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1 상반기결산②] SG워너비·브브걸…'역주행 열풍' 거꾸로 가는 가요계
- 입력 2021. 07.01. 13:14:12
- [셀럽미디어 허지형 기자] 2021년 상반기 가요계 키워드는 단언 '역주행'이다. 흘러간 옛 노래가 다시 재조명받으면서 가요계는 추억 여행에 빠졌다. 4년 전 발매한 브레이브걸스의 '롤린'이 역주행 신화를 새로 썼으며, MBC '놀면 뭐하니?'의 MSG 워너비 프로젝트로 SG워너비와 빅마마, 라붐의 곡이 재소환됐다.
SG워너비·브레이브걸스·2PM·애프터스쿨
특히 이들의 역주행에는 유튜브 동영상 플랫폼이 한몫했다. 넘쳐나는 콘텐츠 속에서 자신의 취향을 고르는데 용이한 OTT 플랫폼이 미디어 소비문화를 바꾸어 놓았다. 더불어 SNS 등에서 유행하여 다양한 모습으로 복제되는 짤방 혹은 패러디물을 뜻하는 '밈' 현상, 대중의 손을 거쳐 자연스럽게 생긴 흥미와 관심이 역주행을 만들어낸 셈이다.
◆ 브레이브걸스, 역주행의 새 역사
역주행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그룹은 EXID다. 오랜 무명 시간을 보냈던 그들은 팬이 올린 '위아래' 직캠으로 큰 인기를 끌 게 되면서 차트는 물론 음악방송까지 강탈했다. EXID 이후 브레이브걸스는 역주행의 새 아이콘으로 떠오르며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브레이브걸스는 '밀보드(밀리터리+빌보드차트)' 1위로 군대 팬덤이 강했지만, 대중에게 알려지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브레이브걸스의 역주행은 지난 2월 유튜브 채널 '비디터'의 '롤린' 댓글 모음 영상으로부터 시작됐다. 상대적으로 열악한 환경에서도 미소를 잃지 않고 열정적으로 무대를 해내는 모습과 열광적인 떼창의 군인 장병들이 어우러지면서 해당 영상은 현재 2000만 뷰가 넘는 조회 수를 기록했고, 이는 음원차트까지 변동을 일으켰다.
4년 전 발매된 '롤린'은 멜론 월간 차트 1위를 3개월 연속으로 차지했다. 또 역주행 전 마지막으로 활동했던 '운전만 해'도 음원차트에 진입시키는 데 성공했다.
특히 브레이브걸스의 반전 스토리도 인기를 견인하는 데 기여했다. 서른에 가까워진 나이였던 브레이브걸스는 무명이 길어지자 활동을 이어가는 것을 어렵다고 판단, 그룹 활동을 정리하기로 결정했다. 소속사 대표인 용감한 형제와 마지막 미팅을 끝으로 해체를 마음먹기 하루 전 역주행의 기적이 벌어졌다.
"해오던 걸 그만둘 용기도, 다른 걸 새로 시작할 용기도 없었다"는 민영의 말처럼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오며 힘든 상황에서도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한다면 언젠가 빛을 보게 될 거라는 희망과 위로가 20~30대를 저격하며 자신들의 일처럼 기뻐했다. 일명 '존버'(끝까지 버틴다) 서사가 관통한 것.
역주행 성공 이후 인기 그룹 반열에 오른 브레이브걸스는 예능은 물론 광고계까지 접수하며 행복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최근 브레이브걸스는 미니 5집 '서머퀸(Summer Queen)'으로 돌아왔다. '서머퀸' 초동 판매량은 한터차트 기준으로 6만 장을 돌파했고, 타이틀곡 '치맛바람'은 각종 음원차트에서 최상위권을 차지했다. 또 유튜브 조회 수는 3,000만 뷰를 넘어섰다. 이어 '풀 파티' 티저를 공개한 브레이브걸스는 현재 후속곡 활동을 예고하며 역주행에 이어 정주행 중이다.
◆ 유튜브발(發) 역주행 신화 계속될까
유튜브발 역주행 시작의 진원지는 '온라인 탑골공원'이다. 온라인과 어른들이 모이는 탑골공원의 레트로한 콘텐츠를 통해 과거 지상파 음악프로그램들이 향수를 자극하며 추억과 공감을 이끌어내 주목받은 바 있다. 특히 '90년대 지드레곤' 양준일은 큰 화제가 되며 30년 만에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시청자의 관심에 맞는 영상이 지속해서 보이는 것을 뜻하는 유튜브 알고리즘. '알고리즘 신의 간택 당했다' '알고리즘에 이끌어졌다'라는 이용자들의 말처럼 비의 '깡', 아이유 '내 손을 잡아', 2PM '우리 집' 등이 재조명받았다. 이로 인해 '숨어 듣는 명곡(숨듣명)', '컴눈명(다시 컴백해도 눈감아줄 명곡)' 등 콘텐츠가 생기며, 그 시절에 대한 향수를 자극해 새로운 팬덤을 유입하는데 효과를 봤다. 더불어 과거 명곡이 끊임없이 소환되면서 콘텐츠의 수명이 늘어나는데 한몫했다.
