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트콤 명장' 권익준·김정식PD '지구망'으로 전하는 공감·위로 [인터뷰]
- 입력 2021. 06.26. 07:00:00
- [셀럽미디어 신아람 기자] 시트콤 명장 권익준, 김정식 PD가 약 10여 년 만에 대중에게 웃음을 선사할 청춘 시트콤 '내일 지구가 망해버렸으면 좋겠어'로 돌아왔다. 시대 흐름에 맞춰가기 보다 언제 봐도 웃음을 줄 수 있는 시트콤을 만들고 싶다는 권익준, 김정식PD다.
권익준-김정식 PD
'내일 지구가 망해버렸으면 좋겠어'(이하 '지구망')은 오늘도 정답 없는 하루를 사는 국제 기숙사 학생들의 사랑과 우정, 웃음을 담아낸 단짠 청춘 시트콤. 믿고 보는 시트콤 명장들의 총출동으로 일찌감치 화제를 모았다.
'남자 셋 여자 셋', '논스톱' 시리즈의 권익준 PD와 '하이킥', '감자별 2013QR3', '너의 등짝에 스매싱'의 김정식 PD 등 시트콤 전성기를 이끌었던 이들이 국경 없는 웃음을 선사하기 위해 넷플릭스와 손을 잡았다.
오랜만에 시트콤을 연출한 이들은 21일 셀럽미디어와의 화상인터뷰를 통해 "정말 오래됐구나 생각이 들었다. 청춘 시트콤은 2000년대 중반 이후 사라지고 10여 년 만에 하게됐다. 현실적으로 실감이 안 나는데 즐겁고 재밌게 일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10여 년 전과는 달라진 플랫폼, 요즘 세대의 개크 코드를 반영한 콘텐츠를 만들기까지 권익준, 김정식PD는 고민이 많았다. 오랜 고민 끝에 이들은 MZ세대에 집중하기보다 어느 나라 어떤 민족이 봐도 보편적으로 웃기는 걸 찾고자 했다.
"MZ집중했으면 잘 못했을 거다. 요즘의 트렌드, 핫한 젊은 사람들 취향을 반영해야 한다고 고심하다가 어느 순간 놓아버렸다. 보편적으로 언제 봐도 웃긴 이야기를 하는 게 낫지 않나 생각했다. 우리들보다 더 젊은 세대가 한다고 해도 똑같은 고민을 했을 것이다. 한 시대에 유행하는 사람들을 따라가면 금방 질린다. 요즘 유행과 흐름은 3개월도 안 가더라. 그걸 쫓아가면 맞출 수가 없다"(권익준 PD)
'지구망'은 주 5회 100부작 이상을 방영했던 기존 시트콤과 달리 짧은 12부작으로 구성됐다. 12부작 안에 깊이감을 담기 위해 두 PD는 고민이 많았다고 털어놓으면서도 후반작업을 보면서 기대 이상 결과물이 나왔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예전 시트콤 같은 경우 한 해에 300개씩 만들었다. 매일 방송을 하니까 여러모로 시청자들에게 접근하기 용이했다. 그렇게 제작을 해왔기 때문에 개수가 12개 한정될 때 당황스럽고 고민을 많이 했다. 캐릭터 하나 만들어가는데 2, 3개월 걸린다고 봤었다. 두 달은 지나야 캐릭터가 보이는데 이번에 12개 안에 인물 캐릭터와 캐릭터 간의 관계가 나와야 하고 케미까지 구연해야하는 거라 굉장히 힘들고 어려웠다. 실제 배우들 캐릭터가 잡히면 시즌2에서 보인다. 시즌1에서 한 열 두개 안에 할 수 있는 걸 다 해야 하는 입장이었다. 이야기도 어느 정도 완결이 돼야하고 시청자들에게 줄 수 있는 걸 다 보여줘야 했다. 유행어 등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후반작업을 보면서 이렇게 해도 이루어지는구나 감탄했다. 기대 이상 다 나온 것 같다"(권익준 PD)
"'하이킥' 당시 3개월 지나고부터 배우들이 익숙해지고 잘했었다. 그만큼 걱정이 많았다. 배우들이 박세완 빼고 다 신인이고 외국인들이다. 전문 배우라고 하긴 아직 서툴렀다. 그런 친구들을 가지고 작품을 했을 때 12개 안에서 마무리 해야 한다는 게 부담이긴 했는데 제작 환경이 예전과 지금 많이 바뀌었다. 충분한 제작비와 시간이 있어서 우려한 부분이 해결됐다"(김정식PD)
