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고괴담6’ 김서형의 저력 [인터뷰]
- 입력 2021. 06.29. 15:46:35
-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배우 김서형의 또 다른 얼굴이다. 미스터리한 비밀에 다가갈수록 깊어지는 긴장감과 공포에 질린 표정까지. 오롯이 ‘눈빛’만으로 표현해낸 그다.
'여고괴담6' 김서형 인터뷰
영화 ‘여고괴담 여섯 번째 이야기: 모교’(감독 이미영, 이하 ‘여고괴담6’)는 과거의 기억을 잃은 채 모교의 교감으로 부임한 은희(김서형)가 학교 내 문제아 하영(김현수)을 만나 오랜 시간 비밀처럼 감춰진 장소를 발견하게 되고 잃어버렸던 충격적인 기억의 실체를 마주하는 이야기다. 앞서 언론배급시사회 후 기자간담회에서 공포 영화를 못 본다고 밝혔던 김서형은 한국 공포영화에 한 획을 그었던 ‘여고괴담’ 시리즈에 참여한 이유는 무엇일까.
“고 이춘연 대표님이 먼저 제의를 주셨어요. ‘모교’를 읽었을 때도 저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이상하게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더 좋았죠. ‘여고괴담’ 4편에 출연한 후 이춘연 대표님을 오랜만에 뵀는데 그 때의 모습과 현재 세월이 주는 느낌이 많이 다르다고 하시더라고요. 6편까지 만드셨으니 10편까지 건강하게 있으면서 하시지 않을까하는 배우로서 응원도 있었어요. 그래서 ‘여고괴담’ 시리즈 출연에 더 의미가 있었던 작품이죠.”
김서형은 극중 기억을 잃고 모교로 부임한 교감 은희 역을 맡았다. 영화 ‘악녀’, 드라마 ‘굿와이프’ ‘SKY 캐슬’에 이어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마인’까지 독보적인 걸크러시로 많은 사랑을 받은 김서형은 ‘여고괴담6’에서 깊이 있는 연기력으로 공포감을 더욱 극대화시켰다.
“‘SKY 캐슬’이 끝나고 몇 달 뒤 이 작품을 선택했어요. 당시 김주형 선생님 역을 맡으면서 엄마들을 만나면서 행했던 태도, 연기 패턴 같은 게 저를 많이 억누르고 있었죠. 그 표현이 폭발적으로 된 신도 있었지만 체력적으로 힘들었어요. 감정 연기로 밀고 가고 싶고, 어떤 무언가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 마침 ‘여고괴담6’가 제 손에 들어오게 돼 ‘하고 싶어요’라고 말씀드렸어요. 해답을 찾은 건 아니지만 연기로 많이 해소한 것 같아요. 만족은 없지만 해냈던 어떤 결과물에 대해 감정적으로 더 나를, 최대한 극한의 감정선까지 몰아 내려두고 싶었던 거죠.”
김서형의 맞상대는 현재 ‘펜트하우스3’에서 열연 중인 김현수가 낙점됐다. 이밖에 최리, 김형서 등 후배 배우들과 교감과 학생으로 만나며 호흡을 맞춰갔다.
“후배가 아닌, 동료로서 대하고 봤어요. 나이, 경력 상관없이 연기를 하고, 똑같은 목적이 있는 배우들이라 선배냐, 후배냐는 중요하지 않았죠. 사실 제가 엄마뻘이잖아요. 하하. 말도 많이 걸고, 아이스크림을 먹어도 같이 먹고. 제가 찍는 신이 아닌데 현장에 나가서 있기도 했어요. 아이들이 다 각자의 몫을 너무 잘 버텨줬어요. 형서 씨는 여름 내내 분장을 지우지 못하고 밥을 먹기도 했죠. 그 모습이 너무 기특했어요. 두 달 안에 촬영을 잘 끝냈던 작품이죠.”
‘여고괴담6’는 입시 비리 같은 학교에서 지속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사회 이슈부터 질투, 시기심 같은 친구들 간에 있을 수 있는 학생들의 보편적인 감정도 담아냈다. 이전의 ‘여고괴담’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사회적 메시지와 함께 주변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슈를 그려낸 것. 특히 은희는 피해자이자 가해자의 모습을 동시에 표현하며 인간의 본성은 이기심이 아닌 이타심이라는 주제를 전한다.
“피해자이자 가해자란 표현을 썼지만 가해자가 맞는지 잘 모르겠어요. 가해자라고 하기엔 은희가 너무 슬프게 느껴져요. 왜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어야하는지 여러 생각이 들고요. 사실 삭제된 신들이 있었어요. 영화의 시작이 은희가 모교로 향하는데 차 트렁크에 그들을 싣고 와요. 그래서 화장실에 두고, 학교생활을 하죠. 기억이 없는 부분들은 하영이와 맞닿고, ‘고스트 스팟’에 가야 기억이 나요. (은희가) 피해자이지만 아이들을 구할 땐 가해자의 모습으로 집중해 연기하진 않았어요. 양가적인 모습이어야 한다면 똑같은 일을 마주했을 때 저 또한 그 순간엔 피해자였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피해자, 가해자란 표현이 맞는지 물음표가 생겼어요.”
‘여고괴담’ 시리즈의 또 다른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학교는 모교로 돌아온 은희의 과거와 현재의 변화를 보여주면서도 시공간을 아우르는 공간이다. 천장이 높고, 끝없이 펼쳐진 복도는 심리적인 불안감까지 담아내며 공포를 더욱 극대화했다. 복도에 주저앉아 공포에 떠는 김서형의 연기는 ‘여고괴담6’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다.
“현장에서 동선을 맞추고 그 신을 찍었어요. 두 달 간 ‘여고괴담6’을 찍으면서 감정선에 의문을 갖고 흐트러진 적이 없었죠. 그래서 (촬영이) 원활했던 것 같아요. 그 장면이 복도에 주저앉아 기어가는 신인데 복도를 기어간 이유는 트렁크에 (그들을) 싣고 와 캐리어에 담아 화장실에 넣었던 교차시점이 있어요. 고등학교 시절에 겪은 일들이 성인이 돼서도 계속 이어지잖아요. 기억하지 못하는 것들과 기억하는 것들 두 가지가 교차하다 보니까 기억하고 싶지 않았던 존재를 보자마자 주저앉았던 거고, 복도를 기어간 것이에요. 정신적 트라우마를 표현한 장면이었죠.”
매 작품마다 자신만의 캐릭터를 탄생시키는 김서형. 장르 불문, 다양한 역할을 소화해낼 수 있는 그만의 비결은 무엇일까.
“제가 잘 모르는 인물이 주어져도 진심인 것처럼 해야 하잖아요. 저는 허구의 인물을 사람으로 대하려고 노력하고 애를 써요. 시놉에 없는 인물의 성장기부터 이 사람이 왜 그랬는지 구축해놓고 봐요. 그리고 상대방의 것을 제일 많이 읽고요. 상대방의 대사에 제 성격, 성향이 모두 포함된 경우가 많더라고요. 없는 사람을 만들어내야 하는 게 제일 힘들지만 ‘그런 사람이 있을 거야’라고 생각하고 현장에 가요. 그런 부분들을 (대중들이) 잘 봐주시는 것 같아요.”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kth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