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패티' 신승호 "선수 생활 경험, 배우로서 큰 도움" [인터뷰]
입력 2021. 02.27. 07:00:00
[더셀럽 김희서 기자] 데뷔 이래 첫 영화에 도전한 신승호, ‘더블패티’를 통해 색다른 경험을 맛본 신승호는 영화가 막을 내릴 때쯤 방황하던 청춘에서 한 층 성숙해진 청년으로 성장해있었다. ‘더블패티’ 속 우람은 스크린 데뷔작을 무사히 마친 배우 신승호와도 꽤 닮았다.

지난 17일 개봉한 ‘더블패티’(감독 백승환)는 슬럼프에 빠진 씨름 유망주 우람(신승호)과 고된 현실에 지친 앵커 지망생 현지(배주현)가 따듯한 밥 한 끼를 나누며 서로의 꿈을 응원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신승호는 데뷔 3년 만에 새로운 도전을 펼쳤다. 처음으로 자신의 이름이 걸린 영화가 극장가에 개봉했다. 언론시사회 당시 취재진들과 처음으로 완성된 영화를 본 신승호는 “신기하다. 굉장히 떨린다”라며 바짝 긴장한 소감을 전했다. 개봉을 하루 앞두고 진행됐던 인터뷰 당시에도 신승호는 긴장되면서도 설레는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감사하고 가슴이 벅찼던 것 같다. 지금도 여전히 벅차고 앞으로가 기대된다. (첫 영화를) 보면서 자꾸 웃음이 났고 기분이 좋아졌던 것 같다. 만족도 면에서는 촬영하면서도 제가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했는데 감독님께서 너무 예쁘게 잘 담아주셔서 너무 만족한다.”

의도치 않게 여태껏 출연한 작품에서 단 한 번도 교복을 벗어본 적 없는 신승호. 2018년 웹드라마 ‘에이틴’으로 데뷔한 이후 ‘에이틴2’, JTBC ‘열여덟의 순간’, 넷플릭스 ‘좋아하면 울리는’, KBS2 ‘계약우정’ 등 주로 하이틴물에서 활약한 신승호는 학생 역으로 대중에 꽤 익숙하게 다가왔다. 1995년생으로 올해 27세인 그가 이번에는 꿈의 갈림길에서 방황하는 22세의 청년 우람으로 분했다. 다수의 청춘물과 학원물을 경험한 덕분에 신승호에게는 학생 역을 연기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점들도 생겼다.

“청춘물과 학원물 위주의 작품은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 20대 중반 나이에 학생 역을 하는 것에 있어서 부담이 있었던 건 맞다. 하지만 저한테는 감사한 경험이고 작품이라 생각했고 최대한 극 중 캐릭터가 학생인 만큼 친구들과 융화가 되려고 노력했다. 케미스트리에도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다. 실제로 운동선수로서 학창시절을 살아와서 학교 안에서의 추억이 많지 않지만 제 실제 학창시절을 반영하고 그걸 연기할 때 많이 떠올리면서 준비를 했다.”

영화는 우람이의 방황과 일탈로 시작됐다. 갑작스럽게 아끼던 사람을 잃은 충격에 오랫동안 머물렀던 씨름판을 뛰쳐나왔다. 고향도 떠나 무작정 서울로 상경한 뒤 우람은 코치의 연락도 피한 채 씨름판과 멀어지려했다. 그런 그가 다시 씨름판으로 돌아가는 모습은 묘한 뭉클함을 자아냈다. 신승호는 우람에 대한 분명한 믿음이 있었다고.

