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랑종’ 나홍진X반종 피산다나쿤, 급이 다른 리얼 공포 [종합]
- 입력 2021. 07.02. 17:58:48
-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급이 다른 공포물이다.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이다. 낯설고도 흥미로운 ‘태국 샤머니즘’ 소재를 리얼하게 탄생시킨 영화 ‘랑종’이 공포영화의 새 지평을 열고자 한다.
'랑종'
2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랑종’(감독 반종 피산다나쿤) 언론배급시사회가 개최됐다. 이날 시사회에는 나홍진 감독이 참석했으며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은 현지 생중계 연결을 통해 화상으로 인터뷰가 진행됐다.
‘랑종’은 태국 산골마을, 신내림이 대물림되는 무당 가문의 피에 관한 기록을 그린 영화다. 제목인 ‘랑종’은 태국어로 ‘무당’을 뜻한다. 나홍진 감독은 기획과 제작은 물론 직접 시나리오 원안을 집필하며 ‘랑종’ 뼈대를 완성했다.
나홍진 감독은 한국과 태국의 무속신앙 차이점에 대해 “워낙 다양하고 헤아릴 수 없는 많은 신들을 보신 다양한 분들이 있기에. 한국과 태국 차이는 못 느꼈다. 감독님이 연출을 너무 잘해주셔서 영화 속에서 연출된 무속인들의 모습, 행위들의 차이를 느꼈던 것 같다. 감독님께서 2년에 가까이 태국 무속인들을 취재하셨다. 감독님께서 잘 담아주신 덕분에 차이가 느껴지는 게 아닌가란 생각이 든다”라고 설명했다.
나홍진 감독은 ‘곡성’ 이후 일광이라는 캐릭터의 이야기, 전사를 그리고 싶어 다른 장소에서 다른 캐릭터로 ‘랑종’ 시나리오를 시작했다. 실제의 날것과 같은 느낌을 잘 살릴 수 있을 적임자를 고민한 끝에 ‘셔터’로 태국 공포 영화의 지평을 연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과 손을 잡았다.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은 “시나리오 원안을 받았을 땐 걱정이 많았다. 태국 무속신앙에 아는 바가 없었다. 나 감독님에게 ‘시간을 달라’라고 양해 말씀을 드렸다”라며 “리서치 하는 시간을 가져야했다. 사전조사를 하면서 굉장히 흥분되고, 떨리는 기분이었다. 한국의 무속신앙과 태국의 무속신앙이 상당히 비슷한 점이 많다는 걸 느꼈기 때문”라고 전했다.
‘랑종’은 태국의 북동부에 위치한 이산 지역을 무대로 선택했다. 반종 피산 다나쿤 감독은 1년여간 현지에 머물며 30명 이상의 무당을 만나 다양한 관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영화에 등장하는 샤머니즘 의식에 다양한 지역의 요소들을 혼합하고 무당들의 특징을 섞어 ‘랑종’만의 세계관을 완성한 것.
반종 감독은 “‘곡성’에서 영감 받았냐고 하면 ‘맞다’다. 마음을 먹고 (‘곡성’처럼) 화면을 꾸몄다고 하면 ‘아니’다. 태국의 토속신앙, 무당 부분들을 조사하기 위해 북부와 북동부에 리서치를 갔다. 그 지역 사람들의 무속신앙, 자연을 보며 영감을 받아 장면을 그려냈다”면서 “‘곡성’뿐만 아니라 나홍진 감독님의 팬이라 영감을 받은 건 맞다”라고 했다.
태국을 배경으로 한 이유에 대해 나홍진 감독은 “‘랑종’과 거리를 둬야한 작품은 ‘곡성’이었다. ‘랑종’이 ‘곡성’과 흡사해지는 걸 원치 않았다. 원안을 쓰고 났더니 무속을 담는 장면들이 많았다. ‘곡성’과 차별화를 얼마나 시킬 수 있나가 문제였다. 지역을 바꾼다고 해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우리나라 지방 소도시 느낌들이 큰 이미지의 차이가 없을 거라 생각해 밖으로 나가는 게 좋겠단 생각을 했다”면서 “습하고 비가 많이 내리는 울창한 숲이 떠올랐다. 포장되지 않은 도로들도. 무엇보다 5년 전 뵀던 반종 감독님이 생각났다. 감독님이 만약에 다른 나라 분이셨으면 그 나라에서 촬영 됐을 가능성이 크다. 감독님에게 연락을 드렸고, 감독님께서 허락해주셔서 태국이 무대가 된 게 아닌가 싶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나홍진 감독은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과 협업에 대해 “불안하기도 했다. 처음 일 해보니까”라며 “프로덕션 시작되고, 감독님 매일 같이 촬영된 내용들을 보내주셨다. 시간이 나면 상황도 꼼꼼히 전달해주셨다. 코로나19 상황 때문에 현장에 가있지 못 했지만 제가 마치 현장에 가있는 것처럼 감독님이 수고해주셨다”라고 반종 감독을 향해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은 “나 감독의 빅 팬이다. 나 감독님은 저의 아이돌”이라며 “5년 전, 태국 방콕에 예술제가 있었다. 나감독님의 ‘추격자’가 상영됐다. 그때 저는 워낙 팬이었기 때문에 제가 제작했던 영화 DVD를 선물했다. 5년 후 나 감독님이 연락을 주셨다. 흥분되고 긴장됐다. 기회가 주어졌고, 저의 아이돌이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제가 접하지 않았던, 해보지 않았던 새로운 차원의 영화라 할 수밖에 없었다”라고 만족했다.
