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구마사 첫방] 역사왜곡 논란→웰메이드 판타지 사극 될까
입력 2021. 03.23. 11:09:29

'조선구마사' 감우성 장동윤 박성훈

[더셀럽 김희서 기자] 한국형 엑소시즘 판타지 사극의 탄생을 예고한 ‘조선구마사’가 첫 방송부터 역사왜곡 논란에 빠졌다.

지난 22일 첫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조선구마사’(극본 박계옥, 연출 신경수)에서는 태종(감우성)이 악령에 영혼을 지배당한 생시들을 처단하고 안정을 되찾은 듯했지만 10년 후 생시가 재출몰하면서 다시 혼란에 휩싸인 조선의 모습이 그려졌다.

태종은 생시들과의 혈투 끝에 함주성과 백성을 지켜냈지만 죽은 아버지인 이성계(김뢰하)의 환영과 환청에 괴로워하며 무고한 백성들에게도 칼을 휘둘렀다. 왕자의 난으로 형제들을 죽이고 손에 피를 묻힌 태종은 악령에 쓰인 백성들도 죽여야만 하는 현실에 죄스러워했으나 조선을 구해낸 것으로 위안을 삼았다.

그로부터 10년 뒤, 말살된 줄 알았던 생시가 궁에 나타나 강녕대군(문우진)을 공격하는 일이 벌어졌다. 생시에 의해 손에 상처를 입은 강녕대군에 생시의 위험성을 알고 있던 태종은 또 혼란에 빠질 조선을 우려해 그를 죽이려 했다. 하지만 원명왕후(서영희)의 만류로 태종은 충녕대군(장동윤)이 오기 전까지 강녕대군을 서빙고 창고에 가둬 감염 속도를 늦추기로 했다. 반면 생시의 존재를 알지 못했던 일부 신하들은 태종의 강행을 의아해했다.

국정은 뒷전으로 미룬 채 음주와 여색에 빠진 양녕대군(박성훈)은 뒤늦게 변고를 알고 급히 환궁했다. 태종은 생시의 습격이 양녕대군이 지키던 국경을 넘어온 것으로 파악하고 소임을 다하지 못한 양녕대군을 질책했다. 충녕대군은 생시의 해결책을 찾기 위해 서역에서 온 구마사제 요한(달시 파켓) 신부를 데려오는 길에 나섰다. 요한 신부로부터 충녕대군은 인간에게 씌인 잡귀만 구마로 떼어내면 생시들도 인간으로 되돌릴 수 있다는 사실을 듣고 희망을 품었다. 하지만 때마침 그들이 있던 곳에도 생시가 습격했고 사당패의 도움으로 충녕대군은 가까스로 목숨을 구했다.

이후 생시로 변한 호위무사를 구마하던 요한 신부는 서역 악령 ‘아자젤’의 존재를 확인했다. 서역의 악령이 조선에 출몰한 원인에 요한 신부는 충녕대군에 “당신의 조부와 당신의 아버지인 이 나라 왕이 더 잘 알 것”이라며 의미심장한 말을 꺼냈다. 양녕대군 또한 처음으로 생시를 목격했다. 잠시 자리를 비운 새에 생시의 공격으로 몰살당한 백성들에 양녕대군은 조선에 심상치 않은 상황이 발생했음을 깨달았다.

‘조선구마사’는 첫 방송부터 속도감 있는 전개와 영화 못지않은 스케일로 안방극장을 압도했다. 그러나 역사적 배경과 실존 인물들을 그대로 옮긴데다 판타지 요소를 더한 ‘조선구마사’는 방영 전부터 우려한 대로 역사 왜곡 논란을 피하지 못했다.

구마사제 요한의 통역을 맡은 마르코(서동원)는 충녕대군과의 대화에서 반말을 하는가하면, 엄연히 왕자임에도 하대하는 태도로 일관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뿐만 아니라 구마사제를 접대하는 장소인 의주 기생집의 건물 외관과 술상으로 나온 월병 등이 중국풍이라고 제기되면서 비판이 이어졌다.

앞서 ‘조선구마사’를 집필한 박계옥 작가는 전작 tvN ‘철인왕후’에서도 수차례 역사왜곡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이에 또 다시 조선 왕조와 시대상을 고려하지 않은 채 그려진 드라마에 시청자들은 불쾌감을 드러냈다. 결국 방송 직후 ‘조선구마사’ 홈페이지 게시판에 비판, 항의글이 쏟아지자 제작진은 사과했다.

‘조선구마사’ 측은 “예민한 시기에 오해가 될 수 있는 장면으로 시청의 불편함을 드려 죄송하다. 향후 방송 제작에 유의하도록 하겠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1, 2회의 시청등급을 19세, 70분 방송으로 특별 편성하며 기대를 높였지만 ‘조선구마사’는 첫 방송부터 역사 왜곡 논란을 낳으며 실망감을 안겼다.

첫 회 시청률 8.9%(전국가구기준, 닐슨코리아 제공)를 기록, 순조롭게 출발한 ‘조선구마사’가 역사 왜곡 논란을 딛고 무사히 ‘웰메이드 엑소시즘 판타지 사극’이라는 수식어를 얻을지 주목된다.

[더셀럽 김희서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SBS ‘조선구마사’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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