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사곡' 전수경, 연기로 전한 위로 [인터뷰]
- 입력 2021. 03.18. 07:00:00
- [더셀럽 신아람 기자] 전수경이 이번 작품을 위해 새로운 연기 변신에 나섰다. 이전의 화려한 이미지는 버리고 헌신적인 아내 이시은 그 자체로 분해 시청자들의 현실 공감을 자아냈다. 자신의 연기를 보고 많은 사람들이 위로를 받길 바란다는 배우 전수경이다.
지난 1988년 MBC '대학가요제'로 데뷔한 전수경은 1990년 뮤지컬 '캣츠'를 시작으로 '맘마미아' '캣츠' '브로드웨이' 등 대형 뮤지컬에 출연하며 뮤지컬 디바로 입지를 다졌다. 2008년부터는 SBS '떼루아'로 브라운관에 데뷔하며 '언니는 살아있다' '황금빛 내 인생' '복수가 돌아왔다' '미쓰리는 알고 있다' 등 다양한 역할을 통해 배우로서 탄탄한 필모그래피를 쌓아왔다. 이전 작품에서 주로 화려한 역할을 맡았던 그가 '결혼작사 이혼작곡'을 통해 새로운 연기 변신을 선보였다.
지난 14일 종영한 TV조선 토일드라마 '결혼작사 이혼작곡'(이하 '결사곡')은 잘나가는 30대, 40대, 50대 매력적인 세 명의 여주인공에게 닥친 상상도 못 했던 불행에 관한 이야기, 진실한 사랑을 찾는 부부들의 불협화음을 다룬 드라마. 임성한(피비) 작가의 복귀작으로 주목받았던 '결사곡'은 시즌1 종영 전부터 시즌2 제작을 확정했다.
시즌1을 마친 전수경은 "초반부에는 휘몰아치는 감정 연기를 많이 했다. 8부 지나고 과거로 돌아가면서 나한테는 휴식시간이었다. 감정적으로 앞부분들에 힘든 것들이 많았었다. 뒤로 가면서 다른 커플들의 연기가 어떤지를 많이 볼 수 있었던 여유가 생겼던 것 같다"며 종영 소감을 전했다.
극 중 전수경은 일과 살림에 치이며 30년 동안 오로지 남편과 자식만을 챙기며 악착같이 살아온 박해륜(전노민) 부인 이시은 역을 연기했다. 전수경은 이번 역할을 위해 민낯은 물론 헤어 메이크업도 거의 하지 않은 채 이시은 그 자체로 분했다.
"이전에 화려한 역할이나 강렬한 역할을 할 때는 임팩트가 있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거기에 맞춰서 준비를 했었다. 이시은은 내가 했던 것보다 훨씬 더 눈에 띄고 싶어 하고 싶어하지 않는 반대 성향의 캐릭터라서 감춰진 감정들을 최소한으로 연기를 해야 맛이 살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시청자 입장에서 잘 이해할 수 있을까 걱정했다. 그런데 세세한 부분까지 알아봐 주시고 계획한 것처럼 섬세하게 고민한 연기 부분들을 많이 알아봐 주시고 공감해 주셔서 일하는 재미와 보람이 있었다"
여배우로서 헤어, 메이크업을 포기한 채 역할에 임하는 것은 쉽지 않았을 터. 실제 전수경은 이에 대한 부담감이 존재했다고 털어놨다.
"여배우들은 외모에서 영감을 받을 때가 많다. 외모자 신감이 있으려면 머리, 메이크업을 꾸몄을 때 자신감이 생긴다. 이번 역할은 화장도 안하고 머리도 드라이를 받으면 안 됐다. 내가 직접 머리를 틀어올려서 연출했다. 걱정되는 부분도, 무서울 때가 있다. 역할로봐주시면 좋은데 화면이 크다 보니까 얼굴의 단점이 다 드러난다. 부정적인 댓글도 관심이라 생각하고 캐릭터에 집중하기로 했다. 대본에 충실하자고 생각했다"
전수경이 연기한 이시은은 감정을 겉으로 잘 표현하지 않는 캐릭터로 분노, 배신감 등 복합적인 감정을 섬세하게 그려내는 것이 관건이었다. 실제 이혼 경험이 있는 전수경은 이시은 아픔에 공감하며 감정을 억눌러야 하는 연기가 힘들었다고 말했다.
