따뜻함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게 중요한 것 같았죠.”



아영과 영채는 각각 보호종료아동과 싱글맘이라는 설정을 가지고 있다. 감독은 이들을 바라보는 편협한 시선을 정확히 꿰뚫어 이야기 실타래를 풀어가고 있다. 그렇기에 김향기에게도 ‘아이’는 더 특별하고, 새롭게 다가 온 작품이라고 한다.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변호사님 빼고 다 여성분들이에요. 처음에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교수님이나 등장하는 인물들 대부분이 남성이겠구나 생각했죠. ‘어떤 분이 연기하세요?’라고 물었더니 여성분들이라고 하시더라고요. ‘나는 왜 당연히 남성 배우분들이 연기할 거라 생각했지?’ 싶었어요. ‘띵’ 했던 부분이었죠. 저도 모르게 인식하고 있던 부분들이 편협 된 시각일 수 있겠다고 느껴졌어요. 그게 새로웠죠. 이 캐릭터를 ‘여성이 맡아 어떻다’라는 건 없지만, 표현하고, 전달해주고자 하는 메시지가 있었어요. 사소하지만 독특하면서도 새로운 느낌을 받았죠.”

무엇보다 이 영화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일찍 어른이 된 사람들에게 한 걸음 내딛을 수 있도록 격려한다. ‘미숙한 어른’들을 위로하는 ‘아이’. 김향기 또한 “사람은 누구나 다 미숙하고 실패한다고 생각한다. 실패를 해도 상관없다”라고 메시지를 전했다.

“각자의 고충이 있지만 실패를 해도 괜찮아요. 모두가 아이이자 어른이고, 어른이자 아이인 것 같죠. 그래서 세상사는 거 ‘너 멋있다, 나도 멋있을 수 있다, 그렇게 사는 거지 뭐’라고 생각하려 해요. 제 자신에게 솔직 하려고 노력하는 편이죠. 모두 스스로에게 솔직해졌으면 해요. 나는 나니까, 자기 자신과 욕구를 들여다 볼 줄 아는 사람, 그리고 부족함을 인식할 수 있는 사람, 하지만 그런 걸로 인해 타인의 마음과 몸에 상처를 주지 않는 사람이 됐으면 하죠.”

[더셀럽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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