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환이 던진 정통 발라드 승부수 '다섯 마디' [인터뷰]
입력 2021. 05.26. 07:00:00

정승환

[셀럽미디어 김희서 기자] 가수 정승환이 감성 발라더로서 또 한 번 진가를 발휘한다.

정승환이 새 EP ‘다섯 마디’로 돌아왔다. 지난 2019년 4월 발매한 ‘안녕, 나의 우주’ 이후 2년 만이다.

이번 앨범에는 친구를 향한 특별한 마음을 담은 타이틀 곡 ‘친구, 그 오랜시간’을 비롯해 ‘봄을 지나며’, ‘그런 사람’, ‘그대가 있다면’, ‘러브레터’까지 총 다섯 개의 발라드곡이 수록됐다.

2015년 SBS 서바이벌오디션 ‘K팝 스타 시즌4’ 준우승하며 가요계에 입성한 정승환은 ‘이 바보야’, ‘너였다면’, ‘눈사람’, ‘십이월 이십오일의 고백’ 등으로 많은 사랑을 받으며 정승환표 발라드로서의 입지를 다져왔다.

드라마 OST 가창, 음악프로그램, 공연 등을 통해 꾸준히 음악활동을 이어왔지만 피지컬 앨범은 오랜만인 정승환은 그간 음악적 고민이 많았다고. 때문에 앨범 발매 시기는 늦어진 점에 대해선 팬들에게 미안함을 표하면서도 더욱 완성도 높은 음악으로 찾아왔다고 자신했다.

“2년 만이라서 팬 분들을 오래 기다리게 해서 죄송한 마음이다. 사랑받는 앨범이 됐으면 좋겠다. 앨범 자체는 기간이 길었지만 꾸준히 음악은 하고 있었고 앨범 단위로 늘 생각하고 있었는데 갈피를 못 잡았다. 그러다가 작년에 다른 음악을 해보면서 이 앨범이 나오지 됐다. 그때는 내가 어떤 걸 하고 싶은지 찾으려고 두드려보던 시기였는데 그 시간 때문에 이번 앨범이 나오지 않았나 싶다.”

앨범명인 ‘다섯 마디’에 담긴 의미는 누구나 짐작해볼 수 있는 대로 다섯 개의 곡이 수록된 것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정승환만의 따뜻한 감성이 더해졌다. 음악을 통해 세상에 하고 싶은 말들을 전하고 싶다는 정승환은 미처 말하지 못한 한 마디가 두 마디가 되고, 세 마디, 네 마디가 되어 다섯 마디로 끝맺었다.

“앨범은 발라드로 구성돼있는 앨범이다. 원래 구상 때부터 그런 앨범을 만들려고 했고 ‘다섯 마디’로 제목을 짓게 된 건 단순히 앨범 곡수가 5곡이어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음악이라는 게 말하지 못한 한 마디에서 시작돼서 확장된 세계라고 생각했다. 그 한 마디가 쌓아서 다섯 마디가 됐다는 의미도 있고 각기 다른 이야기를 담은 발라드라 부담 없이 듣기 좋을 거 같다. 곡들을 나중에 다 모아놓고 보니까 사랑이야기더라. 그런데 사랑이라는 감정이나 주제로 곡이 만들어졌을 때 대부분 실제로 말하지 못해서, 음악의 힘을 빌려서, 노래에 숨어서 말하는 것들이 많다고 생각해서 곡을 듣다보니까 ‘다섯 마디’라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곡마다 각각의 이야기가 있어서 한 형식에 갇혀있기보다 어떤 상황마다 그 자리에 있을 수 있는 진입장벽이 낮은 곡들이다.”

타이틀 곡 ‘친구, 그 오랜 시간’에는 정승환과 안테나의 수장이자 뮤지션 유희열과 작사가 김이나가 함께 작사에 참여해 발매 전부터 기대감을 모았다.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만들어낸 작업이기보다 각각 다른 결이지만 같은 맥락 안에서 맞춰가는 과정에 초점 뒀다는 두 사람과의 협업은 정승환에게 좋은 배움이 됐다.

“처음에 곡이 만들어지는 과정 안에서 많은 수정이 있었고 멜로디조차도 정하기까지 오래 걸렸다. 또 멜로디가 바뀌면 가사도 바뀌는데 초반엔 멜로디와 가사를 바꾸고 부르니까 따로 노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가사 방향성을 바꿔보자는 의견이 모아졌고 세레나데 같은 고백송 같은 느낌인데 그럼에도 슬픈 정서가 있는 부분을 어떻게 구체화할까 고민하다가 ‘짝사랑’이라는 단어를 떠올렸다. 입체적으로 표현한 것은 친구지만 좋아하는 사람의 마음을 담아보자는 마음을 잡고 방향성을 잡았다. 같이 머리를 맞댄 거 아니고 각자 버전의 완성본을 만들었는데 겹치는 부분이 많았다. 정확한 단어가 겹치지 않아도 내용이나 맥락이 겹쳐서 거기서 더 좋은 단어, 문장들을 혼합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기본 테마는 같은 테마를 갖고 가니까. 당시에는 하루빨리 완성돼야한다는 마음이 급급해서 감사함을 느낄 겨를이 없었는데 끝나고 크레딧을 보니까 너무 대단한 사람들이더라. 복 받았다 싶었다. 제 능력이 닿지 않는 곳의 도움을 받아서 감사하게 생각한다.”

