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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크러쉬: 헤이리’ 공민정·이민지·박소진, 부담감을 이겨낸다는 것 [일문일답]
‘좀비크러쉬: 헤이리’ 공민정·이민지·박소진, 부담감을 이겨낸다는 것 [일문일답]
입력 2021. 06.23. 17:02:50

'좀비크러쉬: 헤이리' 공민정 이민지 박소진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각기 다른 매력을 지닌 세 배우가 뭉쳤다. 저예산, 촉박한 촬영 시간 등 다소 힘든 촬영 환경이었음에도 ‘함께’여서 완성해낼 수 있었던 영화 ‘좀비크러쉬: 헤이리’. 독립영화만의 패기를 담아 또 하나의 도전을 끝마친 배우 공민정, 이민지, 박소진이다.

23일 오전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는 ‘좀비크러쉬: 헤이리’(감독 장현상) 언론배급시사회가 개최됐다. 이날 시사회에는 장현상 감독, 배우 공민정, 이민지, 박소진, 조승구, 김준식 등이 참석했다.

‘좀비크러쉬: 헤이리’는 좀비 바이러스로 초토화된 헤이리 예술마을을 구하는 과정을 장르적 재미로 그린 B급 코믹 좀비 액션물이다. 영화는 진선(공민정), 현아(이민지), 가연(박소진)이 좀비 바이러스로 초토화된 마을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를 펼친다.

세 친구를 설정한 이유에 대해 장현상 감독은 “각기 다른 개성 있는 캐릭터들이 오랜만에 고향인 헤이리에 모였는데 좀비 사태를 겪는다는 콘셉트로 만들었다.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신나는 모험극으로 만들고 싶었다”라고 설명했다.

영화는 좀비 바이러스가 퍼지게 된 계기, 영웅의 탄생, 비리 등 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클리셰를 활용한다. 영화를 기획하게 된 계기로 장현상 감독은 “어떻게 하면 저예산인데 임팩트 있는 영화를 만들까에 대해 얘기를 했다. 다른 팀원의 아이디어로 시작됐다”면서 “‘새벽의 황당한 저주’ 등을 봤는데 재밌게 느껴지진 않더라. 좀비를 대하는 태도가 과격하다는 거부감이 들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따뜻하고 재밌는 좀비영화로 만들고 싶었다”면서 “강하고, 엽기적인 유머가 아니라 잔잔하고 잔재미가 있는 유머로 채워나가고 싶다고 해서 이 영화를 만들게 됐다. 메시지는 현재를 담아내는 것으로 하려 했다. 국소적인 문제긴 하지만 헤이리 내부에 있는 예술마을인데 예술이 없고, 공연, 전시가 사라졌다는 게 헤이리에서는 봉착한 문제다. 그 현재에 대해 담아봤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 영화는 성장, 세대 갈등, 가부장제, 사회 비리 등에 대한 메시지를 던진다. 관객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에 대해 장현상 감독은 “캐릭터들이 성장이 없다. 이미 자기만의 길을 가는 캐릭터들이다. 좀비 사태라는 상황을 겪으며 빛을 발하게 된다. 꾸준히 자기의 길을 가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응원의 메시지를 하고 싶었다. 공교롭게 코로나19 상황이 겹치면서 저 자신도 이 영화를 보며 위로받았다. 언젠가 회복하고, 긴 터널을 이겨낼 수 있을 것 같다는 위로를 받았는데 그런 희망의 메시지가 전해졌으면 한다”라고 언급했다.

시사회 이후 주연 배우 공민정, 이민지, 박소진은 기자들과 만나 공동 인터뷰를 진행, 간담회에서 못다한 영화와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하 일문일답.