'숨듣명', '컴눈명' 콘서트 특집을 기획한 유튜브 '문명특급'은 대중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지나간 명곡들을 다시 소환해 역주행 열풍에 불을 지폈다. 2PM을 비롯해 애프터스쿨, 나인뮤지스 등 차트에서 사라진 지 오래된 음악들을 을 재소환했다. 오랜 시간이 흘러도 변함없는 이들의 무대 장악력은 대단했고, 세대가 어우러져 음악 취향을 공유하고 소비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되며 세대가 대통합했다.
이후 유튜브에 올라온 '컴눈명' 스페셜 영상들은 가뿐하게 100만 조회 수를 넘기며 인기 동영상을 올킬했고, CJ ENM 콘텐츠 영향력평가지수 1위에 오르며 큰 화제가 됐다. '그때 그 시절' 추억 소환을 하며 30·40세대의 향수를 자극한 것뿐만 아니라 예전 방송과 음악이 새롭게 느껴지는 10·20세대를 사로잡았다.
하지만 이들의 역주행은 단순히 알고리즘을 통해 이뤄진 것은 아닌 좋은 노래와 스토리는 물론 타이밍까지 맞아떨어지면서 역주행 신드롬이 일어난 것으로 본다. 익숙함을 통해 새로움을 느낄 수 있었던 기회가 됐다.
여전히 아쉽게 묻혀버린 곡들이 많다. 현재 역주행 곡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이 많이 생기기도 했고, 역주행을 꿈꾸는 가수들이 더 많이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유튜브가 굳건히 자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 SG워너비→라붐…‘놀면 뭐하니’가 쏘아 올린 차트 대이동
씨 마른 혼성그룹의 재탄생 시킨 싹스리와 강한 여성을 대변한 센 언니 환불원정대에 이어 남성 보컬그룹 MSG워너비까지. 적절한 시기를 관통한 '놀면 뭐하니'의 음원 파워는 막강하다. 최근 '놀면 뭐하니'를 통해 결성된 MSG워너비 신곡은 발매 직후 국내 주요 음원 차트의 최상위권을 차지하는 등 높은 화제성을 보여줬다.
MSG워너비는 2000년대를 풍미한 SG워너비(김진호, 김용준, 이석훈)를 모델로 남성 보컬그룹을 만드는 프로젝트다. 유재석이 부캐릭터 유야호로 변신해 제작자로 나섰다. 별루지(지석진), 강창모(KCM), 원슈타인, 박재정의 유닛그룹 MOM과 김정수(김정민), 정기석(사이먼 도미닉), 이동휘, 이상이로 구성된 '정상동기'가 모여 '바라만 본다', '나를 아는 사람'을 발매했다. 두 곡은 90년대부터 2000년대에 유행했던 스타일의 멜로디가 리스너들의 추억을 또 회상하게 했다. 또 세대를 아우른 하모니와 끈끈한 팀워크가 돋보였다.
특히 MSG워너비의 모델이 된 SG워너비가 '놀면 뭐하니'에 완전체로 출연해 'Timeless', '라라라', '내사람', '살다가' 등의 곡을 부르며 폭발적으로 청취자수가 증가했다. 이 곡들이 음원차트에 등장한 것은 물론 음악방송 1위 후보에도 올랐다. 'Timeless'의 경우는 지난 2004년 발매된 후 약 17년 만에 주목을 받았다.
'놀면 뭐하니' 유튜브 공식 채널에 올린 영상은 3일 만에 100만뷰를 거뜬하게 넘기면서 차트 인기로 연결됐다. 무엇보다 진정성 있는 그들의 보이스에 담긴 울림이 시청자들의 귀를 뚫고 마음을 동하게 했고, 천편일률화 된 가요계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여기에 유재석이 언급하고 MSG워너비가 부른 라붐의 '상상더하기' 또한 뜨거운 성원으로 역주행 신화를 다시 썼다. '컴눈명'으로 불리기도 했던 이 곡은 '놀면 뭐하니'를 통해 인기를 더했다. 지루한 일상 속에서 벗어나 새로운 파라다이스로 떠나는 희망찬 메시지가 담긴 이 곡은 방송 이후 하루 만에 멜론 차트에서 55위로 올라갔다. 뜨거운 성원에 힘입어 라붐은 5년 만에 음악방송에 재컴백해 무대에 섰다.
'놀면 뭐하니'를 통해 대중은 생각지 못한 멤버 조합에 감탄했고, 감미로운 보이스와 시기적절한 콘셉트 등으로 다시 한번 감탄하며 열광하게 했다. 김태호표 음악이 통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무한도전'의 '고속도로 가요제', '토토가' 등으로 이어져 온 바. 대중의 흥미와 추억, 감성을 다잡으며 차트에서도 큰 성공을 이뤘다.
쉽게 소비되고 사라지는 음악이 아닌 공감을 바탕으로 한 이들의 스토리가 오랫동안 사랑 받고 기대하게 되는 이유다. 음악방송을 통해 데뷔를 앞둔 MSG워너비의 하모니가 대중에게 어떤 울림을 전할지 주목된다.
[셀럽미디어 허지형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김혜진 기자, MBC '놀면 뭐하니', SBS '문명특급', JYP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