대중들에게 선보여 온 정승환표 정통 발라드 곡은 대체로 애틋한, 아련한 감성이 녹아든 음악이었다. 정승환은 호소력 짙은 목소리와 심금을 울리는 감성 발라드로 리스너들의 공감을 선사하지만 반전이게도 그는 이별, 짝사랑과 같은 감성에 쉽게 이입하지 못하는 성격이라고. 하지만 노래를 부를 때만큼은 완전한 몰입을 위해 드라마, 영화의 힘을 빌린다는 정승환이다.

“어떤 방향의 감정으로 불러야할 때 문화를 접하는 게 쉬워지지 않나. 영화나 드라마나 휴대폰으로 간접경험을 많이 하고 거기서 불씨를 얻는 편이다. 어떤 곡을 녹음하기 전에 갈피를 못 잡아서 영화를 볼까 했는데 그때부터 시작한 것 같다. 그게 저한테는 그게 도움이 많이 됐다. 영화가 됐든 그런걸 보지 않고 노래를 할 때와 보고 노래 할 때 많은 차이가 있다고 느껴서 거기서 습관을 얻은 것 같다. 그래서 저는 타이틀 곡 가사를 보고나면 노래 녹음을 하기 전에 영화를 보거나 제가 생각하기에 그 가사와 정서에 맞는다 생각하는 영화를 찾는다. 이번 타이틀 곡은 가사 속 화자가 오래 간직하고 끙끙 앓고 말 못하는 감정인데 저는 꼭 사랑의 감정이 아니어도 끙끙 앓는 성격보단 할 말은 해야 하는 스타일이라 몰입하기 힘들었다. 그래서 단서를 얻은 게 영화는 아니지만 ‘응답하라 1988’에서 정환이(류준열) 캐릭터를 정말 많이 참고 했다. 드라마 후반부에 덕선(혜리)이한테 고백을 하는 장면이 있는데 그 장면을 수도 없이 돌려보면서 감정에 몰입하려고 했다.”

지난해 음악적으로 고민하는 시기를 보냈다는 정승환은 ‘다섯 마디’을 준비하면서 마음을 다잡게 됐다. 스스로의 음악색에 대해 방황하기도 했지만 결국은 그가 가장 잘하는 정통 발라드로 돌아와 재충전했다.

“작년 한 해 동안 냈던 음악들이 기존에 어떤 정승환 하면 떠올리는 대표 곡이 ‘너였다면’, ‘이 바보야’라면 그런 곡들로 저를 인식하신 분들에게 생소한 음악이었다. 그렇게 저의 색깔에 대한 고민을 했는데 제가 잘할 수 있는 게 뭘까 하다가 그래도 정통 발라드였던 것 같다. 이걸로 승부수를 띄우는 앨범을 만들고 싶었다. 제 데뷔 앨범이 ‘목소리’인데 그때 당시에도 전곡이 발라드였는데 이번에 데뷔앨범의 버전 2를 만들자는 마음이었다. 백 투 더 베이직이었다. 내가 잘할 수 있는 걸 정말 잘해버리자는 포부가 담겨서 발라드로 승부를 띄우려고 한다.”

‘정통 발라드’로 승부하겠다는 정승환의 포부대로 그는 이번 앨범 전반에 심혈을 기울였다. 낯설고 서툰 부분도 있었지만 데뷔 초부터 지금까지 가수 정승환으로서의 색깔을 온전히 담아내기 위해 노력했다. 그동안 앨범 프로듀싱을 맡아준 안테나 수장이자 총괄 프로듀서 유희열은 한 걸음 물러나 정승환을 바라봐줬다고. 덕분에 정승환은 자연스럽게 스스로의 감을 찾아갔다.