Q. 개봉을 못 할 수도 있다는 걱정은 없었나.
이민지:
영화제에는 갈 수 있을 거란 생각은 했다. 개봉을 이렇게 빨리하게 될 줄은 몰랐다. 독립영화라는 게 영화제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야 개봉하게 되는 순서가 많지 않나. 영화를 찍으면서 이렇게 빨리 영화제에 초청돼 가게 될 줄 몰랐다. 그것에 힘을 받아 찍고 1년 정도 될 때 개봉하게 될 줄은 전혀 예상을 하지 못했다.
박소진: 독립영화로 개봉이 처음이다. 그래서 어떤 류의 독립영화가 독립영화를 좋아하는 팬들, 대중들이 봤을 때 다른 장르처럼 와 닿는지 대한 선이라고 해야 하나. 범위? 그런 걸 아직 사실 잘 모르긴 하다. 어떻게 보여질까에 대한 궁금함은 있다. 이후의 반응이 궁금한 게 사실이다.
공민정: 민지 배우가 말한 것처럼 영화제에 간 것만으로도 신기했다. 촬영할 때 재밌게 찍었지만 결과물을 완벽하게 보진 못했다. 중간에 후시녹음 하러 갔을 때 사랑 받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확신은 없었다. 많은 분들에게 공감 얻기 힘들 거란 생각은 했다. 그런데 영화제에 가게 돼 ‘잘됐다, 너무 감사하다’라고 생각했는데 빠른 시간 내에 개봉까지 하게 됐다. 되게 좋은 일이다.
이민지: 독립영화는 개봉이라는 게 좋은 기회이고 경사지 않나. 어떻게 보면 영화제에서 사랑 받아도 개봉 못하는 영화들이 많고 하니까.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너무 빠르게 개봉한 것은 아닌가란 생각이 있었다.
공민정: 독립영화 개봉하는 만큼 티켓 값을 내고 오니까 부담감이 있다.

Q. 더 보여주고 싶었는데 보여주지 못한 아쉬운 면이 있나.
공민정:
B급의 느낌이 많이 나는 영화지 않나. 100이면 100, ‘이게 너무 재밌어’라고 하시진 않을 것 같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그러나 좋아하는 분들이 분명 있을 거다. 저희도 새로운 도전과 경험을 했듯 관객들도 새로운 경험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는 솔직한 편이기도 하고, 말을 거르는 것을 잘 못하는 것 같다. 좀비물인 만큼 조금 더 빨랐으면 어땠을까 했는데 감독님이 보여주고 싶은 이슈, 이야기가 들어갈 수 있으니까 오락영화만은 아닌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이민지: 아쉬운 부분은 많긴 많다. 어떻게 보면 장편 독립영화 중에서도 굉장히 저예산에 가까운 영화인데 좀비물이니까. 그건 시나리오 봤을 때부터 예상은 하고 들어간 것이다. 개인적으로 아쉬웠던 건 시나리오 글로 봤을 때 제가 그런 코드, B급 코드를 좋아한다. 아기자기하게 표현되어 있고 감독님이 연출하시려는 방향도 또렷해서 참여하게 됐다. 저예산 영화 특성상 시간과 돈에 쫓기는 영화다 보니까 현장에서 감독과 배우의 욕심과는 다르게 유동적으로 바뀌어야하는 현장이다 보니까 그것에 대한 아쉬움은 많았다. 시간이 조금 더 있었으면 감독님, 배우들이 표현하는 것에 자유로울 수 있고, 원하는 방향으로 편집될 수 있었을 거란 생각한다. 그것에 비해 영화제에 내는 것도 촉박해 그것에 대한 아쉬움이 있다. 찍을 때도 회차가 짧게 진행됐다. 그것에 비해 좀비가 창궐한 배경 플러스 액션신도 있었기에 아쉬움이 컸던 것 같다. 저예산 영화 특성상 돈을 아껴야하니까 시간도 아끼게 됐고.



Q. 촬영기간은 어느 정도였나.
이민지:
20회 차 안으로 끝났다. 한 달 안에 모든 것이 끝났다.

Q. 독립영화는 물리적으로 힘이 들지 않나. 그런 면에서 서로 더 끈끈해지지 않았나.
박소진:
실제 굉장히 친한 친구가 됐다. 그게 도움이 됐던 것 같다. 의지가 됐던 것 같다. 워낙 훌륭한 배우들이지 않나. 민지가 가진 위트와 민정이가 가진 똑똑함이 같이 촬영하면서 힘이 됐다. 그래서 더 가까워진 것도 있다. 그래서 생존했다.

Q. 현장에서 가장 힘이 됐던 것은 무엇인가.
이민지:
단편영화도 해보고, 독립 장편도 해보고, 상업영화의 작은 역할도 해봤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단편영화 현장보다 열악했던 것 같다. 예산으로 할 수 있고, 장소를 맞춰 하는데 이건 헤이리 전체를 두고 하룻밤을 그리고, 좀비물이지 않나. 세계관을 만들었어야 했기에 그 어떤 현장보다 박하게 돌아갔다. 좀비로 출연하시는 분들의 3분의 1정도는 이 영화의 스태프를 하신 분들이다. 붐 마이크 드시는 분이 좀비 분장 받고, 액션 찍었던 현장이다. 시간과 예산이 너무 적었다는 게 경험했던 현장 중 손에 꼽혔던 것 같다. 빨리 찍고, 빨리 했어야 했기에 저희 셋이서 (신) 사이마다 이야기를 나눈 것 같다.

