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배, 그 립스틱' 이현욱 "첫 로맨스 장르…소중한 경험" [인터뷰]
- 입력 2021. 03.25. 07:00:00
- [더셀럽 김희서 기자] 배우 이현욱이 데뷔 이래 처음 도전한 로맨스 물을 무사히 마쳤다. 낯설지만 새로웠던 ‘선배, 그 립스틱 바르지 마요’를 통해 많은 배움을 얻었다는 이현욱이다.
이현욱
‘선배, 그 립스틱 바르지 마요’는 나도 모르게 시작된 로맨스를 그린 드라마. 극 중 이현욱은 윤송아(원진아)와는 사내 비밀 연애를 하면서 이효주(이주빈)와는 결혼을 약속한 이재신으로 분했다. 이른 나이에 마케팅팀 팀장을 맡은 유능한 인재이자 젠틀한 외모로 모든게 완벽해 보이지만 불우한 가정사로 남몰래 마음의 상처를 간직하고 있는 인물이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드라마 촬영 현장 역시 한시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다. 방송국, 촬영장 등에서도 확진자가 발생한 만큼 이전처럼 편하게 마음 놓고 촬영할 수 없는 환경이 됐지만 ‘선배, 그 립스틱 바르지 마요’는 안전하게 촬영을 마치고 무사히 종영했다.
“어려운 시기에 코로나 영향으로 촬영이 지연되고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잘 마쳐서 기분이 좋다. 시청해 주신 분들께 감사 말씀 전한다. 다들 코로나 조심하시길 바란다.”
이현욱은 극중 이재신의 양면성을 실감나게 그려냈다. 능력있는 직장인이자 유머러스한 상사로서의 이재신은 완벽하고 멋있는 어른이라면 술주정뱅이에 돈만 밝히는 아버지와 매정한 어머니를 마주하게 됐을 때는 원망과 분노 섞인 표정과 말투로 돌변, 마음의 상처를 지닌 어린 시절 재신의 모습으로 되돌아갔다.
“상처를 숨기려고 노력하지 않고 오히려 더 당당한 모습 혹은 아무 일 없었던 사람처럼, 마치 힘들어 보지 않았던 사람처럼 노력했다. 어차피 서사가 드러나기 때문에 그 상처를 드러내면서 표현하고 싶지 않았다."
재신은 송아와 연애를 하면서 효주와는 약혼한, 동시에 두 여자와 연인관계를 이어갔다. 양다리를 걸친 캐릭터가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긴 힘들지만 ‘선배, 그 립스틱 바르지 마요’에서는 송아와 효주를 향한 재신의 감정만큼은 섬세하게 그려냈다. 송아와 있을 때 재신은 꾸밈없이 있는 그대로의 재신으로 있었다. 자신의 치부를 드러나더라도. 반면 재벌가 딸인 효주 옆에서는 늘 경직돼있고 형식적인 남자친구의 모습에서 그쳤다.
“송아에게는 항상 나다운 그냥 날것의 나로서 존재할 수 있었던 사람이었다고 생각한다. 효주는 조건부 사랑이었지만 재신의 입장에서는 송아를 향한 진심이 더욱 굵어지는 계기가 되기도 했던 것 같다. 그래서 아버지 장례식장에서 송아와 얘기하는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는 것 같다. 느끼셨는지 모르겠지만 속마음을 얘기하면서도 끝까지 무너지지 않으려 버티는 재신을 표현하려고 노력했다.”