“이 노래가 좋다, 안 좋다고 평가하는 건 취향 문제고 듣는 사람들에게 맡겨야 할 일인데 다만 노래를 만드는 사람 입장에서 데뷔 무렵과 지금의 차이가 있다면 그때는 몰랐던 거를 조금을 알게 되고 들리지 않고, 보이지 않았던 게 보이게 되면서 알게 된 것들은 분명히 있다. 저의 보컬적인 결점이나 그런 걸 보완하기 위해 디테일하게 퀄리티를 높이는데 집중했고 앨범을 만드는 과정 안에서 유희열 선배님이 총괄 프로듀서이자 대표라 통솔하는 느낌이면 물론 제가 유희열 선배가 하는 것에는 못 미치지만 그 지휘권이라는 게 저의 행보에 있어서 의미가 생긴 것 같다. 조금 제가 이끌어가는 부분이 많아져서. 원래는 유희열 선배가 다 통솔하는 게 있었다면 시간이 흐를수록 연차가 쌓일수록 저에게 맡겨주시더라. ‘너가 좋아하면 그게 맞는거다’ 그런 게 말씀해주셔서 좋기도 하면서 불안했다. 차라리 누가 판단해주고 결정을 해주면 속이라도 편한데 저를 믿어주셨다. 마치 이제 막 두발 자전거를 타는 아이에게 잡아주던 사람이 ‘잡고 있어’ 하는데 알고 보니 손을 놓고 있는 것처럼 그렇게 해주시는 것 같다.”

새 앨범을 비롯해 앞으로 정승환이 나아가고 싶은 음악적 방향은 무엇일까. 그는 무조건 목표를 크게 세우기보단 소소하지만 오래도록 리스너들에게 기억되는 가수를 꿈꿨다. ‘감성 발라더’, ‘감성장인’, ‘발라드 세손’ 등과 같은 화려한 수식어들도 좋지만 정승환은 오직 목소리 하나로 승부수를 띄웠다.

“제가 간절하게 바라는 건 이 곡들이 많은 사람들의 플레이리스트에 오래 들어가 있는 것이다. 매일 찾아듣는 게 아니어도 문득 떠오르는 음악들이 있지 않나. 그렇게 자리매김하는 게 가장 큰 목표고 더불어 차트에서 좋은 성적을 얻으면 감사하지만 차트 흥행이나 그게 목적이 된 적은 없었다. 수식어에 대한 욕심은 가져본 적 없다. 초심이란 단어를 좋아하진 않지만 초심을 되짚어본다면 데뷔 초 때 앨범을 ‘목소리’라고 지은 이유가 미사어구 수식어보다 목소리로 설명이 되는 가수가 되고 싶어서였다. 그래서 궁극적인 제 바람은 정승환이란 가수를 설명할 때 목소리 하나로 충분하면 좋겠다.”

어느덧 데뷔 6년차 가수가 된 정승환, 그는 앨범 수록곡 혹은 미발매 곡으로 대중에 자작곡을 선보이며 싱어송라이터로서의 면모도 드러냈다. 향후 앨범 전곡을 자작곡으로 채울 계획은 없는지에 대한 질문에 정승환은 차근차근 이뤄가고 싶은 바람을 전했다.

“그럴 수 있다면 좋죠. 저의 포지션에 관한 생각을 하는데 그래도 저는 플레이어 같다. 보컬리스트의 포지션이라 제가 맡은 임무를 한 다음에 하는 거라 생각해서 저는 제가 맡은 역할 안에서 최선을 다하면서 조금씩 그런 스펙트럼을 넓혀가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좋은 게 좋은 거라는 주의라 제가 했는데 좋지 않다면 의미를 부여하기 나름이지만 그래도 조금 더 모두에게 좋은 쪽으로 가야하지 않을까. 앞으로도 계속 그 비중을 늘려가려고 한다.”

정승환은 앞으로의 활동 계획과 더 나아가 정규 앨범을 향한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자신의 속도에 맞춰 조금씩 음악적 스펙트럼을 넓혀가는 정승환의 다음 앨범이 기대된다.

“특별히 꿈이나 목표가 없고 앞으로도 그럴 것 같다. 저는 큰 그림을 멀리 내다보면 스텝이 꼬이는 사람이더라. 당장 눈앞에 발끝에 놓인 한 걸음 한걸음을 잘 걸어가야 고개를 들었을 때 꽤 멀리 왔다고 보는 시기더라. 지금까지 인생이. 데뷔 때에 비교할 때 지금 어느 정도 이루었는지 모르지만 꾸준히 걸어가고 있는 느낌이 다. 앞으로도 그랬으면 좋겠고. 일단 앨범을 올해 낼 수 있을지 모르지만 정규 앨범에 대한 욕심이 있다. 장담은 못하겠지만 음악을 자주 내고 싶다는 그런 소망이 있다.”

끝으로 정승환이 팬들에게 전하는 다섯 마디 전문이다.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제가 돌아왔어요. 여러분이 예뻐하시던 승환이예요. 저 잊지 않으셨죠? 많은 사랑 부탁드려요."

[셀럽미디어 김희서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안테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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