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하늘이 바라본 ‘비와 당신의 이야기’, 그리고 영호 [인터뷰]
- 입력 2021. 05.03. 17:01:33
-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시대와 장르를 뛰어넘는 다양한 청춘의 얼굴을 그려왔던 배우 강하늘. 그의 청춘은 이번에도 통했다. ‘청춘의 대명사’ 수식어를 다시 한 번 입증한 그다.
'비와 당신의 이야기' 강하늘 인터뷰
5월의 봄바람과 함께 그때 그 시절로 소환한 영화 ‘비와 당신의 이야기’(감독 조진모)는 우연히 전달된 편지 한 통으로 서로의 삶에 위로가 되어준 영호와 소희, ‘비 오는 12월 31일에 만나자’는 가능성이 낮은 약속을 한 그들이 써 내려가는 아날로그 감성 무비다. 강하늘은 영호로 분해 불완전하지만 찬란한 청춘의 모습을 보여줬다.
“시나리오보다 스크린으로 본 게 더 좋았어요.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잔잔한 것 보다 제가 한때 느꼈던 감정들을 떠올리게 되는 대본이었죠. 잔잔한 멜로 영화 같은 느낌이 아닌, ‘지금 만나러 갑니다’ ‘접속’ 느낌이 났어요. 스크린으로 봤을 때 그 느낌이 극대화된 것 같았죠. 관객으로서 이런 작품에 대한 갈증이 있었나 봐요. 그래서 선택하게 됐어요.”
고민 많은 삼수생 영호와 꿈 대신 현실을 살아가는 소희, 알 수 없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흔들리는 두 청춘은 편지를 주고받으며 잊고 있었던 자신의 모습을 되찾아간다. 강하늘은 청춘들의 고민과 방황을 자신이 겪었던 경험을 토대로 섬세하게 표현했다.
“대본에는 많은 부분들이 비워져 있었어요. 스토리진행상 영호가 해야 하는 표현들이 간결했죠. 감독님과 많이 상의를 하면서 영호를 만들어갔어요. 소소한 것들을 넣으려고 노력했죠. 반응, 대사가 아닌 표정, 조그마한 행동들을 넣으려고 했어요. 감독님도 영호 캐릭터에 강하늘을 조금 더 넣었으면 좋겠다고 하셨어요. 영호와 닮은 점은 77.6% 정도? 하하.”
영호는 불완전하지만 기다림의 순간을 통해 정답을 찾아 나아간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감정의 변화가 생기고, 성장하는 영호를 그려낼 때 어려움은 없었을까.
“영호의 최근 모습은 지금의 저를, 과거의 모습은 고등학생 시절과 20대 시절의 모습으로 표현하고 싶었어요. 느끼신 분들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호흡도 다르게 쓰고 싶었죠.”
‘비와 당신의 이야기’는 남녀주인공이 해피엔딩을 맞이하는 사랑 이야기가 아니다. 보통의 멜로 영화와 결을 다르게 한 결말로 끝을 맺는다. ‘만남’을 기대했던 관객들에겐 아쉬움이 남기도.
“감독님에게 엔딩을 바꿀 의향이 있냐고 물었어요. 덧붙여 ‘저는 바꾸지 않았으면 해요’라고 했죠. 감독님, 작가님도 바꿀 생각이 없다고 하시더라고요. 아쉬운 부분은 당연히 있을 거예요. 요즘 작품들은 주고자하는 메시지와 장르적 재미가 확실하잖아요. 그 작품 사이에서 확실하지 않은데 무언가 잔잔하게 끝날 수 있는 영화에 대한 개인적인 갈증이 있었어요. 저희 영화가 그런 엔딩을 가진 영화로 남았으면 했고요.”
그렇기에 한 화면 속 천우희와의 ‘투샷’도 담기지 않았다. 천우희와 호흡에 대한 아쉬움은 없었을까.
“아쉬움은 없었어요. 개인적으로 실제로 만난 것 같았죠. 소리가 전해주는 이미지가 생각보다 깊게 남았어요. 만나서 촬영한 것보다 훨씬 더 길게 호흡한 것 같았죠. 다음 작품에서 다시 만난다면 치고, 박고 하는 역할로 만났으면 재밌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어요. 그런 역할은 친해야 잘 되는 거니까요.”
수진 역으로 특별출연한 강소라와 많은 신을 함께 한 강하늘. 앞서 두 사람은 드라마 ‘미생’을 통해 한 차례 호흡을 맞춘 바 있다. ‘비와 당신의 이야기’로 7년 만에 재회한 두 사람은 또 다른 ‘케미’를 선보인다.
“‘미생’에서 만나 친구가 됐어요. 정말 오랜만에 만났는데도 재밌더라고요. 소라는 매신을 치열하게 준비하고, 준비해온 걸 여유롭게 하는 능력을 갖춘 친구에요. 점점 나이가 들어가면서 연기나 현장에 대해 유연함도 갖춘 배울 점이 많은 친구죠.”
주위에 밝은 에너지와 선한 영향력을 전파해 ‘미담 제조기’란 별명을 가지고 있는 강하늘. 그는 앞으로 어떤 배우이자 사람으로 남고 싶을까.
“저는 어릴 때부터 웃고 다니는 성격이었어요. 깊은 고민에 빠진 적이 없었죠. 나이를 들면서도 일단 하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스트 두 잇(Just Do It)’이란 말을 굉장히 좋아하고요. 앞으로도 저는 저답게, 강하늘스럽게 살고 싶어요. 저와 같이 일하는 모든 분들이 얼굴 찌푸리는 일이 없었으면 하죠.”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키다리이엔티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