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 이다윗이 30대를 기다리는 이유 [인터뷰]
입력 2021. 06.11. 12:09:28

이다윗

[셀럽미디어 김희서 기자] 배우 이다윗은 출연 작품마다 극의 비중을 떠나 늘 이목을 끄는 힘이 있다. 제자리에서 묵묵히 제 몫을 해내고 있는 이다윗이 ‘로스쿨’을 또 하나의 인생작으로 필모그래피에 추가했다.

지난 9일 인기리에 종영한 JTBC ‘로스쿨’(극본 서인, 연출 김석윤)은 대한민국 최고의 명문 로스쿨 교수와 학생들이 전대미문의 사건에 얽히게 되면서 펼쳐지는 캠퍼스 미스터리와 살벌한 로스쿨 생존기를 통해 예비 법조인들이 진정과 법과 정의를 깨닫는 과정을 담은 드라마.

이다윗은 극 중 법을 향한 증오를 숨긴 채 로스쿨을 신분 상승 사다리로 선택한 서지호 역으로 분했다. 동기들을 비롯한 인간관계는 비효율적이라고 치부하고 관심은 오로지 성적뿐인 고리타분한 인물이다. 하지만 동기들과 로스쿨 내 벌어진 사건들을 하나둘씩 해결해나가며 서지호는 점차 세상과 타인을 따뜻하게 바라볼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한다.

종영을 앞둔 시점 진행한 인터뷰에서 이다윗은 “사실 찍은 지는 시간이 좀 지났다. 2월 초에 끝났는데 촬영 끝날 때는 아직 방송 남았으니까 ‘끝이 아니지’라고 생각했는데 이제 드라마가 끝나니까 ‘진짜 끝인가. 끝이 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다. 그래서 저도 시청자 모드로 봤던 것 같다. 저런 걸 찍었구나 싶기도 했고 제가 안 나오는 다른 장면들도 보면서 엄청 생소했다. 방송 보면서 다른 로스쿨즈 배우들이랑 얘기도 많이 하고 가끔 줌으로 켜서 다 같이 보기도 했다.”라고 ‘로스쿨’을 떠나보내는 소감을 전했다.

‘로스쿨’은 어려운 법정물이라는 편견을 깨고 탄탄한 시청자층을 유지해왔다. 첫 회 5.1%(유료가구기준/닐슨코리아 제공)로 출발한 ‘로스쿨’은 자체 최고 기록으로 6.9%까지 치솟으며 시청률 성장세를 나타냈다. 최근 드라마 시청 경로들이 다양해짐에 따라 넷플릭스에도 공개된 ‘로스쿨’은 국내 TOP10 콘텐츠 순위 1위에도 오르며 흥행을 이어갔다. ‘로스쿨’의 인기요인에 이다윗은 정의로운 법조인이 된 로스쿨즈의 성장사를 언급했다.

“사실 저희도 비슷한 걱정을 초반에 했다. 말도 어렵고 법 관련 내용인데 보시는 분들이 잘 따라올 수 있을까 했는데 많이 봐주시고 넷플릭스에서도 사랑해주셔서 감사드린다. 제가 생각했던 ‘로스쿨’의 재미 요소는 사건 요소 흐름도 있는데 학생들의 성장하는 모습들이 나오는 게 좀 더 재밌는 요소가 아닐까라고 생각했다. 그런 부분을 좋아해주신 것 같다.”

로스쿨즈 8인방의 성장사를 보는 것만큼이나 이들의 케미스트리 또한 극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실제로도 다들 또래였던 만큼 현장에서도 실제 학생들과 같이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촬영했다고. 덕분에 친함에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찐’ 우정 바이브가 드라마 속에서도 묻어났다. 같이 고생하고 추억을 쌓아가며 서로를 의지하게 된 동기들의 모습은 연기보다 리얼에 가까웠다.

“너무 재미있었고 캐릭터들 마다의 개성도 다 달라서 같이 연기하는 시간이 재밌었다. 아무래도 또래들이니까 말도 편하게 나와서 연기할 때 의견 주고받기도 좋았다. 강솔A(류혜영)이랑 주먹을 치는 장면이 있는데 원래는 대본에 없던 건데 솔 누나가 그래도 어느 정도 친한 사이니까 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말해서 그런 소소한 애드립으로 나온 장면들도 있다. 진짜 학생들처럼 쉬는 시간에 떠들다가 수업 시작되면 조용해지고 그랬다. 애초에 촬영 직전에 감독님께서 ‘너희끼리 주고 받는게 재밌었으면 좋겠다’라고 말씀해주셔서 각자 나름대로 구상하고 했던 것들을 모난 데 없이 잘했다. 현장에서 이야기를 많이 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나왔던 것 같다. 친해지니까. 너무 즐거웠고 누구 한 명 없으면 보고 싶어지더라.”