"1회에서 남편이 "나를 떠나면 안 될까"라는 이야기를 했다. 이시은은 머리에 망치를 맞은 것처럼 쓸쓸하게 집으로 돌아와서 자기가 뭘 잘못했는지 돌아보고 남편을 위해 안 입던 란제리를 꺼내 입고 그 마음을 어떻게든 되돌려보려고 노력을 한다. 그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언제 아이들에게 이야기하겠냐고 마음을 굳힌 남편의 말을 듣고 '내가 여태까지 살아왔던 결혼생활은 무엇이었나' 슬픔을 안고 아침 준비를 하는데 소리 내서 울지도 못하는 그런 상황을 연기할 때 가슴이 아팠다. 속으론 너무나도 울고 있지만 감정을 눌러야 하는 연기가 힘들었다"
함께 부부로 호흡을 맞춘 전노민에 대해서는 초반부터 어색한 부분이 드러나지 않고 빨리 자리를 잡게 도와줬다고 고마움을 전하기도.
"'황금빛 내 인생'에서는 형부로 나오고 오랜만에 만났다. 일단 부부로 합을 맞추려면 연기적인 부분도 있지만 오래 살아온 것 같은 눈빛이 중요하다. 부부는 외모도 닮는다고 하지 않나. 오래 살았던 커플이기 때문에 대본에 나온 대로 고등학교 때 만나서 오랜 역사를 같이했던 모습이 나타날 수 있게 눈빛을 자연스럽게 나오길 원했다. 그 부분을 도와달라고 부탁했고 전노민도 친화력이 좋은 배우다. 그런 부분을 열심히 해서 초반부터 어색한 부분이 드러나지 않고 빨리 자리를 잡은 것 같다. 극 중에서도 공통점이 많더라. 전노민이 실제 연애를 많이 안 해본 상태서 결혼을 했고 저도 첫사랑과 결혼을 해서 대본과 잘 맞아떨어졌다"
'결사곡'은 '보고 또 보고', '하늘이시여', '인어 아가씨' 등을 집필한 '막장대모' 피비(Phoebe, 임성한) 작가의 6년만 복귀작으로 방영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다소 자극적인 이혼, 불륜 소재를 그린 탓에 일각에서는 '막장 드라마'라는 평도 있었다. 이에 전수경은 오히려 현실을 잘 그려냈다고 설명했다.
"직접 경험이 아니라 간접 경험을 보고 들어보면 정말 드라마 이상의 스토리가 엄청나게 많다. 각 인물들이 겹쳐서 더 드라마틱하게 보일 수 있지만 실제 생활에서 일어난 일들을 잘 가져왔다고 생각한다. 그 사건과 그걸 마주하는 그 사람의 태도, 감정을 표현하는데 집중한 게 아닌가 싶다. 사건 자체는 사실 막장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지만 그렇다기 보다 현실감 넘치는 요즘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이야기 같다. 우연히 세커플이 사건을 다 겪고 있고 그것들이 합쳐져서 강렬하게 보일 뿐. 떨어뜨려 보면 막장이라는 수식어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전수경 말처럼 세대별 현실 공감을 그린 '결사곡'은 6.9%로 시작해 16주 연속 동시간대 종편 시청률 1위 기록했다. 시즌1이 종영하기도 전에 시즌2 제작을 확정한 '결사곡'은 올 상방기 내 방송 예정이다. 전수경은 시즌2에서는 여성들의 반격이 예상된다며 말을 아꼈다.
"여자들의 반격이 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시즌1에서 임성한 작가가 재료들을 다 풀어놓은 것 같다. 이 재료들을 가지고 어떤 요리가 완성될지 기대하면서 보면 재밌을 것 같다. 시즌2에서 이런저런 충돌이 발생하면서 에너지가 발산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또 이시은의 인생 역경과 시련, 변신 이런 부분들이 시청자들의 공감을 사서 시즌2 초반엔 두 자릿수로 시청률이 올라가면 행복할 것 같다"
끝으로 이시은을 통해 많은 분들이 위로받길 바란다는 전수경은 시즌2에서는 이시은이 자신의 자아를 찾아 사랑받으며 행복해질 수 있는 사람이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댓글에서 이시은과 비슷한 상황을 겪었다는 걸 본 적이 있다. 그럴 때마다 시은이가 제 자신인것 같고 제 모습을 통해서 많은 분들이 위로를 받길 바란다. 이시은이 너무 힘든 과정을 겪고 있지만 궁극적으로 시은이가 행복해졌으면 좋겠다. 어떤 방식으로든 좀 더 멋져지길 바란다. 희생보다는 자신의 자아를 찾으면서 그 안에서 누군가에게 사랑받으면서 행복해질 수 있는 사람이면 좋겠다"
[더셀럽 신아람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김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