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정희 "공백기, 나에게 집중한 시간…음악적 방향성 찾았다" [인터뷰]
입력 2021. 05.21. 08:00:00

임정희

[셀럽미디어 김희서 기자] 가수 임정희가 3년 5개월 만에 새 싱글 ‘Not4$ale’로 돌아왔다.

2005년 싱글 앨범 ‘Music Is My Life’로 데뷔한 임정희는 어느덧 16년 차 가수가 됐다. 꾸준히 음악 활동을 하며 자신 만의 색깔을 드러내왔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임정희는 음악에 대한 두려움과 고민이 깊어졌다.

뮤지컬 공연과 음악 프로그램, 드라마 OST등 다방면에서 많은 도전을 일궈가며 임정희는 늘 새로움과 그 안의 숨겨진 또 다른 잠재력을 세상에 드러내왔다. 차근차근 묵묵히 자신만의 필모그래피를 채우며 내공을 쌓아간 임정희는 비로소 ‘Not4$ale’을 통해 온전히 자신의 이야기를 노래에 담았다.

‘Not4$ale’은 임정희만의 독보적인 감성을 느낄 수 있는 R&B 소울 장르의 곡으로 그가 직접 작사, 작곡, 편곡에 참여했다. 공백기 동안 겪었던 음악적 고민의 답을 찾았다는 임정희는 이번 곡을 통해 세상이 정한 프레임과 기준 속에서 흔들리고 작아져도 나는 나의 존재와 가치를 믿고 타협하지 않고 당당히 나아가고 싶다는 울림을 전한다.

그간 각종 드라마 OST와 예능 프로그램 등을 통해 대중을 만나왔지만 신곡 발매는 오랜만이다. 오랫동안 새로운 노래를 기다려왔을 팬들을 위해 임정희는 진심을 다해 쓴 자작곡을 준비했다. 앨범 작업 전반에 참여한 만큼 임정희는 어느 때보다 떨리는 소감을 밝혔다.

“이번 싱글이 그렇게 오래된 줄 몰랐는데 3년 5개월 만이더라. 음반 활동은 아니었지만 나름대로 음악적으로 고민하고 쌓아가는 시간이라 이렇게 시간이 흘렀는지 몰랐는데 긴장도 되고 기대도 많이 된다. 제가 곡을 여태까지 앨범 수록곡으로 쓴 적은 있지만 타이틀 곡으로 활동하고 전 과정을 이끌어나간 건 처음이라 실수가 있진 않을까 아직까지 긴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래도 과정을 즐겼으니까 좋은 결과가 나올 거라 생각하고 활동 준비를 하고 있다.”

음악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가수로서 그동안 걸어온 길을 되돌아본 임정희는 의도치 않게 긴 공백기를 갖게 됐다. 아티스트로서 창작의 고통, 회의감, 무력감을 느낀 시기일 수도 있었으나 임정희에게는 오히려 에너지를 재충전하는 분기점이 됐다. 스스로에게 집중하면서 더 음악적으로도 인간적으로도 성장할 수 있었다.

“어떤 음악을 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 훌륭한 프로듀서 분들 곡을 받아서 꾸준히 활동한 좋은 곡들이 많아서 감사하지만 이제는 나의 이야기, 내가 직접 쓴 이야기, 내 감정들을 곡에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지 생각하는 시간이 길었던 것 같다. 그래서 공부도 하고 있었다. 학생들 가르치기도 하고 대학원에 음악공부하면서 어떤 음악을 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 저는 혼자 집중하는 시간이 중요한 사람이라 저에게 집중한 시간이 생각보다 길어졌다. 공백에 대한 불안감은 있었던 것 같다. 그래도 좋은 음악을 할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이 있어서 좋은 기회가 있으면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겠다고 믿었고 저한테 집중하는 시간도 중요해서 그냥 지나쳐버리는 시간이 아니었다. 따지고 보면 긴 시간인데 무의미한 시간은 아니라 생각해서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Not4$ale’을 시작으로 보물함 속에 감춰둔 다양한 자작곡들을 하나씩 공개하고 싶다는 임정희.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어떤 곡을 부르고 싶은지에 대한 방향을 찾은 임정희는 대중들의 반응과 평가에 대한 두려움으로 꺼내지 못한 곡들을 이제 하나둘씩 들춰보고 있다. 이번 컴백에선 싱글을 발매하게 됐지만 임정희는 자작곡들을 가득 채운 앨범이 세상 밖으로 나올 날을 기대했다.

