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면’, 85분 러닝타임 이끈 과감한 미장센X사운드 [종합]
- 입력 2021. 03.16. 17:10:16
- [더셀럽 전예슬 기자] 미장센은 과감하고 사운드는 날카롭다. 스타일리시한 영상미가 ‘최면’이란 소재를 신선하게 만든다. 여기에 인간의 ‘죄 의식’에 대한 물음을 던진다. 영화 ‘최면’(감독 최재훈)의 이야기다.
16일 오후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는 ‘최면’ 언론배급시사회가 개최됐다. 이날 시사회에는 최재훈 감독, 배우 이다윗, 조현, 김도훈, 손병호 등이 참석했다.
‘최면’은 최교수(손병호)에 의해 최면 체험을 하게 된 도현(이다윗)과 친구들에게 시작된 악몽의 잔상들과 섬뜩하게 뒤엉킨 소름 끼치는 사건을 그린 공포 스릴러다.
이다윗은 극중 호기심 많은 영문학도 도현 역을 맡았다. 캐릭터에 대해 이다윗은 “도현이라는 친구는 굉장히 생각이 많고 수많은 생각 끝에 판단을 내린다. 친구들 사이에서 있고, 친구들을 중재한다. 겉으로는 착한 모습을 하고 있는데 그 착함이 싸한 느낌이다”라며 “친구들과 기억을 파헤치고 다니는 긴 여정 속에서 죄 의식을 느끼며 본인의 옛날 모습과 마주한다. 원래 심리에 관심 많은 친구”라고 소개했다.
첫 공포영화에 도전한 조현은 왕따에 시달리는 아이돌 멤버 현정 역으로 분했다. 조현은 “현정이는 아이돌인 친구지만 화려한 시선, 모습들을 질투와 시기를 받는 친구다. 최면 안에서는 내면 속 불안한 감정을 가지고 있다. 그걸 표현하고자 레퍼런스가 될 만한 공포영화를 찾아봤다”라고 설명했다.
김도훈 역시 공포 장르에 첫 도전이다. 머리보다 주먹이 빠른 전직 권투선수 병준 역을 맡은 그는 “병준이는 복싱 선수 출신으로 거침없이 행동하는 인물”이라며 “사실 공포영화 보는 걸 무서워한다. 감독님께서 ‘한 번 공포영화 찍으면 괜찮을 거다’라고 하셨는데 다 찍고 나서도 무섭더라”라고 전했다.
교수이자 최면 치료 전문가 최교수를 맡은 손병호는 영화를 처음 본 소감에 대해 “1시간 반 넘게 영화를 본다는 건 집중력이 없으면 안 된다. 정말 놀랍게도 한 치의 흔들림 없이 끝까지 봤다. ‘죄의식을 가지고 어떻게 풀까?’라고 염려스러웠던 부분이 있었는데 오늘 보면서 역시 미술감독 출신답게 CG가 너무 좋았다. 영상의 여러 이미지, 각도들이 최면에 걸린 듯한 느낌이었다. 생각보다 짧은 시기에 좋은 영화를 찍었구나란 생각이 들었다”라며 “저예산이라는 아픔 때문에 빈 구석이 있지만, 여러 장치적인 효과가 너무 좋아 좋게 봤다. 특별 출연을 잘 했구나 싶었다”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최면’은 공포 스릴러의 외피를 두르고, 인간의 간사한 기억에 대해 이야기한다. 최근 대한민국을 뒤흔든 ‘학폭’과 맞닿아 있기도. 이렇듯 영화는 각자 기억하고 있는 과거에 대한 ‘진실성’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최재훈 감독은 “‘최면’은 ‘검객’보다 먼저 썼던 시나리오다. 7년 전인데 그때도 학폭 문제가 있었다. 마침 개봉 시기에 또 학폭 문제가 불거져서 ‘(학폭 문제는) 끊이질 않구나’란 생각이 들었다. 최면 소재로 했지만 죄 의식에 관해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상업영화이기 때문에 최면과 잘 맞을 것 같았다. 무섭게만 보이는 게 아닌 조금이라도 남는 게 뭘까 생각했다. 그 당시에도 학폭과 왕따 문제가 심각해서 풀고 싶었다”라고 밝혔다.
피해자이면서 동시에 가해자를 연기한 배우들도 ‘학폭’과 영화가 던지는 메시지에 대해 의견을 밝혔다. 이다윗은 “시나리오 보고 끌린 건 최면이란 소재지만 감독님과 계속 얘기하면서 생각한 건 죄 의식이다. 전혀 기억에 없다가 그 기억을 스스로 지운 건지, 누군가에 의해 지워진 건지 확실하지 않은 채 살아간다. 알고 보니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였던 혼란스러운 기억들이 섞여있다. 처음에는 가볍게 생각했다. ‘나는 이런 적이 없나?’라고 생각했다. 뭔가 큰 일이 아니더라도, 살면서 누군가에게 작은 상처를 줄 수 있고, 내가 기억을 왜곡 시킬 수 있다는 생각을 하루 종일 하게 됐다. 좋은 사람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는 고민을 이 영화를 통해 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조현은 “시나리오를 처음 봤을 때 재밌었던 소재였다. 피해자, 가해자 입장에서 한 번 더 생각하게 됐다. 요즘 학교폭력, 왕따 등이 많이 이슈가 되지 않나. 청소년 시절에 학폭은 있으면 안 되는, 있어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런 부분에서 유감스럽다고 생각한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김도훈은 “농담 삼아 했던 말 중 ‘피해자는 기억하지만, 가해자는 기억 못 한다’는 말이 있다. 이 영화를 보면서 인간은 자기가 기억하고 싶은 것만 기억하지 않나. 영화에서 죄 의식이라는 주제가 나온다. 영화를 보시는 분들도 한 번 단순히 장르에 얽매이지 않고, 죄 의식에 관해 자기를 돌이켜 봤으면”이라며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진 않았는지 확인해보셨으면 한다”라고 전했다.
최재훈 감독은 마지막으로 “학폭 문제도 있지만 상업영화로 즐겁게 보셨으면”이라며 “이 영화를 보면서 ‘최면을 받으면 이런 느낌일까?’하는 간접 체험을 하셨으면 한다. 결과적으로 자기 최면인 것 같다. 사람들은 ‘이정도면 괜찮아’라는 자기 최면을 건다. 재밌게 즐겼지만 이런 것들이 마음에 남았으면 한다”라고 관전 포인트를 짚었다.
‘최면’은 오는 24일 개봉된다.
[더셀럽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스마일이엔티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