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박스’, 빠져드는 버스킹의 향연 [씨네리뷰]
입력 2021. 03.24. 07:00:00

'더 박스' 조달환 박찬열

[더셀럽 전예슬 기자] 잘 만든 뮤직비디오 한편을 보는 듯하다. 귀에 익숙한 명곡들로 가득 채워져 눈과 귀가 즐겁다. 믿고 보는 조달환이 극 중심을 잡고, 박찬열이 매력적인 보이스로 힘을 보탠 영화 ‘더 박스’(감독 양정웅)다.

천재적인 실력과 음악을 향한 뜨거운 열정을 가진 지훈(박찬열). 그러나 그가 처한 현실은 낡은 건물 옥외 주차장 직원일 뿐이다. 우연히 그 앞을 지나가며 지훈의 노래를 듣게 된 민수(조달환)는 그가 가진 가능성을 믿고 다짜고짜 계약서를 내민다.

하지만 지훈은 트라우마로 인해 사람들 앞에서 노래하는 게 힘들기만 하다. 겨우 찾은 원석을 포기할 수 없었던 민수는 지훈에게 박스를 쓰고 노래하는 건 어떠냐고 제안한다. 그리고 두 사람은 전국 각지를 무대로 삼으며 10번의 버스킹 여행을 시작한다.



‘더 박스’는 세계적인 팝 음악부터 국내 유명 아티스트들의 명곡, 또 박찬열의 작사 참여곡까지 플레이리스트가 다채롭게 채워져 있다. 먼저 빌리 아일리시의 ‘배드 가이(bad guy)’는 원곡과 또 다른 분위기로 영화의 포문을 연다. 다이나믹 듀오 개코의 깜짝 등장도 반가울 터.

전국 투어 중 인상 깊은 무대는 광주 5.18 민주광장일 것이다. 지훈과 함께 5.18 민주광장 앞에서 버스킹 공연을 펼치는 주인공은 실제 유명 버스커이자 ‘교대 god’로 유튜브에서 잘 알려진 인디 뮤지션 안코드(Aancod)다. 두 사람이 재해석한 퍼렐 윌리엄스의 ‘해피(Happy)’는 오감을 만족시킨다.

영화의 대미를 장식하는 부산 해운대에서 보인 콜드플레이의 ‘어 스카이 풀 오브 스타(A Sky Full Of Stars)’도 영화의 명장면이라 할 수 있다. 시원한 해운대 밤바다와 어우러진 30대의 드럼 합주가 장관을 이룬다.

배우들의 연기, 케미 역시 안정적이다. 출연하는 작품마다 감칠맛 나는 연기를 선보인 조달환은 민수의 프로 같은 면모와 휴머니즘이 전달되는 감정선을 섬세하게 표현한다. ‘한국의 마크 러팔로’를 연상케 하기도.

엑소 찬열에서 배우로 인사하는 박찬열은 장점인 중저음 보이스로 영화의 선율을 돋보이게 만든다. 지훈 역의 맞춤옷을 입은 듯하다. 더불어 조달환과 형성해가는 케미도 ‘묘한’ 느낌을 주며 재미를 더한다.

‘더 박스’는 박스를 써야만 노래를 부를 수 있는 지훈과 성공이 제일 중요한 폼생폼사 프로듀서 민수의 기적 같은 버스킹 로드 무비다.

2009년 대한민국연극대상 연출상을 수상하고,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 연출을 맡은 양정웅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또 음반 프로듀서, 작곡가, 편곡자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싱어송라이터 에코브릿지가 음악감독으로 참여했다.

‘더 박스’는 오늘(24일) 개봉됐다. 러닝타임은 94분. 12세 이상 관람가.

[더셀럽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영화사테이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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