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 나야!’ 음문석, 눈물에서 느껴진 ‘진심’ [인터뷰]
- 입력 2021. 04.17. 07:00:00
- [더셀럽 전예슬 기자] “안소니가 무너졌을 때, 그 신이 잔상에 많이 남았어요. 숨기면서 살아왔던 게 얼마나 힘들었을까….”
'안녕 나야' 음문석 인터뷰
말을 잇지 못했다. 그리고 곧바로 눈시울을 붉혔다. 그 역할에 진심으로 다가갔기 때문일까. 캐릭터의 마음을 헤아리고, 이해하고, 또 진심을 담아 연기한 배우 음문석의 이야기다.
기자는 최근 음문석과 화상인터뷰를 통해 KBS2 드라마 ‘안녕? 나야!’(극본 유송이, 연출 이현석)와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안녕? 나야!’는 연애도 일도 꿈도 모두 뜨뜻미지근해진 37세 주인공이 세상 어떤 것도 두렵지 않았고 모든 일에 뜨거웠던 17세의 나를 만나 위로해 주는 판타지 성장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다.
음문석은 극중 드라마 캐스팅 1위, 광고 섭외 1순위, 대한민국 최고의 톱스타였지만 안하무인, 오만방자한 성격 때문에 지금은 한물간 톱스타 안소니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처음 시나리오 봤을 때부터 너무 재밌었어요. 이 친구가 하는 어떤 상황들이 충분히 재밌어서 웃기려고 하거나, 욕심내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제일 많이 했죠. 상황이 웃기니 ‘너는 진지해라, 뭘 하려고 하지마’를 제일 많이 생각하면서 연기했어요. 그 상황에 존재만 하자고 했죠. 코믹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상황을 만들어주니 존재만 하자고, 너는 오로지 ‘성공’ 하나만 생각해라면서 연기했던 것 같아요.”
‘배우’라는 캐릭터의 설정이 실제 본인과 비슷한 음문석. 연기하면서 역할에 자신의 모습이 투영된 것이 있었을까. 또 음문석은 안소니의 어떤 면에 끌려 이 작품을 선택했을까.
“안소니 캐릭터를 처음 봤을 때 ‘끌림’이란 게 있잖아요. 처음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뭔가 동질감이 느껴졌어요. 방송 일을 처음 시작하면서 돌산을 맨몸으로 올라오는 느낌이었거든요. ‘나’라는 사람을 알리기 위해 열심히 산 것에 동질감이 느껴졌어요. 또 내려가지 않기 위해 하는 마음이 느껴졌죠. 저는 안소니의 마음이 슬펐어요. 내면 깊숙이 보면 자신의 부족한 부분, 숨기고 싶은 부분을 들키지 않기 위해 갑질을 한 게 이해가 됐죠. 그런 건 교집합이 됐다고 할까요? (역할과) 다른 건 유연성이에요. 제가 조금더 유연한 것 같아요. 안소니는 꽉 막히고, 단순무식해서 유연하지 못한 것 같아요. 저는 상황 파악을 조금 더 잘하는 것 같고요. 특히 저도 맞춤법을 많이 틀리긴 하지만, 안소니 정도만큼은 아니에요. 하하.”
음문석은 지난 2019년 방송된 SBS 드라마 ‘열혈사제’의 장룡으로 대중들에게 얼굴을 알리기 시작했다. 이후 ‘편의점 샛별이’ 한달식, ‘안녕? 나야!’의 안소니까지. 이 세 캐릭터의 공통점은 외적인 부분도 섬세하게 신경 쓰며 그 역할과 ‘혼연일체’됐다는 것.
“이미지적인 건 그 캐릭터의 한 몸이라고 생각해요. 어딘가를 튀게 하려는 접근보다, 이 캐릭터가 가진 사상이나 보는 세상을 많이 생각하죠. 어떤 사상과 생각에 따라 스타일이 나와요. 이 친구를 어떻게 만들어야겠다는 것에 집중보다 ‘어떻게 생각할까’에 더 접근하고 있어요. 안소니 또한 화려한 의상을 많이 입었지만 근본적인 부분을 더 생각해봤죠. 남들에게 지는 것 싫고, 있어보여야 나를 무시하지 않을 것 같아 명품이나 리미티드 에디션에 신경을 썼어요. 그런 부분에 생각을 많이 해 표현했죠.”