분명 연애상대로서 재신은 나쁜 남자임에도 불구하고 ‘선배, 그 립스틱 바르지 마요’에서 이현욱은 재신을 매력적인 인물로 소화했다. 이에 이현욱은 재신이라는 캐릭터 연구를 다각도의 시선에서 바라봤다. 그는 재신의 심리를 이해하고 연민의 감정이 있었지만 분명한 잘못 만큼은 공감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나쁜 사람들은 그들 스스로 나쁜 짓을 할 때 ‘이건 나쁜 짓이야’라고 생각하고 하지 않는 것처럼 그 상황에서 잘못된 선택을 했지만 잘못한지도 모른 채 앞으로 나가고 있었던 것 같다. 많은 생각이 들게 했는데 안타깝기도 했다. 얄밉기도 하고 바보 같기도 하고 화나기도 하고 때론 안아주고 싶기도 하고 여러 가지 희노애락을 가지고 있던 인물이라 개인적으로는 아픈 손가락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잘못한 일은 백 번 잘못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결국 재신은 송아와도 이별하고 효주와도 파혼을 결정했다. 진정한 사랑이라 느꼈던 송아를 포기하고 효주를 택했지만 재신은 뒤늦게 자신의 선택을 후회했다. 심지어 재신이 매몰차게 대해도 그를 끝까지 붙잡은 효주마저도 떠나게 했다. 재신에게는 외로움을 통해 사랑의 의미를 깨닫고 성장하는 계기가 됐다. 이현욱 또한 재신의 선택에 공감하면서 그는 인간 관계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을 털어놨다.
“저는 옳은 선택이라고 봤다. 상처를 주고 상처를 받고 또 다른 상처를 만들기 전에 정리를 하는 게 맞는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이기적으로 사랑을 해왔지만 송아에 대한 마음을 확인하면서 모두에게 상처를 주지 않고 그 상처를 직면하면서 받아들이고 성숙해지는 인물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송아와 효주 중 한 명을 선택해야 한다면, 저는 둘 다 선택하지 않았을 것 같다. 그런 상황 속에 놓이는 게 싫고 그렇게 상처 주고 상처받을 바엔 혼자 외로운 게 모두를 위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드라마 ‘타인은 지옥이다’ ‘모범형사’ ‘써치’, 영화 ‘해치지않아’, ‘#살아있다’에 이어 ‘선배, 그 립스틱 바르지 마요’까지 최근 쉴 틈 없이 열일 하고 있는 이현욱은 차기작으로 ‘마인’을 준비 중이다. 연기를 하면서 지치지 않는 그만의 원동력은 무엇일까. 이현욱은 배우로서의 모범 답변을 전했다. 연기를 할 수 있는 현장에 있다면 늘 힘이 난다는 그다.
“새로운 스텝, 배우들과의 만남의 설렘이 가장 큰 힘이 되기도 하고 현장에 있을 때 가장 큰 힘을 받는다. 요즘 같은 시기에 열심히 일할 수 있는 것도 저에게는 흔치 않은 복이고 기회라고 생각해서 감사한 마음으로 몸은 피곤해도 재미있는 것 같다.”
매 작품마다 다양한 캐릭터로 변신을 거듭한 이현욱은 어느덧 데뷔 11년 차 배우가 됐다. 지금까지 만나온 작품 속 배역들에도 남다른 애정이 있다는 이현욱은 앞으로도 더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다.
“시도해보지 않았던 캐릭터이거나 의외성이 있는 인물들을 많이 보는 거 같다. 연기를 할 때 그래도 제가 어떠한 재미나 흥미를 느껴야 애정이 가기 때문에 단순히 멋있거나, 잘 될 거 같은 캐릭터보다는 연기적인 재미에 중점을 두고 작품을 보는 편이다.”
매력적인 서브남으로 설렘을 전했던 이현욱은 놀랍게도 ‘선배, 그 립스틱 바르지 마요’이 그의 첫 로맨스 작품이다. 주로 선굵은 연기에 익숙했지만 재신을 통해 이현욱은 ‘로맨스도 잘 어울리는 배우’라는 호평도 얻으며 강렬함부터 로맨틱함까지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증명해냈다.
“저에게 로맨스 장르의 작품은 처음 접해본 거라 많은 걸 배웠던 것 같다. 좋은 사람들과 좋은 배우들을 만난 것만으로도 저한테는 소중한 경험이었고 추억이었다. 부족한 부분도 많이 배웠고 앞으로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도 알게 돼서 많은 공부를 했다.”
[더셀럽 김희서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매니지먼트에어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