“‘Not4$ale’은 올해 1월에 아무래도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어서 한 달 동안 작업실에서만 작업하고 만든 곡이다. 그 전에도 곡을 쓴 경험이 있는데 완성했거나 세상에 나가서 좋은 반응이 얻을 수 있을지 용기가 없어서 묻혀둔 곡들이 있다. 그런 곡들을 작년부터 꺼내서 들어보고 어떻게 마무리할지 고민하다 이 곡을 쓰게 됐다. ‘Not4$ale’ 뿐 만아니라 앞으로 활동할 곡들도 쌓아 놨다. 오랜만에 컴백이라 한 곡이 아쉽긴 한데 정규 앨범 못지않은 시간과 영혼을 갈아 넣었다. 그런 과정을 통해 나온 곡이다.”

임정희는 이번 노래를 통해 진솔하면서도 당당한 메시지로 자신만의 다짐을 전하고 싱어송라이터로서 변신했다. 음악에 대한 고민 끝에 초심으로 돌아가 가장 자신다운 노래를 만들게 됐다는 ‘Not4$ale’에는 임정희의 솔직한 감정과 그만의 감성을 녹여냈다. 노래를 통해 힘든 시기를 위로해주고 더 나아가 세상에 매겨진 기준과 평가가 전부가 아니라는 뼈있는 메시지를 전하고자 했다.

“이번 곡이 아주 특별한 점은 ‘Not4$ale’이 곡에선 한 번도 안 나오고 제목만 ‘Not4$ale’이다. 가사에는 표현되지 않는데 저의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다. 예를 들어 가구 조립할 때 저는 설명서를 안 읽고 시작하다가 나중에 설명서를 보는 스타일이라 때로 지치고 막막할 때 ‘나는 이런 사람이고 이런 방향으로 가는 사람이다’라는 매뉴얼 같은 음악을 만들고 싶어서 시작한 곡이다. 시대가 빠르게 변하고 기대와 기준치는 높아지는데 제가 거기에 도달할 수 있을지는 위를 쳐다만 봐도 현기증이 날정도로 어려운 일인데 그런 감정이 저 혼자만이 아니라 각자의 스토리나 결을 다를지 몰라도 동시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 다 비슷한 마음을 가지고 살아간다고 생각했다. 가장 개인적이 이야기가 가장 대중적일 수도 있다는 말도 기억에 나면서 응원 받고 싶을 때 말 한마디가 중요하지 않나. 지칠 때 저를 북돋울 수 있는 곡을 만들고 싶었고 각자 존재는 중요하지 않나. 각자 존재나 수치는 숫자로 매길 수 없고 기준이 있는 게 아닌데 어느 만들어진 기준에 가치와 이름표가 붙여지고 매겨지는 그런 상황을 만들지 말아달라는 경고의 의미도 있고 같은 감정을 가진 사람들을 응원해주고 싶다. 저도 음악을 하는 사람이고 평가에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은 아니라서 그런 고민들이 있었는데 저와 아주 다른 또래 친구들도 이야기나 모양은 달라도 같은 고민을 하더라. 저의 이야기가 다른 사람에게도 같은 이야기도 있고 공감될 수도 있겠다 싶었다.”

임정희는 ‘Not4$ale’에 깊은 메시지를 담았지만 그렇다고 진지하게 듣지는 말아달라는 바람이다. 발라드 곡으로 호소력 짙은 감성을 드러내온 임정희가 이번 곡을 통해서는 신나게 즐길 수 있는 반전을 꾀했다.

“‘Not4$ale’ 같은 경우 설명을 드릴 때 지친 사람들에게 위로를 드리고 싶다고 해서 무겁게 들릴 수 있는데 장르 자체는 신나고 가볍게 들을 수 있는 음악 같다. 하루 일과를 마치고 편의점에 들러서 맥주 한 캔으로 위로받는 그 지점에 맞게 들어주면 좋겠다. 제가 걱정을 사서하는 편이지만 아주 우울하거나 그런 감정은 잊고 즐겁게 하려고 상반된 기질이 저한테 있다. 그래서 이번 음악도 너무 예전의 발라드를 기대하기보다 지금의 제 감정이 어떻고,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충실하게 적어서 가사에 집중해주길 바란다.”