Q. 독립영화는 현장에서 유동적으로 아이디어 해결해야하는데 적용된 게 있나.
공민정:
시나리오랑 현장에서 직접 해봤을 때 연결이 안 될 수 있고, 개연성이 없을 수도 있다. 매순간이 그랬던 것 같다. 아이디어를 내면서 같이 만들어갔던 작업 같다.
이민지: 예를 들어 소품이나 옷을 여러 벌 준비 못하니까 제약이 따랐다. 또 연결을 살짝 넘겨서 하거나 한 벌밖에 없으니 한 컷에 찍어야합니다란 느낌으로 찍은 적 많았다. 소품, 의상 제약이 있어서 현장에서 바뀐 경우도 있었던 것 같다.
공민정: 감정, 상황 연결이 맞아야하니까 그걸 안 까먹고 저희끼리 계속 생각했던 것 같다. 스태프가 부족하다보니 저희가 알아서 챙겨야했던 현장이었다. 어떤 영화 만났을 때 이 영화를 왜 하게 됐을까, 이 영화가 나에게 어떤 의미일까 생각한다. 이 작품 끝나고 민지와 소진이를 만나려고 하게 됐나보다 생각했다. 힘든 현장이었던 만큼 배우들끼리는 끈끈했다. 친구처럼 지낼 수 있었다. 남은 것 중 하나는 사람이다.

Q. 현장에서 분위기 메이커는 누구였나. 또 실제 케미는 어땠나.
이민지:
저는 의외로 밝은 사람이 아니다. 현장 자체에서 굳이 누가 분위기 메이커를 하겠다고 나서진 않았다. 쉬는 시간에 마냥 재밌게 놀았다. 대화코드도 잘 맞고, 별 거 아닌 것에도 웃고. 또 후시녹음을 딸 시간이 없을 것 같아 현장에서 좀비한테 물린 연기를 하는데 두 분이서 웃고 계시더라. 서로를 놀리면서 웃음 삼았다고 해야 하나.
박소진: 저희는 되게 ‘찐친’ 분위기다. 누구 하나 분위기 띄우는 게 아닌, ‘찐친’ 느낌이었다.
공민정: 분위기를 만들려고 노력한 건 아니었다. 실제 성격이 내성적이다. 현장에서도 말을 많이 하는 편이 아닌데 잘 맞았다. 모두가 리더였다.



Q. 좀비 장르에 대해 평소 어떻게 생각하나. 도전한 소감은?
공민정:
다양한 장르를 경험해보고 싶고, 체험하고 싶다. 작년에 이것저것 해보고 싶은 마음이 컸을 때였다. 안 해 본 것도 해보고 싶고, 지금은 시작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것, 자신 없더라도 내 자신이 알고 싶어 많이 해보자 싶었다. 특히 좀비 장르는 호감이라 바로 하게 됐다. 일본영화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를 봤는데 너무 재밌더라. 그 후 시나리오를 봐서 이런 식으로 B급 장르로 귀엽게 만들면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좀비물에 긍정적인 생각으로 하게 됐다.
이민지: 시나리오를 받고 나서 좀비물에 대한 것 보다는 공민정 언니가 하기로 했다는 얘길 들었고, 여자 셋이서 한다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여자들끼리 재밌게 찍을 수 있겠다 싶었고, 시나리오 상 웃음 포인트가 되는 부분이 재밌게 다가왔다. 감독님께서 만화적으로 재밌게 찍고 싶다고 하셔서 좀비는 소재 중 하나, 옵션으로 딸린 것 중 하나였다. 좀비물을 해야겠어라는 것으로 한 건 아니다. 이 영화를 통해 액션 아닌 액션을 액션스쿨을 가서 배우고. 저도 공포 장르를 한적 없고, 액션도 없어서 이것을 통해 가볍게라도 배워놓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하게 됐다.
박소진: 겁쟁이어서 좀비도 많이 못 봤다. ‘킹덤’ 정도 봤다. 이거 하려고 민지 불러서 ‘새벽의 황당한 저주’를 봤다. 저는 제가 좀비가 되는 역할이지 않나. 되게 재밌을 것 같고, 상상의 것이니까 이것저것 해보고 싶은 게 많았다. 대본을 볼 때도 재밌는 부분이 많았다. 좀비까지 될 수 있고, 좋은 친구들이랑 새로운 색깔 독립 영화한다는 자체에 매력 느꼈다. 제가 경험한 좀비는 생각만큼 무섭진 않았다. 나름의 색이 있었던 것 같다.