“저는 우람이가 꿈에 대한 열정이 있다고 생각했다. 물론 아끼던 형인 선배가 죽으면서 실연으로 씨름판을 떠나서 방황하지만 분명히 스스로 다시 씨름판으로 돌아갈 것을 이미 알고 있다 생각하고 연기에 임했다. 극 중 우람이 나이가 22살인데 실제로 저도 22살에 어려움과 시련을 겪었다. 그때 제가 평생 해온 축구선수생활을 그만두고 집에 왔는데 그때 기억이 많이 나더라. 우람이가 짠하면서 충분히 우람이가 해낼 수 있을 거라 믿었다. 물론 대본을 저는 다 보기도 했지만 운동선수로서 근성과 고집, 자신감이 좋게 작용해서 분명히 다시 꿈을 향해 달려갈 거라 생각했다.”

다부진 체격과 훤칠한 신승호는 풋풋한 학생으로서의 모습과 동시에 운동선수의 모습도 제법 잘 소화해냈다. 단 몇 개월간의 노력으로 이루어진 폼이 아닌 그는 실제로 11년간 축구선수생활을 해왔다. 경험에서 나오는 짬밥 덕분에 신승호는 금방 운동선수의 모습을 완성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축구와 다른 스포츠인 씨름에 적응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고.

“운동선수 역할은 연기자로서 경험했지만 실제로 운동선수들과 함께 훈련했던 건 이번이 처음이다. 감회가 새로웠고 옛날 생각도 났고 운동을 오랜만에 해서 그런지 몇일 안 했는데도 힘들어서 스스로 게을러지더라. 그래도 우람이를 준비하는 과정이 스스로 큰 도전이자 경험이 었다. 저는 축구와 씨름이라는 스포츠가 쓰이는 근육과 중심이 다르다고 생각했다 씨름을 많이 경험하지 않았지만 기초적인 부분을 코치로 받으면서 느꼈던 것은 축구 같은 경우는 사실 서 있는 경우가 거의 없다. 많이 달리고 앞으로 달리는데 씨름은 중심이 항상 뒤에 있다. 씨름에 대해 잘 몰랐을 때는 양 샅바를 잡은 몸으로 다리를 미는 스포츠 정도로만 알았는데 굉장히 지능적이고 힘든 기술들을 요하는 스포츠다.”

씨름선수로서 노출 장면이 많았던 만큼 신승호는 여느 때보다 철저한 식단 관리도 필수였다. 식성이 좋은 편이었기에 먹는 장면에는 전혀 무리가 없었지만 식사를 절제해야하는 순간에는 힘들었다고. 더불어 씨름선수의 모습을 좀 더 실감나게 표현하기 위해 신승호는 난생 처음으로 태닝에도 도전한 색다른 경험을 이야기했다.

“제가 먹는 걸 너무 좋아하는데 노출이 많다보니 신경을 안 쓸 수가 없었다. 먹어야 하는 장면이 있는 날에는 먹기 전후로 최대한 운동을 평소보다 많이 했고 꼭 먹어야 하는 날에는 다른 다이어트 식단 대신 촬영 중 먹는 음식으로 식단을 대신했다. 먹는 게 힘든 적은 없었다. 살면서 먹는 걸 좋아해서 전혀 힘들지 않고 먹는 에피소드의 모든 음식들은 너무 맛있었다. 특히 아구찜 촬영 같은 경우 촬영 바로 다음날 제가 정말 중요한 노출 장면이 있는 날이었는데 아구찜이 너무 맛있더라. 눈물을 머금고 아구찜이랑 볶음밥 한 숟갈만 먹고 촬영을 마쳤다. 또 제가 피부가 워낙 하얀 편이다. 물론 씨름 선수 분들이 다 까만 거 아니지만 육체적으로 실제 운동선수처럼 보이기 위해 태어나서 처음으로 태닝도 했다. 살을 많이 태웠다.”

고열량 고단백 음식들로, 배가 고플 청춘들에게 한 끼 보다 두 끼를 권하고 싶다던 백승환 감독의 의도가 담긴 ‘더블패티’에는 햄버거부터 곱창전골, 짜장면, 물만두, 아귀찜, 제육 덮밥, 고기, 소맥(소주+맥주), 참치마요덮밥 등 한국인들의 다양한 소울푸드가 대거 등장했다. 비록 신승호는 마음껏 즐기진 못했지만 모든 메뉴들을 향해 애정을 드러낸 만큼 그에게 소울푸드는 무엇일까. 그는 소박한 어머니표 집밥을 꼽았다.

