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사는 사람들’, 결국은 ‘연결’되어 있음을 [씨네리뷰]
입력 2021. 05.18. 07:00:00

'혼자 사는 사람들' 공승연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따뜻한 문제작’이란 말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다양한 세대의 1인 가구가 늘어난 현재, ‘홀로족’을 가장 가까이서 들여다본다. 그리고 시대가 변하고, 세대가 달라져도 우리의 삶은 누군가와 또는 무언가와 연결되어 있다는 메시지를 툭 던진다. 영화 ‘혼자 사는 사람들’(감독 홍성은)의 이야기다.

“혼자가 편해요”라고 말하는 주인공 진아(공승연)는 20대 후반 콜센터 상담원이다. 최선을 다해 주변과 관계 맺기를 회피하며 ‘아무하고도 연결되지 않는 삶’을 살아간다. 그에게 수신은 오로지 TV와 스마트폰이다. 잠에서 깬 아침, 회사 출근길, 점심시간, 그리고 집으로 돌아와 눈을 감을 때까지 대화보단 영상으로 하루를 채운다. 즉, 스스로 고립을 선택한 ‘자발적인 홀로족’이다.

늘 똑같이 흘러가던 진아의 일상에 조금씩 파도가 일렁인다. 외도로 이혼 후 연락 없이 살던 중 갑자기 돌아와 가족 노릇을 하려는 아버지, 자꾸 말을 거는 옆집 남자, 그리고 신입으로 들어온 직장 후배 수진까지.

그러던 어느 날, 진아는 옆집 남자가 홀로 집에서 죽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게다가 1:1로 교육을 맡았던 수진마저 회사에 나오지 않고, 옆집으로 새로 이사 온 남자도 진아의 신경을 건드린다. 그렇게 고요했던 진아의 일상은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한다.



“20대 중반부터 돈을 벌며 자취를 시작했다. 혼자 사는 게 저의 체질에 맞았다. 사람들과 엮이면서 굳이 살고 싶지도 않고, 결혼 생각도 없었다”라며 “어느 날, 고독사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봤다. 처음엔 별 생각 없이 ‘안타깝다’라며 보다가 후에는 엄청나게 눈물이 났다. 혼자 사는 삶이 완벽하고 온전한 게 아닌 불안정하고 쉽게 무너질 수 있는 거구나란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한 홍성은 감독의 말처럼 영화는 ‘고독사’에 대한 이슈를 환기시킨다. 더불어 ‘혼자 잘 산다는 건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홍성은 감독은 자신이 직접 겪었던 고민과 질문들을 영화를 통해 전개했다.

‘혼자 사는 사람들’의 또 다른 메시지는 ‘작별인사’에 대해 이야기한다. 진아는 어렸을 적 받았던 상처가 컸기에 이별의 감정을 강박적으로 피하는 인물. 그래서 자신에게 다가와 중요한 사람이 되었다가 떠나가 버리는 걸 무서워하는 사람이다. 이별은 언제나,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임을 전하며 작별인사에 대한 용기를 심어준다.

‘혼밥’ ‘혼술’이 흔한 말이 된 현재, ‘정말 혼자여도 괜찮은지’란 질문을 단도직입적으로 묻는다. 예상치 못한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인해 일상이 달라진 2021년, ‘홀로’의 삶을 강요당하진 않는지, 영화는 자신을 돌아보게 주문하고 따스한 위로를 건넨다. 현 시대에 당도한 ‘백신’같은 영화가 아닐까.

공승연의 말간 눈동자와 무표정한 얼굴은 90분의 러닝타임을 힘 있게 이끌어간다. 스크린을 가득 채우는데도 어색하거나 부담스럽게 다가오지 않는다. 건조한 일상부터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진아의 내면까지 섬세하게 표현해낸 그다. 여기에 강다은, 서현우도 존재감을 뽐내며 완성도를 높인다.

‘혼자 사는 사람들’은 제22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 부문에 진출, 공승연이 배우상을 수상했으며 CGV 아트하우스 배급지원상을 거머쥐었다. 저마다 1인분의 외로움을 간직한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로 다양한 세대의 1인 가구의 삶을 따뜻한 시선으로 세밀하게 묘사해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오는 19일 개봉. 러닝타임은 90분. 12세이상관람가.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더쿱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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