Q. 각자 맡은 캐릭터 색깔이 다른데 감독 디렉팅이 있었나.
공민정:
진선이는 리더고, 이 동네 토박이라고 하더라. 감독님이 진선이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감독님 캐릭터냐고 물으니 본인이 맞다고 하시더라. 감독님 기질이나 생각이 많이 들어가 있었다. 감독님 본인 스스로 얘기하시길 정의롭고, 잘못된 건 바로잡고 싶고, 부모님과 마찰이 있지만 자기가 하고 싶은 걸 하고 싶어 한다, 그러나 가족을 버리지 못하는 겁도 있으면서 용기 있으려고 하는 사람이라고 얘기하셨다. 정의롭고 하고 싶어 하는 인물이었던 것 같다.
이민지: 감독님 미팅 후 대본 리딩 할 때 1년 전이라 디렉팅 어떻게 주신 지 기억이 안 난다. 셋 다 각자 성격이 캐릭터에 있는 것 같다고 해서 뽑았다더라. 저는 회사생활을 해본 적 없다. 대사에서 ‘돈을 벌고, 돈이 남아도는데 집도 없고 남자도 없고 차도 없다’고 한다. 저는 다 없어서 주변 친구들인 직장인의 애환 같은 걸 살짝 들었다. 연기할 때는 캐릭터 만들어서 하기보다 감독님도 자연스럽게 연기하길 원하셨다. 현장에서 대화를 나누고, 디렉션 등 어떻게 찍을까 대화 할 시간도 없어서 편한 상태에서 찍자고 했다.
박소진: 기억이 안 나는 건지 없는 건지 잘 모르겠다. 제가 생각한 가연은 훨씬 더 독특하다. 결과물 자체를 봤을 때는 창작자의 취향이 섞이는 부분이지 않나. 확실히 이상하지도, 평범하지도 않은 사이의 느낌이 캐릭터 일 수 있는가 보다 라는 재미의 결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니크할 땐 (그 느낌을) 죽이려고 하셨던 것 같다. 리얼리티를 원하신 것도 아닌 것 같아 그 사이를 해야 해 조금 더 어려웠던 것 같다.



Q. 관객들이 영화를 어떻게 봐줬으면 하나.
이민지:
영상미적으로 뛰어난 느낌은 아니지만, 독립영화 중에서는 이런 영화도 있어야 하지 않을까란 생각이 있다. 타협하지 않고 만들어내는. 독립영화는 타협하지 않고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영화가 감독의 작품이지 않나. 배우들은 도와주는 입장이고. 이런 영화가 나와야하지 않나 응원하고 싶다. ‘새벽의 황당한 저주’ 등 고퀄리티 느낌 보다는 저예산을 가지고 하고 싶은 감정들 최대한 잘 표현해줬구나로 봐주셨으면 한다. 독립영화를 찾아본 분들은 이상하게 다가오지 않을 것 같은데 일반관객들이 어떻게 봐주실지 궁금하다.
공민정: 독립영화야 말로 다양성 영화지 않나. 다양한 목소리를 내는 영화이고, 그렇기에 아름다운 영화라고 생각한다. 아무 제약 받지 않고, 감독님의 생각으로 온전히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좀비라는 장르 포커스에 맞추기보다, 드라마가 있고,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 장치적으로 좀비라는 코믹 요소를 넣은 영화다. 좀비 영화를 봐야지 보다, 장현상 감독의 영화를 사랑하셨고, 배우들에게 조금이나마 관심 있던 분들이라면 새로운 느낌을 보실 수 있을 거다. 작은 것 하나라도 안고 가셨으면 한다.
박소진: 많은 분들의 재미 코드를 건드려줬으면 하는 기대가 있다. ‘이런 스타일도 있구나’라는 것. 재밌게 봐주셨으면 좋겠다.

‘좀비크러쉬: 헤이리’는 제24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감독상, 배급지원상, 배우상 심사위원특별언급 3관왕을 차지했다. 오는 30일 개봉.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필름다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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