2000년대 중반 이후 청춘 시트콤이 사라진 후 2021년 오랜만에 선보이는 작품인 만큼 부담감도 컸을 터. 김정식, 권익준PD는 대중에게 부담 없이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대중에게 소구한다는 걸 목표를 두지 않는다. 시트콤은 호불호가 분명하다. 한 세대를 같이 살아가면서 공감을 만들 수 있고 한편으로 동경을 채워주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 대단한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니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이야기를 보여준다. 큰 스토리 없이 일상을 보여주는 중에 드라마, 영화에서 볼 수 없는 틈새를 채워주는 것이다. 대단한 많은 이야기보다 공감, 동경하는 세계를 보여주고 각박한 일상 중에 잠깐 쉬는 시간이라고 본다. 부담 없이 봐주셨으면 좋겠다"(권익준PD)
"가볍고 즐겁게 봤으면 좋겠다. 얼마나 웃길까 보다 편안하게 보고 시기적으로 힘든 시기인 만큼 웃고 즐길 수 있길 하는 바람이다" 김정식PD)
청춘 시트콤은 보석 같은 신예 배우들을 발견하는 재미도 빼놓을 수 없다. '지구망' 역시 배우 박세완, 신현승, 갓세븐 영재, (여자)아이들 민니, 한현민, 요아킴, 카슨, 테리스 브라운 등 신예 배우 8인이 출연한다. 특히 국제기숙사를 배경으로 한 만큼 외국인 배우들이 많이 등장한다. 이에 PD는 그만큼 누구 하나 불편하지 않게 차별과 편견에 대한 이슈는 조심하고자 했다고 강조했다.
"기획 과정에서 굉장히 많은 고민을 했던 부분이다. 다양성에 대해 방향을 잡았기 때문에 이런 기숙사가 미국이나 유럽에선 너무나 다양한 거다. 그런데 아시아 쪽에선 특수해진다. 어느 선에서 판타지로 던져버렸다. 세상에 이런 공간은 없지만 어딘가 있을 수 도있다고 생각했다. 오로지 동등한 인간이라고 생각하고 접근했다. 다만 차별과 편견에 대한 이슈들은 조심하자고 했다. 누구 하나 불편하거나 싫어하지 않길 바랐다"(권익준PD)
시트콤은 신인들 매력을 발굴해 극대화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권익준, 김정식PD였지만 반면 인지도 면에서 우려도 존재했다. 하지만 이들은 배우들에 대한 확고한 믿음 하나로 작품을 완성시켰다.
"한국에 있는 외국인 배우들은 다 만나본 것 같다. 한국말을 잘하는 사람들은 나이가 많다. 생각보다 한국말을 잘하는 배우들이 많지 않아서 처음 대본에 있던 캐릭터와 안 맞았는데 연출하면서 배우가 가지고 있는 매력을 끌어내려고 노력했다. (외국인 배우들) 의미 모르는 대사들을 가지고 연기까지 했다. 발음 어려운 점을 극복하려고 열심히 했다"(김정식PD)
"도 아니면 모인 것 같다. 유명한 사람들로 쉽게 갈건지 신인들 데리고 어렵게 갈지 선택이기도 하다. 한편으론 우리의 상황이고 조건인 것 같다. 지난 몇년간 한국 드라마를 보고 있으면 배우가 정말 많이 중복되더라. 좀 지침이 있었다. 이때는 새로운 얼굴이 나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권익준PD)
시트콤 명장과 신예 배우들이 완성해낸 환상의 시너지로 웃음을 선사할 '지구망'은 넷플릭스에서 절찬리 스트리밍중이다.
[셀럽미디어 신아람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넷플릭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