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의 이름으로’ 안성기, 속죄하지 않는 가해자들 향한 복수 [종합]
입력 2021. 04.28. 17:13:09

'아들의 이름으로'

[더셀럽 전예슬 기자] 건강을 회복한 배우 안성기가 공식석상에 섰다. 5.18 민주화운동 이후 41년이 지났지만, 반성 없는 세상을 향한, 가해자들의 진정한 반성을 촉구하는 영화 ‘아들의 이름으로’(감독 이정국)로 돌아왔다. 여기에 2021년 5월의 오늘, 지금 대한민국에 필요한 묵직한 화두를 던진다.

28일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는 영화 ‘아들의 이름으로’(감독 이정국) 언론배급시사회가 개최됐다. 이날 시사회에는 이정국 감독, 배우 안성기, 윤유선, 이세은 등이 참석했다.

‘아들의 이름으로’는 과거를 잊지 못하고 살아가는 이들과 과거를 책임지지 않는 자들의 모습을 통해 ‘진정한 반성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1990년 ‘부활의 노래’로 데뷔한 이정국 감독은 약 30년 만에 ‘아들의 이름으로’로 두 번째 장편 영화를 선보인다. 영화는 ‘왜 여전히 1980년 5월의 광주인가’라는 질문에서 시작됐다. 이정국 감독은 “30년 만에 광주 이야기로 영화 인생 2막을 시작하게 됐다. 데뷔작은 영화를 막 시작한 즈음이라 만들고 나서 오랫동안 부끄러웠다. 형식, 내용이 아쉬웠다”라며 “10년 전부터 다시 광주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수많은 광주 5.18에 참여했던 분들의 증언을 들었다. 원래는 큰 작품을 준비했다가 트라우마를 다룬, 현재의 관점을 담은 이야기로 광주를 풀어야겠다고 생각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 감독은 “왜 그 당시 책임자들은 반성하지 않나에 대해 출발했다. 이전 다큐멘터리를 만들면서도 그게 토대가 되면서 만들게 됐다. 이번 영화 핵심은 ‘반성하지 않은 살 가치가 없다’ ‘악행에 대한 고백은 선행의 시작’이라는 소크라테스와 아우구스티누스의 명언을 기본 바탕으로 해 구성했다”라고 설명했다.



5.18 광주 민주화운동이 있었던 1980년으로부터 41년이 지난 2021년, 또 다시 봄이 돌아왔지만 그때의 진실은 아직도 밝혀지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지난 3월 16일 5.18 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가 열렸고 당시의 계엄군이 자신의 행위를 고백하고, 유족에게 사과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아들의 이름으로’는 피해자의 입장에서가 아닌, 가해자의 시선을 보여주며 여전히 속죄하지 않은 가해자들에게 진정한 반성을 촉구한다. 이정국 감독은 “대부분 5.18 영화는 피의자 관점에서 이야기 해갔는데 과연 가해자, 직접적인 책임자가 아닌 단지 명령에 의해 행동한 가해자들은 어땠을까 생각했다”면서 “다큐멘터리를 찍을 때 만난 분이 있다. 그분도 명령이 있었지만 지금 굉장히 죄책감을 느끼고, 가족들에게 말하기 부끄럽다고 하더라. 이번에는 가해자가 반성하는, 악행에 대한 고백은 선행의 시작을 이뤄주는 인물은 주인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정국 감독은 “우리 역사는 최근 현대사회에서 큰 사건을 저질렀던 책임자들이 제대로 된 반성을 스스로 하는 경우는 드물었다. 왜 이럴까, 과거를 제대로 돌아보고, 그걸 해결하지 않고 미래로 가면 또 다시 역사가 되풀이된다는 말이 있듯 우리 영화에서 되짚어보고 싶었다. 가해자가 스스로 반성하는 행위를 영화적으로 보여드리고 싶었다”면서 “작년에 코로나19 때문에 개봉을 못해 광주 몇몇 분들에게만 보여드렸다. 많이 우셨다더라. 그러면서 피해자 입장만 생각했는데 명령에 의해 어쩔 수 없이 가해자가 된 사람들의 입장도 이해됐다고 하시더라. 또 ‘현실 정치에서 못한 걸, 영화가 해줘서 고맙다, 마지막 장면 통쾌했다’고 하셨다. 그것까지 예상하지 못했는데 이번 영화를 통해 오채근 같은 분들이 많이 나왔으면 한다”라고 바랐다.

안성기는 극중 아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복수를 결심한 오채근 역을 맡았다. 지난해 ‘건강이상설’에 휩싸인 안성기는 갑작스러운 와병으로 한 병원에 입원해 치료했다. 정확한 입원 사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건강을 회복한 안성기는 ‘아들의 이름으로’ 홍보 일정을 모두 소화할 예정이다.

이 영화에 출연을 결심한 계기를 묻자 안성기는 “5.18만이 아니더라도, 어떠한 주제라도 작품이 갖는 진정성과 완성도가 있으면 당연히 한다. ‘아들의 이름으로도’도 역시 그런 느낌이 저에게 왔다. 그래서 참여하게 됐다”라고 답했다.



안성기 외에도 윤유선, 박근형, 김희찬, 이세은 등이 시나리오를 읽자마자 어떠한 망설임 없이 출연을 결정했다고. 진희 역을 맡은 윤유선은 “시나리오에 따뜻한 드라마가 있었다. 출연하는데 지장이 없었다”라며 “저는 5.18에 대해 많이 몰랐다. 어릴 때 있었던 일이기도 하고, 크고 나서도 오해가 많았던 것 같다. 미얀마 뉴스를 보면서 저런 상황이었는데 우리가 너무 몰랐고, 어떤 부분 오해하는 것도 있는 게 미안하고, 마음 아팠다. 제가 연기자로서 이렇게라도 그 마음을 표현할 수 있다면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밝혔다.

오랜만에 스크린 복귀로 대중과 만나는 세미 역의 이세은은 “우리나라에 역사적으로 있었던 것들을 생각하면 무거운 이슈, 주제들이 많은 것 같다. 5.18을 주제로 다룬 영화가 많았다. 이 영화는 주제가 무거움에도 불구하고 할머니, 할아버지도 많이 나오시고 생활에 밀착된 것들을 인간의 감정을 섬세히 터치하는 스토리의 힘이 매력 있게 다가왔다. 복귀작으로 여러 선배님들과 함께한다는 게 영광이었다”라고 전했다.

‘아들의 이름으로’는 아픔을 간직하면서도 민주사회의 구성원으로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준 고아주 시민들에 대한 깊은 존경을 표한다. 또 가해자들에게는 제대로 된 반성 없이는 피해자들의 고통은 진정으로 치유될 수 없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안성기는 2030 세대들을 향해 “약 40년 전, 부끄럽고 비극적인 일이 있었다. 그냥 관심 있는 사람은 찾아보겠지만 일반적으로 하나의 역사적인 사건으로만 알고 지낼 것 같다. 아픈 고통은 아직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이건 어떻게 해서든 짚고 해결해야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몫은 젊은 층이 가져야 한다. 반드시 기성세대의 몫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번 영화를 통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함께 아픔과 고통을 이겨 내야할 것”이라고 짚었다.

‘아들의 이름으로’는 오는 5월 12일 개봉된다.

[더셀럽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엣나인필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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