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이 뜨는 강’ 이지훈, 하나씩 쌓아간다는 것 [인터뷰]
입력 2021. 04.27. 15:08:46

'달이 뜨는 강' 이지훈 인터뷰

[더셀럽 전예슬 기자] ‘단단하다’라는 말이 떠오른다. 조기 종영 위기, 재촬영 등 어려움이 따랐음에도 처음부터 끝까지 단단하게 자신의 자리를 지켰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며 제몫을 해낸 배우 이지훈의 이야기다.

기자는 최근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TH컴퍼니에서 KBS2 드라마 ‘달이 뜨는 강’(극본 한지훈, 연출 윤상호) 종영 후 인터뷰를 진행한 이지훈을 만났다. 2월 15일 첫 방송된 이 드라마는 초반, 주연배우 지수의 학폭 논란으로 촬영 중단 사태를 겪으며 한차례 홍역을 앓은 바. 지수가 하차하고, 남주인공이 교체되면서 다시 방송을 재개한 ‘달이 뜨는 강’은 8.3%(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로 항해를 무사히 마쳤다.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었던 상황을 겪은 이지훈은 “드라마 종영까지 쉽지 않았던 일”이라며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다행인 건 누구하나 엇나간 것 없이 끝까지 마무리를 잘하자는 마음이 더 생겼어요. 대화도 많이 나눴죠. 특히 제일 어렸던 소현이가 힘들었을 거예요. 소현이의 얼굴이 야위어 갈 때 실감했죠. 감독님도 열정이나 파이팅이 넘치시는 분인데 어느 날 ‘피곤하다’라고 처음 말씀하시더라고요. 이분이 힘들다고 할 정도면 정말 힘든 거구나란 생각이 들었어요. 저까지 흔들리기 싫었어요. 제가 무너지면 저랑 연결된 모든 사람들이 흔들리는 거라서. 이기적으로 들릴 수 있지만 아무 생각 하지 않고, 제 생각만 하자고 했어요. 고건 캐릭터를 놓치면 큰일 날 것 같아 집중했죠.”



‘달이 뜨는 강’은 태왕을 꿈꾸며 온달의 마음을 이용한 평강과 바보스럽게 희생만 했던 온달의 애절한 사랑 이야기를 그린 작품. 삼국사기에 기록된 고구려 설화를 바탕으로 누구나 알지만, 아무도 몰랐던 평강과 온달의 대서사시를 재탄생시켰다. 이재훈은 극중 고구려 최고 엘리트 장군 고건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시나리오를 봤을 때 고건이 굉장히 매력적으로 나와 있었어요. 평강이라는 한 여자를 어릴 적부터 마음에 품고 있었는데 아버지가 평강의 어머니를 죽였고, 그런 아버지로부터 평강을 지킬 거라는 게 너무 멋있더라고요. 실권력자인 아버지와 대치를 하면서 사랑하는 여자를 지킨 다는 게 제가 한 캐릭터 중 제일 멋있는 역할이었죠. 그동안 했던 역할은 짠내 나고, 결핍이 많은 아이였거든요. 고건도 결핍이 있지만 결핍보다 멋있는 모습이 보여서 더 크게 다가왔어요. ‘나도 한 번 멋있는 거 해보자’라면서 출연을 결심했죠.”

마지막회에서 고건은 비극적인 최후를 맞이했다. 그러나 이는 처음 알고 있던 것과 다르게 전개된 방향이라고. 죽음을 앞두고 해모용에게 “사랑했었다”라고 고백한 대사도 촬영 당일까지 여러 이야기가 오고갔다고 한다.

“결말이 다 나와 있지 않잖아요. 환경적인 것에 의해 내용과 흐름이 바뀔 수 있는 거죠. 처음 들었던 얘기와 다르게 전개됐지만 평강이에 대한 마음은 변하지 않았을 거예요. 방향만 달랐을 뿐 종착역은 같았던 거죠. 고건의 마음속에는 평강밖에 없어요. 그래서 마지막 신 찍을 때도 해모용에게 ‘사랑했었다’라고 하는 대사를 두고 감독님과 썰전을 벌였죠. 저는 드라마 맥락을 위해선 ‘사랑했었다’란 말을 하면 안 된다는 입장이었거든요. 결국 유화 누나에게 물어봤어요. 어떻게 했으면 좋겠냐고. ‘나는 고건의 사랑했었다란 말로 해모용이 살아갈 수 있을 거 같아’라고 하시더라고요. 남자와 여자는 다르니까, 여자는 이 말이 진심이든 거짓이든 살아갈 수 있구나 싶었죠. 그래서 ‘사랑했었다’라는 표현을 하게 된 거예요.”



그 시대에 완벽하게 스며든 이지훈은 고건 캐릭터를 빈틈없이, 완벽하게 그려냈다. 특히 이 작품으로 높아진 인기를 실감했다고 밝혔다.

“팬분들이 현장에 커피차를 엄청 보내주셨어요. 해외 팬들도 ‘달뜨강’을 좋아해주셔서 선물도 엄청 보내주시더라고요. 특히 제가 극중에서 입고 나온 옷들이 바뀔 때마다 캐치해서 메시지를 보내주셨어요. 그런 게 너무 신기했어요. 인스타그램 팔로우도 38만명에서 45만명으로 늘어난 걸 보면서 인기를 실감했죠.”

2012년 KBS 드라마 ‘학교 2013’으로 데뷔한 이지훈은 매년 작품을 통해 대중들을 만나고 있다. 꾸준히 활동을 이어갈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일까.

“너무 하고 싶은 일이고, 아직은 쉬면서 여유를 부리기엔 제가 쌓아놓은 게 많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경험도 부족하고요. 똑같은 거 하지 않고, 다른 것들을 쉬지 않고 쌓아가야 조금 더 배우로서 표현하는 게 많아질 거라 생각해요. 그리고 아직 도전하지 못한 영화라는 부분도 있고요. 새로운 것, 해보지 않은 것들을 도전하며 쌓아가고 싶어요.”

매번 결이 다른 연기와 역할을 보여주고 있는 이지훈. 앞으로 이보다 더 새롭고, 색다른 모습을 보여줄 그에게 기대감이 모아지는 때다.

[더셀럽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TH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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