이어 “저희 영화가 28차례 촬영을 했다. 컷과 많은 신들을 28번 만에 촬영하시고, 내용들이 놀라웠다. 어마어마하게 집중을 하고, 완벽하게 준비하고 디자인한 상태로 들어가시는구나 놀랐다. 감독님께서는 연출에 뛰어난 재능이 있다는 걸 발견했다”면서 “(반종 감독이) 연출 집중하시는 동안 저는 서사에 집중을 했다. 서사에 관련해 촬영된 버전과 발견된 새로운 문제들을 말씀드리면서 서사를 챙겼다. 감독님은 필름 메이킹에 집중하셨다”라고 밝혔다.
‘랑종’은 이산 지역의 낯선 마을, 신내림이 대물림되는 한 가족이 경험하는 미스터리한 현상을 마치 실제처럼 그려냈다. 그곳에서 대를 이어 조상신 ‘바얀 신’을 모셔온 무당 ‘님’으로 시작하는 영화는 조카 ‘밍’이 이상 증세를 보이기 시작하고 기이한 현상을 담아내며 긴장감을 형성한다.
극주 밍 역을 맡았던 나릴야 군몽콘켓은 태국 배우로, 오디션 끝에 낙점됐다.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은 “밍 역할의 배우를 뽑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나 감독님과 얘기할 때도 태국 유명 배우는 안 된다고 했다. 실제와 최대한 가까운 배우여야 한다고 의견을 맞춰 오디션을 거쳤다. 수많은 오디션을 거치면서 밍이라는 배우가 이 배우밖에 없었다. 나이가 굉장히 어리고, 영화에 알려지지 않았지만 미래가 창창하고, 실력 있는 배우라고 생각한다”라며 “가이드라인만 가지고 촬영했다. 실제에 가깝게 배우가 연출하고 디자인한 것이다. 밍이 실제로 영화 후반부 10kg 가량 뺐다. 지금은 원래대로 돌아왔고, 건강하고, 예쁘게 잘 지내고 있다”라고 말했다.
‘랑종’은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받았다. 영화의 표현수위가 높은 점에 대해 나홍진 감독은 “저는 (반종 감독을) 말리는 입장이었다. 동조하고 동요했다면 상영이 안됐을 거다. 조심스럽게 낮춰보자며 ‘어떻게 영화에서 아이를 잡아 먹냐’고 했다. 감독님께서는 넣어야겠다고 계속 말씀하셨다. 감독님 스타일이 며칠 있다가 또 얘기하시더라. ‘꼭 하고 싶다면 해야죠’ 했다. 표현수위도 눈 감아 볼 수 있지만 실제론 높지 않다. 이것도 제 역할이 컸다. 감독님께서는 더 하시려고 했는데 자제했다. 사운드나 효과에 극대화하자고 해 청소년관람불가를 받게 됐다”라고 밝혔다.
반종 감독 역시 “나 감독님과 굉장히 많은 언쟁이 있었다. 저희 생각은 잔혹함이나 선정적인 장면을 팔아서 영화를 흥행하겠다는 마음으로 영화를 만들진 않았다. 내용과 필요 없는 선정적 장면은 절대 넣지 않았고, 수위 또한 영화에 맞춰 표현했다”라고 덧붙였다.
오는 14일 개봉을 앞둔 ‘랑종’은 제25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국제경쟁 섹션 ‘부천 초이스’ 부문에 초청됐다.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은 “태국어로 된 제 영화가 한국에 상영된다니 기쁘다. 나홍진 감독님과 작업해 수준이 높아진 기회가 됐다”면서 “빨리 한국에서 상영돼 한국 팬들이 ‘랑종’을 봐주셨으면 한다. 나 감독님과 제가 영화에 담은 생각을 이해해주셨으면 한다”라고 바랐다.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쇼박스 제공]