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비 "데뷔 10년, 무언가 이뤄가고 있는 자체에 감사해" [인터뷰]
- 입력 2021. 06.04. 07:00:00
- [셀럽미디어 김희서 기자] 가수 라비(RAVI)가 음악적 역량과 성장을 꾀했다.
라비
라비의 네 번째 미니앨범 ‘로지스(ROSES)’가 지난 3일 베일을 벗었다. 2017년 솔로 데뷔 앨범 ‘리얼라이즈(R.EALIZE)’를 시작으로 싱어송라이터이자 솔로 가수로서 두각을 드러낸 라비가 ‘로지스(ROSES)’를 통해 그의 음악활동에 새로운 변곡점을 찍었다.
‘로지스(ROSES)’는 사랑에 대한 감정을 감각적인 가사와 사운드를 통해 다양한 시각으로 표현한 앨범으로 더블 타이틀곡 ‘카디건(CARDIGAN)(Feat.원슈타인)’, ‘꽃밭(FLOWER GARDEN)’을 비롯해 ‘치즈(CHEE$E)’, ‘레드 벨벳(RED VELVET)’, ‘로지스(ROSES)’, ‘어는점’, ‘아이 돈트 디나이(I DON’T DENY)’까지 총 7개 트랙이 수록됐다.
장미를 떠올리면 자연스레 로맨틱한 감정이 연상되듯이 라비 역시 이번 앨범에 사랑을 담았다. 사랑을 통해 표현할 수 있는 다양한 감정의 온도를 수록곡들에 풀어냈다. 늘 ‘사랑’이라는 주제로 하고 싶은 말이 많다는 라비다.
“곡마다 사랑에 대해서 다양한 온도나 시각으로 볼 수 있다. 사랑이라는 주제 안에서 카디건을 핑계로 네가 그냥 좋다고 말하는 캐주얼한 온도의 표현이다. (이 곡을 쓸 때) 제가 카디건을 살려고 해서 그 주제로 곡을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랑이 가장 유연하게 해석될 수 있는 소재라 생각한다.”
‘로지스(ROSES)’에는 청량한 기타 사운드와 현란한 베이스 선율 등 에너지 넘치는 분위기의 곡들에 멜로디컬한 라비의 짜임새 있는 랩까지 더해져 완성도를 높였다. 앨범 구상 단계서부터 라비만의 확실한 색깔을 보여주고자 했던 의도를 200% 담아내 전곡 작사, 작곡에 참여했다. 한, 두 곡라비는 새 앨범에 대한 자신감과 애정을 드러냈다.
“소리적인 측면이 크다. 제가 했을 때 더 잘 사는 구성과 멜로디와 음역대, 짜임새에서 더 확실한 틀을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런 것들이 정리됐을 때 ‘로지스’를 통해 명확하게 아실 수 있을거다. 타이틀곡으로 내세우기보다 앨범 전체를 통해서 많은 분들에게 ‘로지스’부터 또렷한 라비의 무언가 생긴 것 같다고 느끼면 좋겠다.”
라비는 어떤 형태든 자유롭게 해석할 수 있는 사랑을 소재로 만든 ‘로지스(ROSES)’가 침췌된 가요계에 활력을 불어넣는 앨범이 되기를 바랐다. 더불어 향후 계획 중인 정규앨범과도 연관지어 탄탄한 스토리 라인을 구축했다.
“밝은 형태 곡들이 많다. 항상 제가 말한 밝은 것만 추구하겠다는 건 아니지만 이런 형태 앨범이 나오고 다음에 정규앨범과 연계성을 가지고 움직인 앨범이기도 하다. 계획적 측면에서도 밝은 에너지가 필요한 시기라 생각했다. 이성 간의 사랑에 대한 곡들도 있고 자기애 측면도 있고 사람과 사람 대 존중하는, 다양한 형태로 유연하게 변할 수 있는 게 사랑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제 가치관이 담긴 곡들도 있고 묻어있는 곡들도 있다. 담긴 정도는 다 다른데 할 말 없는데 고통스럽게 창작하기보다 자연스럽게 묻어나서 표현하기도 수월했다.”
중독성 있는 멜로디에 상상력, 재밌는 발상을 더해 써 내려간 가사들은 라비 특유의 개성을 돋보이게 한다. 직접 곡을 만들고 가사를 쓰는 싱어송라이터로서 라비는 어디서 영감을 얻을까. 라비는 그의 음악 작업 대부분은 평범한 일상에서부터 시작된다고 밝혔다.
“제 생활 속에서 찾기도 하고 ‘카디건’도 시작점이 소소했던 게 맞는데 이걸 어떻게 해석하고 확대하느냐에 문제인 것 같다. 모든 곡마다 엄청난 메시지를 굵직하게 심기보다 간략하지만 어떻게 표현하고 문장으로 만드냐에 따라서 다르다고 생각한다. 영감 자체는 일상에서 받지만 표현 자체는 책 같은 데를 찾아보면서 완성해간다.”