음문석은 점차 성장해나가는 인물의 서사를 현실감 있게 그려냈다. 또한 자유자재로 변모하는 표현력은 극 속에 온전히 빠져들게 하며 재미와 힐링을 선사,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기도. 안소니를 연기하며 느낀 매력은 무엇일까.
“단순함이 아닐까요? 되게 애기 같아요. 화냈다가 자기에게 좋은 말을 하면 웃고. 필터 없는 그런 모습들이 매력적이었죠. 단순함 때문에 밉지 않은 캐릭터가 됐어요. 자기 기분대로 다하는데 뒤끝이 없는 부분들이 안소니의 매력이 아니었을까 싶어요. 그 안에 무식함도 가지고 있고요.”
음문석의 연기력이 빛을 발한 건 안소니의 숨겨왔던 과거사가 만천하에 공개된 장면이다. ‘학폭 가해자’였던 안소니는 자신의 잘못된 과거를 깨끗이 인정하고, 진심으로 사과하며 은퇴를 선언했다. 해당 장면은 최근 연예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학폭’ 이슈와도 맞닿아 있었기에 이 장면을 소화하는데 뒤따른 부담감이나 고충은 컸을 터다.
“예민한 부분이라 작가님, 감독님과도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제가 연예인으로 살고 있기에 ‘안녕 나야’를 했던 신 중 제일 많이 고민한 신이었죠. ‘어떤 마음이어야 할까요?’라고 했을 때 ‘피해자를 생각하고, 그분들의 마음을 이해해야할 것 같다’고 말했어요. 연기를 하고, 카메라는 저를 향해 있지만 제가 그 상황에 빠져 그 감정에 치우치면 절대 안 될 것 같다고 했죠. 피해자분들의 마음, 용서하는 마음에 집중하자고 생각했어요. 여기서는 눈물도 흘리면 안 된다, 내 감정에 치우치면 그 분들에게도 용서받지 못할 짓이고, 최대한 피해자분들만 생각하고, 대사하고, 인지하자고 다짐했죠. 연기를 한다는 생각은 다 내려놨어요. 대사가 길었는데 정말 달달 외웠어요. 죄송한 마음만 가지고 피해자분들에게 ‘정말 죄송합니다, 고개 숙여 사죄드립니다’하면서 연기했죠.”
함께 호흡을 맞춘 배우들과의 ‘케미’도 또 다른 관전 포인트. 그는 김영광, 최강희, 이레와 함께 ‘티키타카’ 케미를 선보였다.
“세 배우와 연기한 건 영광이었어요. 영광이와는 비대면으로 (호흡을) 맞췄어요. 또 아이디어 회의도 많이 했죠. 현장에 많은 아이디어가 나왔어요. 그전에도 호흡을 맞춰서 자연스럽게 나올 수 있었죠. 영광이에게 너무 고마워요. 최강희 선배님에겐 ‘선배님 눈만 보고 있으면 너무 편해요. 감사해요’라고 했어요. 캐릭터를 이미 준비해 오셔서 눈만 봐도 눈물이 나올 것 같더라고요. 리액션에서 ‘리’를 한다는 게 이런 거구나를 알았어요. 받아주셔서 연기하는데 너무 편했죠. 이레 친구는 밝아요. 이 세 명과 공존했을 때 마음이 너무 편했어요. 세 분에게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음문석은 다재다능한 배우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연기면 연기, 노래면 노래 등. 다양한 영역에서 넘치는 끼를 발산하고 있다. 그래서일까. 앞으로 그의 행보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가.
“예전부터 하고 싶은 게 많았어요. 이런 것들이 연기하는데 ‘자양분’이 됐죠. 캐릭터나 장르가 다 다르기 때문에 제 안의 다른 모습들이 태어나는 게 많더라고요. 그 부분에서 새롭게 영감을 받기도 하고요. 연기하는데 있어 자양분으로 오기에 더 많이 하는 것 같아요. ‘어떤 스타일’이라는 것에 갇히기 싫어요. 어떤 캐릭터를 연기하고 싶고, 배우로 남고 싶다는 기준은 없으나 기억에 남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좋은 연기를 보여줘야 하는 게 첫 번째이기 때문에 훈련을 열심히 하려고 해요. 더 좋은 배우, 캐릭터로 남기 위해 계속 훈련을 해야 할 것 같아요. 그렇게 해서 ‘이 친구가 나온다고? 그럼 무조건 봐야지’라는 무조건적인, 믿고 보는 배우가 되고 싶은 마음이에요.”
[더셀럽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스튜디오 산타클로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