“저의 소울푸드라 하면 아무리 생각해봐도 저희 엄마가 해주는 김치찌개인 것 같다. 추억이라 하면 어머니가 요리를 되게 잘하시는데 11년 동안 선수생활을 하면서 기숙사 생활을 하다가 주말에 가끔 외박을 나간다. 몇 끼 못 먹는데 그때 어머니가 만들어주신 김치찌개가 항상 먹고 싶었다. 어머니표 김치찌개가 저의 소울푸드이지 않을까 싶다.”

신승호는 슬럼프를 겪고 다시 일어나는 우람에게 진심으로 공감했다. 운동선수로서의 고충을 누구보다 잘 알았기에 신승호는 22살 때 스스로의 모습을 되돌아보는 시간도 가졌다. 다시 씨름을 시작해야할 이유, 씨름판에 서고 나서 짓는 미소에서 우람은 행복의 의미를 되찾았다는 모습으로 그려졌다. 이에 신승호는 축구선수를 그만두게 된 이유를 빗대어 설명했다.

“축구선수를 그만두게 된 이유는 행복하지 않았다. 부상과 슬럼프도 있었지만 포기한 이유를 말씀드리면 정말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크고 다른 이유보다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컸던 점은 행복하지가 않아서였다. 꽤 오랜 생활 선수 생활을 해 왔는데 11년이라는 그 힘든 시간을 견디고 버텼던 건 힘들어도 행복해서 버텼다. 그런데 그만두기 1~2년 전부터는 행복하고 즐겁지 않았다. 다른 일을 해보려는 것보다 더 이상 이 길은 아니란 생각이 들어서 무작정 그만두었다. 그 이후 어떤 일을 잘 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 주변에 권유를 해주셔서 패션모델에 관심을 갖고 모델로 활동하다가 감사한 분들을 만나서 연기자의 길을 걷게 됐다.”

어느덧 배우로서의 삶을 살고 있는지 3년이 지난 신승호. 지금은 행복한 지에 대한 질문에 망설임 없이 “행복하다”라고 답했다. 오히려 선수로서의 생활이 연기 생활에도 큰 도움이 됐다고 자부했다.

“선수 생활을 그만 둔 것에 후회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물론 너무 힘든 시간이었고 경험이었지만 그 힘들었던 많은 걸 포기한 그 시간이 연기하는 저에게 다 좋은 자양분이 되었다. 지금은 아예 다른 직업으로서 살고 있지만 너무 큰 도움이 되었고 좋지 않은 기억들도 있지만 지금의 저에게 좋은 작용을 하는 것 같다. 배우가 된 지금은 너무 행복하고 즐겁고 제가 축구에 매달리고 최선을 다했던 그 모든 걸 쏟아 부었던 그 시간보다 더 행복하다. 연기에 대한 열정이 점점 더 커질 것 같다. 연기의 매력은 짧게나마 타인의 삶을 살아보는 거라 생각한다. 그리고 그 캐릭터를 들여다보면서 제 실제 삶을 깊게 들여다보고 더 많은 것들을 넓게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되는 것 같다.”

연기를 하면 할수록 열정의 크기가 커지고 있다는 신승호. 연기를 할 수 있음에 감사하다는 그는 앞으로도 초심을 잃지 않는 배우로서의 도약을 꿈꾼다.

“연기 시작한지 얼마 안 되어서 아직까지도 제가 연기를 하고 촬영 현장에 나가는 게 감사하고 신기하다. 작품에 크기나 제가 맡은 캐릭터에 비중보다는 연기를 할 수 있음에 감사하다. 최선을 다해서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더셀럽 김희서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스타쉽엔터테인먼트(킹콩 by 스타쉽)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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