법의 배움을 통해 올바른 법조인으로서 학생들이 꽃을 피운 역할이었다면, 그들에게 자양분이 돼준 교수들은 뿌리 역할이었다. 극의 중심을 이끌어가며 눈빛만으로도 압도적인 연기를 선보인 김명민과 이정은은 그 존재만으로도 현장에서 후배들에게 든든한 선배였다. 이다윗은 김명민과 함께한 짧은 순간도 잊지 못한다며 당시 기억을 더듬었다.

“제가 교수실에 들어가서 짧게 주고받는 대사가 있다. 정말 짧게 주고받으면서 선배님이랑 눈이 마주쳤는데 눈으로 뭔가 엄청난 얘기를 하는 듯한 느낌으로 쳐다보더라. ‘너 얘기 듣고 있으니까 해봐라’라고 말한 것 같았다. 그 순간 아찔하고 괜히 반성하게 됐다. 10부 중에서 (전)예슬이의 재판을 할 때 선배님이 독백으로 말하는 장면이 있는데 그 장면을 찍는 모습이 너무 멋있어서 녹음을 해버렸다. 법정 세트장에서 방청객으로 있으면 가만히 앉아 있으니까 지루해진다. 그런데 선배님이 리허설 하니까 정말 온 신경이 쭈뼛 설 정도로 매료됐다. NG도 거의 안 내시고 분량이 몇 장이 되는데도 정말 안 내셨다. 이정은 선배님은 너무 재미있으시고 잘 해주셨다. 두 분이 티키타카 주고받는 모습 보면 선배님들의 내공은 별거 아닌 대사여도 뭔가 다르더라.”

드라마 촬영 기간 동안 잠시 예비 법조인으로서 살아본 이다윗은 “쉬운 일이 아니더라”라며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언젠가 또 다른 이야기로 법을 다루는 작품을 만난다면 선뜻 하고 싶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법조인은 너무 힘들다. 되는 과정도 어렵고 이번 작품을 통해 힘든 일인 걸 알았고 되고 나서도 쉬운 일이 아니고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닌 것 같다. 서지호와 비슷한 느낌만 아니라면 또 다른 이야기가 펼쳐질 법 관련 작품은 해보고 싶다. 나이 들어서도 해보고 싶다.”

어느덧 데뷔 20년 차를 바라보는 시점이 된 이다윗은 여전히 한결같은 마음이다. 연기 활동을 하면서 무수한 감정들을 보내왔지만 그럼에도 다시 그를 되돌아오게 만든 것은 연기였다. 연기를 인생으로 본다면 이제야 출발점에 다다른 것 같다는 이다윗은 30대를 기대하고 있다.

“출발선에 도착해가고 있는 것 같다. 중간에 조바심이 날 때도 있었지만 나의 20대는 경험으로 삼고 준비를 하는 20대라는 생각을 계속해왔다. 아직은 몸을 대피고 30대 때 본격적인 게임이 시작되지 않을까. 그래서 더 잘하고 싶고 책임감이 생기게 된다.”

지치지 않고 연기를 할 수 있는 그만의 원동력은 무엇일까. 배우가 아니고선 경험할 수 없는 타인의 삶을 살아보고 그렇게 한 해를 보내는 순간들이 즐겁다는 이다윗이다.

“제가 느끼는 바로는 몇 개월 준비하고 촬영을 하면 약간 제 일상이 없어질 정도로 그 생각만을 갖게된다. 시간이 지나가 보면 훅 지나간 느낌이 들 정도로 몰두를 한다. 사소한 거지만 ‘로스쿨’ 같은 경우는 카페에 갔는데 카페에 비치된 민법책이 있으면 눈길이 먼저 가고 방에 붙이거나 꽂히면 보게 되고 제가 생각하는 방향이 드라마에 향해있다. 이런 것들이 어떻게 보면 힘들고 스트레스 받을 순 있는데 지나고 보면 정신없이 빠져든 시간들이 되고 그런 것들이 즐겁다. 연기하면 순간순간 나도 모르게 흥분이 되는 순간이 생긴다. 이상하게 내 얘기가 아닌데 눈물이 나기도 하고 그런 순간이 짜릿한 것 같다.”

작품을 끝마칠 때마다 배울 점이 하나씩 생긴다는 이다윗에게 ‘로스쿨’은 어떤 작품으로 남을까. 그는 배우로서의 정체성을 재확립하고 연기가 가지는 힘을 되돌아보게 됐다고 밝혔다.

“늘 아쉬운 지점들이 많아 보인다. 항상 아쉬움이 남는데 그럼에도 분명한 건 제가 생각하는 부족한 부분에 대한 문제점을 파악했으니 답을 찾아갈 때가 있는 거다. 선배님들을 보면서 완벽하게 준비해오거나 배우로서의 자세에 대한 생각도 하고 배우가 갖고 있는 연기에 대한 힘을 다시 한번 느꼈다.”

[셀럽미디어 김희서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디디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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