라비는 지난 2019년 힙합 레이블 그루블린을 설립하고 아티스트이자 대표로 활약 중이다. 누구든 원하는 작업 환경을 꿈꾸지만 현실로 옮겨오기란 쉽지 않다. 이상적인 환경과 분위기 속에서 음악을 즐기고 싶었다는 라비는 레이블을 세우며 꿈을 현실로 이뤄냈다. 그의 음악 인생에 있어서 그루블린은 소중한 발자취가 된 만큼 라비는 아티스트와 동시에 대표로서의 본분을 잊지 않으려 했다.
“이 회사를 비즈니스적인 측면에서 성과를 내자는 생각으로 운영하지 않고 있다. 물론 사업이다 보니 수익이나 그런 부분이 동반되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아티스트로서 갖추고 싶은 환경이나 집단 분위기에 신경을 쓰고 있다. 함께 하고 있는 분들도 그렇게 생각해서 저의 계획에 구체적이고 창의적인 부분을 함께 해나가고 있다. 경영이나 운영적인 면에서는 부사장이랑 의논하면서 움직이고 있다.”
2012년 빅스로 데뷔한 이후 2017년 솔로 가수로 새 출발하며 지금까지 쉼 없이 달려온 라비. 이젠 그의 일상 속에 음악이 있다기보다 음악 속에 일상을 담아놓고 있게 됐다. 지치지 않고 꾸준히 음악을 할 수 있었던 라비만의 원동력은 무엇일까. 그는 음악이 곧 라비 자신의 일부를 만들어가는 과정같다고 빗대어 표현했다.
“아마도 본질적으로 제가 좋아해서 그렇다. 너무 재밌고 좋아해서. ‘로지스’를 내고 다음 나올 정규앨범 준비도 너무 재밌고 그게 제 발걸음이 작업실로 오게 만든다. 저를 만드는 게 재밌는 것 같아서 그런 것들이 원동력이 되기도 하고 무대에 서는 게 가장 큰 원동력 같다. 그 순간을 기다리고 있다.”
아무리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해도 분명 힘든 시기가 찾아오기 마련이다. 오랫동안 앞만 보고 뛰어서, 쉴 줄 모르고 뛰어서 숨이 차오르는 것처럼. 라비 또한 힘든 시기를 겪었다고. 여전히 음악 안에서 일과 휴식의 경계를 명확히 구분하긴 어렵다지만 라비는 사람들과 음악적 교감을 나누며 새로운 돌파구를 찾았다.
“정서적으로 불안정하거나 공황을 겪으면서 느꼈던 불안정함이 힘들었던 것 같다. 일하는 게 재밌고 음악이 재밌지만 그 안의 해소가 안 됐고 쌓였던 것 같다. 과부화라는 느낌을 받았고 답답함을 지니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1, 2년 전 그때가 힘들었다. 아직 일과 휴식을 분리하는 건 부족한 것 같다. 다만 회사 식구들이나 아티스트들이랑 같이 어떤 프로젝트를 하면서 그 안에 해소가 생기는 것 같다. 전에는 음악을 오롯이 혼자서 작업했다면 사람들과 같이 하는 일들을 생기다 보니까 그 안에서 오가는 대화나 사소한 장난이 활력이 되기도 하고 일 안에서 해소 방식을 찾아간 것 같다.”
어느덧 데뷔 10년 차를 바라보고 있는 라비. 그동안 걸어온 길을 뒤돌아봤을 때 라비는 감사함이 크다고 말문을 열었다. 특히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가수들이 노래를 부르고 공연하는 순간들이 당연하지 않게 된 요즘, 라비는 앞으로도 이뤄가고 싶은 일들이 무궁무진하다.
“제가 상상했던 것들과는 다른 부분도 있지만 그래도 마음먹은 게 어느 정도는 행해진 것 같다. 레이블 만드는 것도 그렇고 아직 무언가 할 수 있고 도전할 기회가 있는 게 감사한 상황이다. 10년 동안 많은 동료들이 사라지기도 했고 오랫동안 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니까. 어떤 이유에서든 이렇게 할 수 있음에 감사하다. 무언가 이루고 있고 제가 추구하는 것과 바람이 있는 것 자체가 이뤄가는 중인 것 같다. 하루하루.”
라비는 음악적 갈망과 고민 끝에 나온 앨범인 ‘로지스(ROSES)’를 통해 대중에 그만의 색깔을 확실히 드러내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강력한 자신감이 깃든 이번 앨범이 라비의 정규앨범을 위한 예열 단계로 기대해봐도 좋겠다.
“그간 싱글을 내면서 일시적이고 라비라는 가수가 뭘 하는지 모르겠단 생각이 스스로 들었다. 내가 어떤 음악을 하는 사람인지 알고 싶어서 고민을 하게 된 것 같다. 이번 앨범은 저한테 앞으로 라비의 음악 지표가 될 것 같고 들으시는 분들이 앨범 단위로 즐겨주시면 좋겠다. 라비의 폭이 넓어졌으면 한다.”
[셀럽미디어 김희서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그루블린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