어떤 이야기를 담았는지, 어디서 영감을 얻었는지 등 고민의 흔적들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자작곡에 대해 임정희는 글쓰기를 언급했다. 하나의 곡이 완성되기까지에는 글을 통해 풀어낸 임정희의 감정들이 담겨있다고. 덕분에 그는 글을 쓰는 과정도 곡 작업 과정의 일부가 됐다고 자랑했다.

“저는 싱어송라이터 분들 중에 영감을 받아 곡을 쓴다는 게 대단하다고 한다. 저는 공부하듯이 책상에서 오래 앉아서 쓰는 타입이라서 영감이라기보다 기분이 안 좋거나 속상한 일이 있을 때 어떤 방법을 찾다 글로 쓰면 끝맺음이 행복하게 맺더라. 글로 쓰다보면 말로하면 안 좋은 얘기가 글로 정의하면 그래도 잘 될 거고 좋은 일이 일어날 거라고 다독이며 마무리를 하게 돼서 그런 일기를 쓰던 습관들에서 다시 영감을 받고 책상에 앉아서 생각하고 멜로디도 쓰게 되는 것 같다.”

‘Not4$ale’을 통해 임정희는 한 층 성숙해진 계기가 됐다. 음악적 방향성에 대한 회의감이나 음악으로 하여금 얻는 행복감에 대한 불안감이 생길 때 즈음 ‘Not4$ale’을 만난 것. 그런 고민과 고뇌의 시기를 극복해낸 덕분에 임정희는 지금도 노래부르는 순간이 가장 행복하다고 말했다. 시간이 지나도 한결같은 모습으로 노래를 잘하는 가수로 기억되고 싶다는 임정희다.

“곡의 가사처럼 제가 부를 때 행복한 곡, 제가 16~17년 활동하니까 저의 곡을 부르면서 너무 행복했고 그런 고민들이 있었다. 이런 행복감을 유지하려면 더 성장해야하고 많은 신곡들이 나와야 하는데 그런 고민들. 이 곡을 녹음하면서 기존의 발매했던 곡을 부를 때처럼 행복감을 많이 느껴서 그런 부분에서 어느정도 해소가 된 것 같다. 가야할 길은 멀지만 방향은 찾은 것 같다. 뚜렷한 목표나 설정해놓은 방향은 없는데 음악 잘하는 임정희. 임정희 노래는 믿고 듣지. 음악적으로 인정받고 싶다. 공백도 있었고 신곡도 많이 없었지만 예전에 노래 잘하는 가수인데 요즘에도 활발히 활동하면서 요즘 하는 음악도 좋게 바라봐주시면 좋겠다.”

‘소울여제’ ‘거리의 디바’, ‘명품 보컬’ 등 무수한 수식어를 보유한 임정희는 여전히 그런 칭찬들이 즐겁고 좋다고 털어놨다. 부담보다는 오히려 기대에 부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음악을 통해 임정희는 자신의 삶도 긍정적으로 보는 안목을 갖게 됐다. 음악을 향한 무한 애정을 드러낸 그가 보여줄 앞으로의 음악에도 기대가 모아진다.

“너무 좋다. 그런 수식어들이 감사하고 특별히 부담보다 그런 기대를 길게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저의 목표다. 어떤 평가도 뛰어넘고 새로운 수식어를 만들어내고 싶다기보다 기존에 받았던 평가들에서 더 넓게는 싱어송라이터, 작곡가로서 영향을 키워나가면서 꾸준히 역량을 인정받는 사람이 되고 싶다. 해가 갈수록 더 감사하다. 저의 또 음악적인 인생 목표가 덕업일치를 이루고 싶은데 제가 다른 유행하는 취미를 안 해본 것도 아닌데 음악에 관련된 이야기를 나누는 게 가장 흥미롭더라. 음악 팬으로서 그 음악으로 직업을 삼고 있는 사람으로 꾸준히 균형을 맞춰가며 살고 싶다. 보통 취미가 직업이 되면 싫어진다고 하는데 저는 꾸준히 활동하고 싶고 지금까지 저의 과정이 아주 즐겁고 아주 성공적이진 않을 수 있지만 칭찬해주고 싶다.”

[셀럽미디어 김희서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P&B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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